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연탄으로 고기를 굽던 추억의 맛... [탄불이]

연탄으로 고기를 굽던 추억의 맛... [탄불이]

by 안양교차로 2015.01.23

연탄불로 고기를 구워먹던 추억을 기억하는가. 연탄불 아궁이가 있던 시대, 어머니는 종종 돼지고기에 양념하여 연탄불에 구워 식구들의 배를 든든하게 해주시기도 했다. 지금이야 추억이 된 풍경이지만, 그때 그 맛을 잊을 수 없는 것은 연탄불이 가진 매력 때문이다. 비록 일일이 석쇠를 손으로 뒤집어 줘야 하긴 하지만 고기의 구석구석을 점령한 불 맛은 입에 착 감길 정도로 쫄깃하고 고소했다. 이러한 연탄불의 추억을 재현하고 있는 고깃집이 있다. 안양5동에 위치한 탄불이(한인영 사장)가 그곳이다.
주소: 안양시 만안구 안양5동 707-136
문의: 1599-0027
홈페이지: www.tanburi.kr
안양5동에 위치한 연탄불고기전문점 탄불이. 이곳은 자동 연탄 바비큐 직화구이로 바비큐향이 물씬 풍기는 소돼지고기 구이를 손님상에 내놓고, 동시에 이를 만들어내는 기계를 판매하는 곳이다. 이곳을 운영하는 한인영 사장은 원래 20여년 가량을 프랜차이즈 체인사업을 했다. 피자와 치킨, 이태리 양식 쪽에서 성공적인 매장운영을 지속하다가 정육식당으로 업종을 변경한 후, 그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소를 한 마리 잡으면 우둔, 사태, 등 비선호부위가 많이 남는다는 것. 돼지고기 역시 마찬가지로 전지와 후지가 남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보니 경제적 손실이 눈에 보였고, 잘 가공하면 충분히 맛있는 고기를 그대로 버리는 것도 국가적 손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다양한 부위의 고기들을 활용하는 방법은 바비큐. 비선호부위를 활성화시키자는 생각에 한국 사람은 불맛, 즉 바비큐맛을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한 한 사장. 그는 연탄 직화로 고기를 만들려면 사람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구워야 한다는 점을 개선하면 직화구이 시장의 판도에 변화를 줄 수 있으리라 예견했다.
“매캐한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일일이 손을 움직여야 하니 인건비가 200만원은 넘어야 유지가 되고, 일이 힘드니까 사람이 자주 빠져나갑니다. 이직률이 높아요.”
수작업으로 모든 것을 처리하게 되면 인건비가 늘어난다. 그는 자동화를 하면 지금보다 상황이 많이 나아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숯불이나 연탄으로 바비큐를 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들기 시작한 한 사장. 몇 번이나 공장에서 제조한 것을 부수고 개조하는 과정을 3년동안 거쳤다. 3년이 넘는 시행착오 끝에, 작년 2014년 8월 10일 날 드디어 특허 등록이 나왔다.
그가 개발한 바비큐 직화구이기의 장점은 무엇보다 연료비의 차별성이다. 연탄 한 장에 500원이니 하루 1500원 정도의 연료비가 든다고 보면 된다. 사람 손이 거의 가지 않게 설계되어 있어, 미리 살짝 초벌로 익힌 고기를 넣은 뒤 조리 버튼만 누르면 된다. 또한 연탄 화로와 달리, 직화구이기에 중앙에 구멍이 난 덮개가 달려 있어 이를 덮으면 연기가 기계 위에 설치된 후드로 빨려 들어간다. 덕분에 주방에는 연기가 별로 나지 않고 고기 굽는 냄새만 난다. 또한 이 과정에서 덮개와 조리기 사이에 모여 있던 연기가 고기 속에 진하게 스며드는 것도 또 다른 장점이다.
장점을 알아본 점주들의 주문이 이어져
또한 회전식이다 보니 구워져 나온 불고기가 골고루 열기가 가미되어 깔끔하게 익고 육즙이 살아 있어 쫄깃하다. 연탄이 아닌 숯불로도 제조가 가능하여 다양한 맛을 원하는 손님의 니즈에도 부합할 수 있다. 동시에 많은 양을 한꺼번에 제조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2통에 4kg씩 총 8kg이 들어가니 주문이 몰렸을 때도 쉽게 대응 가능하다. 단순히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발명에 나선 그였지만 결과적으로 다양한 장점이 붙어 있는 기계를 만들어내게 된 것. 덕분에 탄불이는 안양점, 박달점, 신탄진점 논산점 울산점 등 벌써 5개의 체인점을 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자동 연탄 바비큐 직화구이기의 장점을 눈여겨보던 다른 점주들이 이 기계를 구입해가기 시작했다.
“벌써 800개 가까이 주문을 받았어요. 무엇보다 막창과 곱창을 내놓는 식당에서의 반응이 폭발적입니다. 불맛 덕분에 곱의 잡냄새가 사라지기 때문이에요.”
새로 단장하는 탄불이
탄불이의 성공비결은 이뿐만이 아니다. 취나물, 연근들깨무침, 새우 마늘쫑 볶음, 더덕 등 색다른 밑반찬부터 래디치오, 비트잎, 신선초 등을 아낌없이 내놓는 야채 셀프 바는 손님들의 호응이 높다. 탄불이의 인심이 소문난 덕에 근처 회사나 동호회 회식 때 반드시 이곳을 찾는 단골손님들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한 사장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꿈꾸고 있다. 이번 2월부터는 새로운 메뉴와 이벤트로 손님들을 찾아갈 예정이라고. 현재는 탄불이와 쌈밥이 주 메뉴를 구성하고 있지만, 손님들의 니즈를 반영하여 2월부터는 소고기돼지고기의 석쇠구이도 추가된다. 여기에 오미자, 구기자, 당귀 등의 한약재 24시간 달여서 추출해서 즙을 내서 소스에 숙성을 시킨 양념을 제공할 예정이다. 소고기 3인분을 주문하면 3인분이 추가로 제공되는 3+3이벤트도 2월부터 시작된다.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