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 업체탐방

재활부터 유·청소년 승마까지... [승마랜드 마인]

재활부터 유·청소년 승마까지... [승마랜드 마인]

by 안양교차로 2015.02.10

말의 왼편에 다가간 뒤 고삐와 안장을 단단히 잡고 등자(발걸이)에 발을 건 뒤 단번에 올라탄다. 정면을 응시한 뒤 상체의 힘을 빼면 말이 한 걸음씩 내딛기 시작한다. ‘평보’다. 고삐 양쪽을 부드럽게 당기면서 ‘워워’라고 말하면 멈춰 선다. 안산시 사사동에 위치한 승마랜드 마인에서는 이 같은 광경이 한창이다. 팔, 다리, 허리, 복부근육 등 온 몸을 사용하는 전신 운동인 승마. 대담성과 집중력을 기를 수 있으며 마음을 다스리는 데 제격이라, 최근 승마장을 찾는 인구가 늘고 있다.
주소 : 안산시 상록구 사사동 587번지
문의 :031) 410-1154
승마랜드 마인에서 만난 이원희 사장은 왜 말이 어떤 사람의 명령은 잘 듣는데 어떤 사람의 명령은 잘 실행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말도 사람을 가린다.”고 답했다. “동물적인 감각, 이라는 말이 있죠. 동물들의 감은 사람의 그것을 초월해요. 이곳의 말들을 전부 승마장 한 곳에 풀어놓으면, 자기들끼리 서열을 눈치 채고 정리할 정도에요. 상대방이 나보다 센 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에요.”라면서, 누군가의 명령을 안 듣는다면 그것은 그 말이 자기를 다루는 데 능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눈치 챘기 때문이 아니겠냐고 설명하며, 승마를 하기 전에는 반드시 말과의 교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 사장은 원래 건축 관련 회사를 운영하고 있던 15년 전, 마사회와 농림부 관련 뉴스를 접하고 앞으로는 승마 관련 산업에 미래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동물을 좋아하고 강아지를 훈련시켰던 경험 역시 그가 승마 체험 및 교육 분야에 들어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가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재활 승마. 자폐증이나 ADHD등을 앓고 있는 환우들에게 승마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미 독일이나 유럽 쪽에서는 오래전부터 재활 승마 분야가 각광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승마 힐링 센터 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 추세.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 최근에는 마사회에서 승마 재활 치료사 자격을 내놓았다. 이 분야의 전문 테라피스트로 활동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 교육. 치료 목적으로 승마를 하다가 다치는 일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말과의 교감이다. 이렇게 재활 치료를 받기 시작한 아이들은 조금씩 대인기피증이 없어지면서 자폐증을 극복하는 사례가 많다. 대화 자체를 하지 않았던 아이들이 말과 소통하는 것을 즐거워하면서 차차 사람들과의 관계도 회복하게 되는 것. 한 대학병원은 최근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으로 뇌기능에 불균형이 생긴 아이들이 승마 치료를 받고 주의력 결핍은 46%, 과잉행동이 55%줄었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하기도 했다. 승마랜드 마인에서도 이 같은 사례를 종종 목격할 수 있다고 이 사장은 전했다.

그가 중점을 두는 분야 중 다른 하나는 성인 대상 승마다. 마인에서 승마 교육을 받기 시작한 사람은 먼저 원형 트랙(초보자 코스)에 들어가 말 타기에 필요한 근력을 기르게 된다. 어느 정도 근력이 생기고 말을 컨트롤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면, 다시 말해 하체만으로 말에 타고 있는 위치를 확보할 수 있게 되면 다음은 상체를 활용한 훈련 차례다. 이때부터는 원도 그려보고, 8자도 그려보고 대각선으로 움직이면서 보다 자유자재로 말을 다루는 기술을 익힌다.
현재 성인 승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회원들은 자영업자와 동호회 회원들이다. 주말에는 주변 동호회(말달리자)에서 아카데미를 하고 있고, 주말보다는 평일에 짬이 나는 자영업자들이 이곳을 찾아 천혜의 자연과 함께 승마의 즐거움을 누리고 간다. 이중에는 승마를 사랑한 나머지 아예 말을 구입하여 승마장에 맡기고 매월 일정 금액의 관리비를 내면서 수시로 승마를 즐기는 열성 회원도 있다.

마지막 분야는 유·청소년 대상 승마다. 마인의 회원들 중 초·중학생이 50%를 차지할 정도로, 아이들이 승마를 찾는 일이 요즘 들어 월등히 늘어났다. 승마가 학생들에게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까닭이다. 학생들은 말과 정서적인 교감을 하며 정신적 안정을 찾고, 더불어 삐뚤어진 체형을 바로잡으면서 체력과 집중력을 기를 수 있다. 이외에도 마인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회원 유치를 위해 경기도 홈플러스와 제휴를 한 상태. 승마체험은 물론 아르고(수륙양용차) 체험, 말 먹이주기 체험 등이 유·청소년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올해 3월부터는 곤충 채집, 농장 체험을 추가하여 승마 뿐 아니라 자연과 벗 삼아 어린이들이 뛰어놀 수 있도록 배려할 방침이라고 이 사장은 전했다.
고조선때부터 승마 기록 있어
우리나라 승마는 지난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금메달 4개와 은·동메달 각각 1개씩. 하지만 아직 한국 승마 시장은 승마 선진국인 영국, 독일, 프랑스와는 전혀 다르다. 아직 승마를 ‘귀족 스포츠’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전문 트레이너도 없는 승마 아카데미에서 잘못된 교육을 받는 등 체계적이지 못한 시스템, 더불어 승마 인구가 약 220만 명을 넘는 프랑스, 170만 명이 넘는 독일과 달리 아직까지도 턱없이 부족한 승마 인구가 승마 발전의 저해 요인이다.
하지만 승마랜드 마인의 이원희 사장은 우리나라 승마 시장의 미래는 밝다고 말한다. 그는 과거의 기록에서 이유를 찾았다. 사실 과거 한반도의 승마 역사는 깊다. 고조선 시대부터 말을 이용했다는 자료가 있으며 삼국사기에는 기병과 마필의 수가 상당히 많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무과 과목 중 1/4에 해당하는 여섯 과목이 승마술이었다고 하며, 주변국에 건너가 마상재 시범을 보이는 등 우리 조상이 승마에 뛰어났음을 증명하는 기록이 곳곳에 남아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한 현재 승마 스포츠나 승마 레저, 문화 관광 상품 관광승마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도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점치는 이유다. 그는 향후 앞날이 기대되는 승마 시장에서 마인이 승마의 대중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는 말로 자리를 마무리했다.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