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 업체탐방

신선한 곱창으로 평촌의 터주대감이 되다.... [부산돌곱창]

신선한 곱창으로 평촌의 터주대감이 되다.... [부산돌곱창]

by 안양교차로 2014.11.28

곱창을 대신할 메뉴는 많지 않다. 삼겹살, 갈비전문점 등 예전에 비해 먹거리가 다양해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쫄깃하면서도 부드럽고 고소한 맛, 익힐 때 풍기는 특유의 냄새, 소주 한 잔을 곁들였을 때의 정겨운 느낌은 다른 먹거리가 따라가기 어렵다. 그래서 한국인들의 곱창 사랑은 식을 줄 모른다. 최근에는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에서 곱창의 독특함을 예찬하는 내용이 나오기도 했다. 평촌역 인근의 부산돌곱창(장동필 사장)은 곱창 한 길을 10년 넘게 걸어온 곳이다.
주소: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1602-9 부림빌딩 107호
문의: 031-387-6615
<장동필 사장>곱창과 허파, 양파와 마늘을 미리 달궈놓은 원형 돌판에 올린다. 속이 꽉 들어찬 곱창이 지글지글 익는 소리가 들린다. 꼬들꼬들 잘 익은 곱창을 양파와 부추, 깻잎과 함께 싸서 와사비와 양파, 고추로 버무린 소스에 찍어 먹으면 절로 술 한 잔이 떠오른다. 부산돌곱창을 운영하는 장동필 사장은 “소 곱창은 돌판에 구워먹어야 제 맛”이라고 운을 뗀다. 돌판은 열을 오래 품고 있어서 고소한 곱창을 따뜻하게 유지해 주기 때문이라고. 이곳에는 소에 관한 것은 없는 게 없다. 구이로 할 수 있는 곱창, 막창, 대창, 염통과 생으로 먹을 수 있는 간과 천엽, 탕으로 먹을 수 있는 양, 허파, 선지까지. 곱창 하나에 10년 넘는 세월 동안 부단히 노력해 온 결과다. 최근에는 곱창과 부추, 대파김치를 곁들여 먹는 메뉴를 개발했는데 손님들의 호응이 좋다.
“이 일대에서는 삼통치킨과 저희 가게가 제일 오래됐습니다.”
물갈이가 빠른 평촌역 인근인지라, 다음 해가 되어도 오늘 방문한 가게가 그대로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부산돌곱창은 다르다. 이곳에서 벌써 13년째 곱창집으로 자리매김하는 ‘터줏대감’이다. 덕분에 오래된 단골이 많다. 장 사장은 “가게 앞에서 그날 받은 곱창 손질을 하고 있으면, 길을 지나는 사람들과 인사하기 바쁘다.”라면서 오랫동안 한 자리에서 손님들과 신뢰를 지켜 온 것에 대해서 살짝 언급했다.
장 사장은 이곳에 자리를 잡기 전에는 건축 현장에서 일하던 건설역군이었다. 마흔 살이 되던 해, 그는 ‘내 다음 세대’를 위해서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곱창은 손이 많이 가는 업종이다. 곱창에 붙어 있는 불필요한 부위와 기름기를 잘라내는 작업이 쉽지 않다. 무엇보다 신선함을 유지해야 한다. 부산돌곱창은 도축장에서 직접 들여온 국내산 소곱창을 사용한다. 매일 이곳으로 배달되는 곱창을 직접 가게 앞에서 손질하여 손님들에게 내놓기 때문에 눈으로 직접 작업 과정을 확인한 손님들의 신뢰도가 높다. 가게 앞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그를 유심히 지켜보다가 단골이 된 사람들도 부지기수라고. 또한 ‘냄새가 나지 않아 좋다’고 칭찬하는 손님도 많다. 쫄깃한 맛이 그대로 살아있고 안에 들어있는 곱의 양도 푸짐하기 때문에 평이 좋다.
곱창은 공산품이 아닌 생물
“소를 열 마리 잡으면 열 마리마다 맛이 제각각 다르지요. 곱창 역시 맛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소곱창은 생물을 공급받아야 하고 손질이 까다로운 탓에 개인매장에서는 운용하기 힘든 아이템 중 하나다. 특히 한우 곱창은 한정된 물량 때문에 안정적인 공급이 어려워 원가가 비싸고, 이틀만 지나도 맛이 변질되고 불에 구웠을 때 양도 줄어든다. 또한 공산품이 아니고 생물이다 보니 맛이 항상 일정한 것도 아니다. 때문에 곱창마니아가 아닌 ‘초보 고객’의 경우에는 왜 저번에 방문했을 때와 맛이 같지 않느냐고 묻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에는 그는 손님이 이해하기 편하도록 친절하게 설명한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많지 않다고. 또한 밤늦게까지 가게를 오픈하는 그의 성실성을 보고 오히려 자신의 의문을 거두는 경우도 있었다.
새벽은 물론 아침 7시까지... 손님을 위해 재투자하는 자세로
“평촌역 인근에는 밤늦게 업무가 끝나는 고충이 있는 분들이 많은 편입니다. 때문에 일을 끝마치고 근처 식당에 들러 배도 채우고 하루 일과의 회포를 풀고 싶어도, 정작 오픈한 가게가 없어서 아쉬워하는 경우도 있죠. 그런 경우를 생각해 밤늦게까지 가게를 오픈하는 편입니다.”
그는 새벽 5,6시는 물론 아침 7시까지 가게를 오픈한 적도 있다고 귀띔했다. 친구들과 함께 회포를 푸는 손님에 대한 배려에서였다고. 또한 가게를 운영하며 얻는 이익은 절반 이상을 다시 손님을 위해 투자한다고 밝혔다.
“내 욕심을 우선하면 손님은 떠나가게 되어 있어요. 7백만 원을 벌었다고 하면, 그 중에서 5백만 원을 손님에게 다시 돌려준다는 생각으로 가게를 운영하고 있죠.”
그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부산돌곱창을 가업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지금 중학생인 아들이 있는데, 아들에게 뭘 남길지를 고민하다보면 현재의 가게와 그에 따른 노하우가 가장 큰 재산이 아니겠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단타가 아니라 장타를 칠 생각입니다. 지금 현재만이 아닌 먼 훗날을 생각하면서 평촌의 맛집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습니다.”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