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 업체탐방

정 많은 갈비탕.. [본수원갈비탕찜]

정 많은 갈비탕.. [본수원갈비탕찜]

by 안양교차로 2014.05.16

대표적인 서민음식인 갈비탕. 푹 끓인 소갈비와 개운한 국물, 송송 썰어 넣은 파와 한입 베어 무는 깍두기의 조합이 입맛을 돋운다.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좋아하는 한국전통음식 중의 하나기도 하지만,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좋은 음식이기도 하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서 가장 선호하는 메뉴로 선정되기도 했고, 해외 레스토랑 메뉴판에는 이미 ‘코리안 카우비 수프’라는 이름으로 메뉴판에 올라와 있는 경우가 많다. 국립 국어원에서 올해 5월에 확정한 번역명은 ‘Short Rib soup'. 안양 종합운동장 새마을금고 옆에도 이러한 갈비탕을 파는 곳이 생겼다. 이름은 본수원갈비탕찜이다.
주소:안양시 동안구 비산3동 1030-5 / 문의:031-388-5533
갈비탕은 고려시대 말부터 먹어온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불교가 성했던 신라시대에는 육식을 규제했지만, 고려 말 몽고가 침범하면서 다시 육식이 시작되었다. 조선에서도 육식을 금지했지만 백성들은 여전히 고기를 좋아했고, 이를 두고 우암 송시열은 “우리나라 풍속은 우육을 상미로 삼았으며, 이것을 먹지 않으면 죽는 것으로 아니 도우금지령이 아무리 내려도 돌보지 않는다.”고 한탄할 정도였다. 세종실록에도 갈비가 언급되어 있는데, 1425년에 종모 영녕전의 제수에 등장한다. 1719년의 <진연의궤>에도 갈비가 등장한다. 1795년의 <원행을묘정리의궤>에는 갈비찜도 적혀 있다. 19세기 초 정약용의 저서 <아언각비>에는 갈비탕이 정확히 언급되어 있는데, “갈비 끝에 붙은 고기를 쇠가리라고 하는데 이것을 푹 고아서 국을 끓이면 좋다”라고 적혀 있다.
갈비탕은 의외로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핏물을 뺀 갈비에 무, 다진 파, 마늘, 등을 넣고 끓이다가 고기와 무가 익으면 건져낸다. 다음에는 갈비를 먹기 좋게 잔 칼집을 내고, 무를 썬 뒤 간장, 다진 파, 마늘, 후춧가루 등의 양념으로 무쳐 다시 넣어 끓여낸다.
본수원갈비탕찜의 김인철 사장 역시, 갈비탕이 손이 많이 가야 비로소 찰진 맛이 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말을 전했다.
“수작업으로 기름을 제거하고, 양념이 깊이 배도록 끓여내고, 끓이는 것 역시 기계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하고 있습니다.”
갈비의 핏물을 뺀 뒤에는 깨끗이 헹궈서 다시 2시간 정도를 삶아야 한다. 이때 화력이 중요하다. 센 불에 익혀야 고기의 육질이 쫄깃쫄깃해진다. 다음에는 건져낸 갈비에서 지방을 제거해야 하는데, 이는 전부 김 사장이 수작업으로 한다.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간장, 마늘, 생강 등 특별히 배합한 양념으로 다시 한 번 끓여내어 양념이 갈비 내부에 스며들도록 한다. 이렇게 끓이는 동안 수시로 육질을 확인해야 한다. 너무 진하게 끓이면 고기가 흐물흐물해지고, 덜 끓이면 질겨지기 때문이다.
“고기는 씹는 맛이잖아요. 너무 흐물흐물해도 먹는 맛이 안 나죠. 쫄깃하지만 질기지 않고, 부드럽지만 너무 힘이 빠져 휘청거리지 않는 적정선에 도달하는 것이 어렵죠.”
기계보다는 수작업으로
기계로 끓이는 것은 실제로 확인하는 것 보다는 적정 육질에 도달했는지 여부를 제대로 가늠할 수 없어서 불편한 면이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갈비의 식감이 어느 정도인지는 어떻게 가늠할까. 그는 오랜 경험이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안양1번가에서 고깃집을 7년 정도 운영했어요. 그렇다 보니, 고기를 쳐다만 봐도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있죠.” 또한 육수에 떠 있는 기름이나 불순물은 수시로 열어보면서 제거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단골들과 함께하며
본수원갈비탕찜이 있는 비산3동은 위치상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은 아니다. 근처에 사는 주민들이 가족들과 함께, 혹은 모임에 참여하며 찾는 곳이다. 그렇다 보니 자주 찾는 단골들이 거의 대부분의 손님이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그렇게 단골들과 함께 하는 사이, 예쁜 이야기들도 쌓이고 있다.
“군인이나 회식, 단체에서 자주 오십니다. 계산하실 때 ‘소문 듣고 왔는데 국물이 깔끔하고 괜찮다’며 포장해 가실 때가 제일 뿌듯하죠. “한 번은 50대 중반 부부가 찾아오셔서, ‘우리 엄마가 해 주던 맛 같다.’라면서 칭찬해주신 일이 있어요. 이후에도 종종 들르시기도 했어요.”
좋은 음식은 그 음식을 먹을 때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이 떠오르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영양이 담뿍 담겨 있는 갈비탕 역시 그런 매개체가 될 수 있는 음식이다. 오늘은 가족과 함께 갈비탕을 먹으러 외출하는 것이 어떨까.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