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 업체탐방

내 안의 상처를 껴안다... [달팽이 상담센터]

내 안의 상처를 껴안다... [달팽이 상담센터]

by 안양교차로 2013.12.20

달팽이 상담센터는 안양역 근방 사랑의 집수리 건물 3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가족상담, 부부상담, 원가족 상담 등을 통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심리 치료를 하고 있다. 이곳의 강점은 모래놀이치료. 부드러운 모래 위에서 피규어를 사용하여 놀면서 내면을 치유하는 심리 테라피 기법이다. 달팽이 상담센터는 이러한 치료를 통해 순기능적인 가족관계로의 회복과 더 나아가서는 가족 구성원의 개인적인 자기성장을 상담의 목표로 하고 있다.

주소: 안양1동 622-184번지(현 사랑의 집수리 건물) 3층
문의: 070-8242-1318 정현숙 소장
cafe.daum.net/dalplove
달팽이 상담센터의 정현숙 소장은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자산은 건강한 애착을 통한 높은 자존감이다.”라고 운을 떼었다. 이는 성장과정에서 부모와 어떤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내면의 상처가 깊어질 수도 있고 얕아질 수도 있음을 뜻한다. 부모에게서 충분한 애정을 받지 못하거나, 무시나 방치를 당하고 심지어는 육체적이나 정신적으로 폭력을 당한 아동은 자라서도 그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정신적인 문제는 평생에 걸쳐 그의 인생에 관여하기 때문에, 때로는 인생의 향방을 결정짓기도 한다. 부모에게서 적절한 대접을 받지 못한 경우 그 아동은 ‘버림받을 지도 모른다’라는 불안에 시달리기 때문에 워커홀릭이 되거나,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불안에 의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부당한 방식으로 푸는 등 악순환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부모의 배려에 의해 적절한 자존감이 형성되어야 자녀가 자신이 인생에서 진정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정 소장은 말했다.

그가 이끄는 달팽이 상담센터는 원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시작했다. 정 소장은 이곳에서 2008년부터 약 1년 반 동안 저소득층 아동을 국가 지원을 받아 상담을 지속했다. 이후 센터의 사정을 고려하여 직접 운영할 수 있는 상담센터를 차렸다. 현재는 4~5명의 상담 선생님과 함께 상담에 나서고 있다. 국가기관에서 운영하는 상담실은 보통 평일 5시에 문을 닫지만, 이곳은 사설 상담기관이기 때문에 내담자에게 상담시간을 맞춰 준다. 상담 선생님들은 오후 여덟시 전후한 시간까지 상주하고, 주말에도 멀리에서 내방하는 이들을 위해 운영한다. 상담료는 상담의 내용과 치료 방식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5~8만 원 선이다. 여기에는 예외가 있다. 이전의 지역아동센터에서 상담을 해 왔던 저소득층 아동들은 여전히 무료로 상담을 하고 있는 것.
심리적인 문제의 근원을 찾기 위한 여행
가족상담, 부부상담, 집단상담 등이 이곳에서 이루어진다. 정 소장은 “밥 먹다가도 아버지를 공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괴로워하는 아들을 상담한 적도 있습니다. 아들에게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 두 부자간에 제대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오해가 쌓여 빚어진 결과였죠.”라면서 예를 들었다. 이외에도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아들인데, 언제부터인가 아들과 함께 있는 것을 견딜 수 없다’는 어머니를 심리 상담한 적도 있었고, ‘부모와 떨어지는 것이 싫어 학교에 등교하는 것을 거부하는 초등학생 어린이’의 경우도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을 이해할 수 없어 괴로워하던 이들도 상담과정을 거치면서 본질적인 문제가 어디에 숨어있는지를 찾아냈다. 문제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를 아는 것과 드러난 현상만 아는 것은 대응방식이 전혀 다르다. 진정한 원인을 깨끗이 해결해야 다음 문제로 전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의식적인 영역을 의식화하는 모래놀이치료
“무의식적인 영역들을 의식화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것이 손입니다.” 정 소장은 손을 펼쳐 보였다. 모래놀이치료는 이렇듯 손을 이용하여 내면의 깊은 부분까지 꺼내놓는 치료 과정이다. 모래를 넉넉하게 깔아 둔 판 위에, 센터에 구비되어 있는 다양한 종류의 피규어를 놓고 스토리를 만든다. 이때 주의점은 생각나는 대로 서술해야 한다는 것. 듣는 사람을 신경 쓰면서 스토리를 검열하지 않고,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이야기라도 그대로 생각 밖으로 내보낸다. 이 과정에서 개인이 내밀하게 가지고 있던 비밀스런 상처가 형태를 드러내게 된다고 정 소장은 전했다.
“포용성이 필요합니다. 일정한 상징물에 대한 사람의 개념은 저마다 다릅니다. 예를 들면 이 테이블 위에 컵을 있다고 해 봅시다. 세 살 어린 아이에게 이 컵은 안에 있는 내용물을 엎을 수도 있는 위험한 대상이지만, 열 여덟 살 청소년에게는 가볍게 들 수 있는 대상이죠. 마찬가지로 어떤 이에게는 컵이 밥그릇으로 보일 수도 있고, 어떤 이에게는 수저 꽂이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상징물에 대한 사람들의 개념은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치료 과정에서 함부로 이를 재단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은 내담자가 처했던 어려운 상황이 무엇이었는지를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내심이 너무 많아서 문제에요. 외국은 부부싸움만 해도 심리상담을 하러 오잖아요. 심리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곧바로 상담센터를 찾으면 심리적인 문제가 커지지 않고 끝나는데, 몇 개월 심지어는 몇 년씩 묵혀둔 채로 내버려두니 나중에는 상담사가 손을 대기도 어려운 심각한 문제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아요.”라고 우리나라의 심리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점을 문제로 지적한 정 소장. 앞으로도 마음을 다독다독하는 그의 따뜻한 행보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