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무교동 유정낙지 범계점

무교동 유정낙지 범계점

by 안양교차로 2013.07.18

갯벌의 산삼을 먹는 법

갯벌의 산삼이라고도 불리는 낙지에는 타우린이 가득 들어있다. 100g당 약 800㎎이 함유되어 있는데, 타우린은 숙취나 피로를 해소하고 시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어 2차 대전 중 전투기 조종사에게도 투여된 역사가 있다. 이 때문인지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영양부족으로 일어나지 못하는 소에게 낙지를 서너 마리만 먹이면 거뜬히 일어난다”는 글귀가 적혀 있을 정도이다. 이렇듯 건강에 좋은 낙지를 풍부한 채소와 함께 매콤하게 곁들여 내놓는 을 찾아가보았다.
주소: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 1104-1(범계역 7번출구 250m앞)
문의: 031-386-3773
“아시다시피 유정낙지는 역사가 오래되었습니다.”라고 을 운영하는 조성현 대표는 밝혔다. 무교동 유정낙지는 1960년대 종로구 서린동 일대의 낙지골목에서 시작하여 벌써 50년 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매운 맛으로 직장인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며, 옛 추억과 낭만을 떠올리게 하는 가게로 ‘낙지볶음의 대명사’로도 불린다. 매콤하게 양념된 통통한 낙지를 가위를 잘라 밥에 올리고 콩나물, 국수, 김가루 등을 섞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조 대표는 “저희 주방장으로, 유정낙지 반포점에서 십년을 근무하고, 조리교육을 진행하셨던 베테랑을 모셔왔습니다.”라고 말하고, 재료 역시 엄선하여 선정하고 있음을 전했다. 이어 “해초 우묵가사리 아시죠? 전라담도 장흥군의 수협에서 직접 공수해 온 겁니다.”라며 반찬에도 정성을 들이고 있음을 귀띔했다. 이어 따로 팔 계획은 없느냐고 물어보시는 손님들도 많다며 손님들의 반응 역시 좋다고 언급했다.
손님들의 건강을 생각하다
조 대표는 “맛있으면서도 짜지 않은 음식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라고 입을 떼었다. 손님들은 짠 맛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 흐름을 다시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의지이다. 이 때문에 조미료도 천연을 사용하고, 염도도 일정하게 유지한다. “저희는 염도계로 음식이 얼마나 짠 맛이 나는 지를 일일이 재고 있습니다. 라고 조 대표는 언급했다. 염도계로 음식의 염도를 쟀을 때의 수치가 0.6에서 0.7이 되도록 유지한다. “손님들은 0.9의 염도가 되어야 싱겁다는 말을 안 하시죠. 하지만 그 음식이 과연 손님의 건강에 도움이 되겠습니까.” 맛도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음식이 짜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이곳 음식은 철저히 데이터에 의해 만들어진다. 무게를 정확히 재고, 염도도 일정하게 유지한다. 이 때문에 건강을 생각하는 손님들에게서 환영받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30대 주부님이 아이와 함께 주말에 찾아주셨는데, 다른 음식점과 달리 짠 맛이 강하지 않아 아이에게 좋을 것 같다고 한 마디 남기고 가셨죠. 아이는 여섯 살 정도로 보였습니다.” 이외에도 음식의 맛 뿐 아니라 건강을 생각하는 손님들은 적정 염도를 유지하려는 그의 노력을 알아주고 있었다. “물론, 짠 맛을 원하시는 손님을 위해서 따로 간장을 준비해 놓아드리는 경우도 있습니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손님들의 의견을 철저히 반영하다
최근에는 여름계절 메뉴로 냉모밀을 내놓았는데, 단골들에게 평가를 해달라고 부탁한다고 조 대표는 전했다. “모밀을 두 개로 나누어서 내놓았는데, 손님께서 드셔본 다음에 그릇에 넣는 게 조금 불편하다, 세 개로 나누면 더욱 편할 것 같다고 하셔서 이를 반영하기도 했죠.” 또한 조 대표는 본인이나 직원들의 평가만이 전부가 아니라며 손님들의 평가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단골들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 뿐 아니라, 가을에는 손님들에게 정기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4,50명께 설문지를 음식이나 서비스, 매장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했고 건의사항을 받았다. “손님들의 평가를 받아보면, 반드시 개선안이 보입니다. 제가 혼자 생각하거나, 직원들의 의견을 듣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여러 고객들의 의견을 들으면 어디를 개선하고 보완해야 할지가 뚜렷해지죠.”라고 전한 그는, 운영의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밝혔다.
마음이 풍요로워야 서비스가 나온다
조 사장은 이전에 20년 넘게 종합건설사의 사장으로 진두지휘를 해왔다. 유정낙지가 입주해 있는 건물도 그가 설계하고 완성한 것이라고 한다. 긴 세월동안 건설업계에서 배운 것은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는 것이 사업을 진행하는 첫걸음이라는 점이었다. 이 때문에 그는 직원들을 충분히 존중하고 대우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직원들의 마음이 풍요로워야 진정성이 우러나오는 서비스가 나오지 않겠습니까”라고 언급한 그는, 이 때문에 직원들의 작업공간이나 휴게공간을 확보해 놓았음을 밝혔다. 매장의 2층에는 직원들만을 위한 전용 휴게실이 있는데, 이곳에는 전용 사물함이 구비되어 있고 냉방시설을 갖추어, 직원들이 손님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마음 편히 쉴 수 있도록 배려했다. 주방 역시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 그는 “주방도 10평 정도로 넓게 잡았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요리를 하려면 그만큼 품도 많이 들고 마음에 여유가 없어지기 때문이죠.”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직도 직원들에게 배울 점이 많다며 겸손한 웃음을 보이면서 자리를 마무리했다.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