기획투데이 : 업체탐방

오래도록 진하게 맛을 우려내다...[미림정]

오래도록 진하게 맛을 우려내다...[미림정]

by 안양교차로 2015.05.01

점점 따뜻해지는 날씨, 무더위도 머지 않았다. 무더위를 대비하는 몸보신 요리점을 찾아가야 할 시기다 전복 삼계탕이나 백숙, 오리보양탕 등으로 손님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당정역 근처의 미림정을 찾아가 봤다.
주소 : 경기도 군포시 당정동 1016-1
문의 : 031-452-6767

“6시에 8명이요, 알겠습니다.”
당정역 근방에 위치한 미림정. 이곳의 이혜영 사장(54)의 고향은 전라북도 군산이다. 결혼해서 8년 간 부산 쪽에서 살다가, 안양으로 올라온 지는 벌써 24년이 된다. 그가 이곳으로 이사한 것은 남편이 철도공무원이었기 때문. 하지만 복잡하고 매연이 심한 서울 시내에서 살기는 싫어서 고심 끝에 이곳 안양에 둥지를 틀었다. 현재는 의왕시 포일동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3년 전인 2013년도에 집안의 기둥이었던 남편이 하늘나라에 가는 바람에 아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외식업계에 뛰어들었다. 맨 처음에 시작했던 것은 안양8동의 순대국집. 8개월가량 성황을 이루며 가게를 운영한 다음인 작년 9월에는 여세를 몰아 이곳 미림정을 인수했다. 10평짜리 식당과 미림정은 모든 면에서 달랐다. 육체적인 부분과 정신적인 부분은 물론 세무나 직원 운용, 손님에 대한 응대 등 많은 것을 연구해야 했다. 이 사장은 맨 처음 인수할 때에 비해 많은 것이 좋아졌다고 회상하면서, 현재도 배우는 자세로 조금씩 정립을 해 나가는 상황이라고 겸손한 태도로 말했다.
미림정만의 맛을 내는 세 가지 비법
“손님들은 저희가 어떤 고기를 썼는지 정확하게 아십니다.”
이 사장은 미림정을 운영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첫 번째로 육수와 고기를 꼽았다. 먼저 신선한 고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신념. 때문에 그는 신선한 고기를 매일 납품을 받는다. 2-3일에 한 번씩 하게 되면 고기의 맛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 또한 고기가 남는 일을 미리 방지하고, 혹시 고기가 모자랄 경우에는 그가 직접 미림정과 15분 거리인 수원 당수동으로 가서 고기를 떼어 온다.
“예를 들어, 점심시간에 오늘따라 갑자기 삼계가 예상외로 많이 나갔다고 하면, 점심과 저녁 사이의 비는 시간에 제가 다녀옵니다.”
다음은 무엇보다 육수. 육수를 진하고 맛있게 우려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맨 처음에 받았던 미림정의 레시피에서 멈추지 않았다. 레시피대로 조리를 해도 육수의 맛이 다소 들쭉날쭉한 것을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 이를 보다 일정하게 만들기 위해 그는 매일처럼 불의 양과 시간, 조절을 조금씩 달리하며 연구를 거듭했다. 현재는 정확한 레시피가 완성된 상태라고.
“두 달 이상을 양, 물, 불 조절을 계속했어요. 무조건 세게 불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은근하게 사용해야 하는 부분이 있고, 팔팔 끓여야 하는 부분도 있죠. 이런 미묘한 차이를 끊임없이 체크를 하여 지금의 레시피가 됐죠.”
육수를 닭발로만 내는 건 어렵다. 때문에 종종 육수에 닭발이 아닌 조미료가 더 들어간 식당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미림정은 조미료를 전혀 넣지 않는다. “조미료에 길들여진 분들은 잘 모르세요. 저희는 소금으로만 밑간을 하고, 닭발에서 진한 육수를 우려냅니다.”
그는 미림정이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증거로 손님들이 식사 후 ‘속이 편안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는 점을 꼽았다.
마지막 비법은 남들과 다른 조리 방법. 그는 이 중에서 공개 가능한 방법 하나를 소개했다. 보통 삼계탕을 만드는 방식과 달리, 미림정에서는 불린 쌀을 처음부터 육수에 넣고 끓이고 있다. 이 쌀이 부드럽게 될 때까지 끓이기 때문에 살의 녹말 맛이 육수에 어우러져 고소해진다고. 대신 이렇게 하는 데 까지는 상당한 연료비와 시간이 든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최선을 다한 요리를 내놓아야
“시간이 걸리더라도, 손님이 재촉하더라도 정해진 시간을 지킵니다.”라고 언급한 이 사장은, 비교적 최근에 있었던 실패담을 그 이유로 들었다. 미림정의 메뉴 중 ‘오리보양탕’이라는 점심 특선 메뉴가 있다. 오리고기에 전복 육수를 넣고 매콤한 다대기를 넣고 끓여내는 요리라 손님들의 인기가 높았다. 그러던 어느 날, ‘사무실에 들어가야 하니 빨리 음식을 달라’는 손님의 재촉을 못 이겨 그대로 보양탕을 내놓았던 것이 화근. ‘맛이 달라졌다’는 평과 함께 보양탕 주문이 일시적으로 줄어들었다. 이 일을 계기로 이 사장은 손님의 재촉에도 최선을 다 해야 하며, 완성되지 않은 요리를 내놓아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최근에 이곳 미림정을 찾는 손님들은 다양하다. 가장 자주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테니스 동호회 회원들이다. 화요일 아니면 금요일에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자주 미림정을 찾는 단골손님이다. 이외에 가온전선, LS전선 등 다양한 회사에서도 회식을 겸해 이곳을 찾고, 가족모임이나 동창회도 종종 열린다. 단체 손님이 많은 이유는 아무래도 다른 손님들과 분리되어 앉을 수 있는 아늑한 룸이 네 개 준비되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미림정 운영을 하면서 생기는 수익으로 향후에는 복지관의 어르신 등을 초청하여 무료 식사를 나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