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 업체탐방

안양장례지도사교육원

안양장례지도사교육원

by 안양교차로 2013.07.16

달라진 상조시장을 따라잡는 방법

장례지도사가 예전과는 달라졌다. 우선, 관련법이 바뀌었다. 장사등에관한법령에 따라 2012년 8월, 장례지도사 자격증이 국가자격증으로 도입되었다. 예전보다 업무 범위도 넓어졌다. 시신을 수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족의 슬픔을 돌보고 장례절차를 매끄럽게 진행하며, 장례 후 유족들이 쉽게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카운슬러 역할도 맡는다. 범계역 근처에 위치한 의 김신호 원장은 “사일장, 오일장이라는 말이 왜 생겼는지 아십니까?”라고 물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에서 일 년이면 24만 명이 세상을 뜨지만, 화장시설이 그 수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요. 안양시는 화장시설이 없습니다. 다른 시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찾아가야 하는데, 그 지역 주민이 아닌 경우 가격이 높게 책정됩니다.”라면서 장례 시설의 부족과 이에 따른 유족의 어려움을 전했다. 장례를 치룰 일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데, 정작 화장시설이 없어 유족들이 발만 동동 구르면서 관련시설을 알아보느라 분주해질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었다. 이어 “장례지도사는 자격증 취득 후 병원의 장례식장, 상조회사, 묘지관리소 등에 취업이 가능하며, 경력을 쌓은 후에는 상조회사를 설립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전국적으로 부족한 화장시설의 확충을 위해서는 자격증을 가진 전문 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장례지도사 자격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소명의식을 가진 수강생, 제대로 공부해야
김 원장은 먼저 “국가자격증으로 바뀌었을 뿐 아니라, 수업을 위한 국비 지원도 받을 수 있습니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70-80%까지 지원을 받죠.”라면서 달라진 제도의 위상을 전했다. 자격증 취득을 위해 300시간의 수업을 받아야 하며, 두 달가량이 소요된다. 김 원장은 “상조분야 종사자 및 관련분야 취업을 원하는 수강생이 찾아옵니다. 이 중에는 특별한 소명의식을 가지고 찾아온 사람들도 많습니다.”라고 언급했다. 김 원장이 소개한 수강생의 사연 중에는, 10일 넘게 식물인간 상태를 경험한 뒤 남은 인생을 봉사하며 살겠다면서 찾아온 한 남자의 이야기도 있었다. “저승사자를 만나고 꽃향기와 함께 의식이 돌아온 다음에는, 이전과는 달리 의미 있게 살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합니다.”라고 김 원장은 전했다.
수강생들은 보건위생, 장사법규, 장사행정 등 이론수업을 완료한 뒤에는 장례 상담, 시설관리, 시신 염 처리 등의 실기 수업을 받는다. 3년 이상의 장례경력이 있는 사람들은 6시간만 들으면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다. 장례지도과 등 학사학위가 있을 경우에는 50시간을 들으면 된다. 김 원장은 수강생들에게 제대로 공부할 것을 주문한다. 적당히 아는 사람은 적당히 대우받지만, 제대로 아는 사람은 제대로 대우받는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현업에서 서로 밀어주고 이끌어주는 관계가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고 전했다. “자신의 이득만 취하려고 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라고 김 원장은 덧붙였다.
다양한 업무, 걱정할 필요 없어장례지도사교육원은 전국에 84개의 기관이 있으며, 안양에서는 이곳이 유일하다. 김 원장은 “미국의 장례지도사는 전문직으로 대우받습니다. 수입도 월등히 높습니다. 연봉이 의사 레벨이에요. 앞으로 우리나라도 그렇게 될 겁니다.”라면서 장례산업의 미래를 밝게 전망했다. 장례산업은 경기를 타지 않기로 유명하다. 또한 출생, 결혼, 팔순 등과 더불어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고인에게 예를 다하면서 마지막을 정리하는 작업은 고되지만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이다. 김 원장은 “시신을 염하는 것이 제일 어렵습니다. 사람이 직접 알코올로 닦아 내고 수의를 입히고, 관에 봉해야 하니까요. 이 때문에 많은 분들이 상조업을 어렵게 생각하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힘들지 않을까 걱정하시죠.”라고 전하며, 현재 장례시장에는 장례 상담, 시설 관리, 상조회사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업무가 있으므로, 굳이 염습 업무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죽음을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외국에서는 죽음에 대한 공개적인 토론이 활성화되어있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아직도 금기시하는 곳이 많다. 김 원장은 “죽음을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는 삶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소중한 선물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이를 확인시켜주는 것이 죽음이다. 사람은 누구나 죽을 수 있으며, 죽음의 경계가 있기에 삶은 깊고 절실해진다. 위험이 있기에 성장이 가능한 셈이다. “삶이 보다 풍요로워지기 위해서는 역설적이게도 죽음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합니다.”라는 김 원장의 말에서 통찰력이 엿보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질 높은 교육으로 인성과 기술을 갖춘 장례지도사를 배출하고, 정부에서 장례지도사의 의무 고용을 법제화해야 한다며, 건강한 장례문화가 정착된 사회를 희망하고 자리를 마무리했다.

문의:김신호 원장 010-4496-0091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