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 업체탐방

누렁소한우정육식당

누렁소한우정육식당

by 안양교차로 2013.07.16

가격 거품은 빼고 품질과 서비스는 최고를 지향하고....
정육식당은 말 그대로 정육점과 식당의 접합이다. 고기를 유통 거품을 뺀 가격에 판매하면서, 한편으로는 식당도 운영한다. 3,000원의 자릿세를 지불하면 일반 식당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1호선 당정역 근처에 위치한 누렁소한우정육식당을 찾아, 운영의 특징과 경영철학을 들어보았다.
주소 : 군포시 당동 969-1
문의 : 031-391-6692 (안기분 사장)
누렁소한우정육식당은 당정역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한다. 당동초등학교 후문 근처에 위치한 이곳을 경영하는 안기분 사장은 “저희는 이 지역 한우육의 판매를 도맡고 있습니다. 한세대 앞에 저희 육가공 공장 겸 사무실이 있습니다. 이외에 정육점만 4군데 운영하고 있죠. 중앙시장, 농수산물, 군포시장, 산본시장에 위치합니다.”라면서 누렁소의 운영규모를 설명했다. 이 지역의 상당수 식당들에 소고기를 납품하기 때문에 ‘이 지역 한우고기의 원 출처는 누렁소’라면서, 가벼운 농담이 섞인 자신감을 보였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부터 중학생까지, 이곳을 찾는 손님들의 연령대는 다양하다. “점심시간에 근처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들이 찾아와요. 급식이 싫다면서 학교를 빠져 나와 찾아옵니다. 아무래도 학생들 호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진 않을 거라 생각해서, 최근에는 한우국밥을 2,800원에 내놓았어요.”라고 안 사장은 말했다. 청소년들의 얇은 지갑까지 생각하는 안 사장의 넉넉한 마음씨가 느껴졌다. 또한 이 덕분에 근방의 어르신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들러 국밥을 찾는 효과도 있었다고 안 사장은 덧붙였다.
숙성의 중요성
한우의 맛을 좌우하는 것 중 하나가 숙성이다. 최상급 고기를 받아온 다음엔 사후강직으로 근육이 굳은 고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야 한다. “막 도축한 소고기는 질기고 맛이 없어요. 사후강직 때문이죠.”라고 안 사장은 설명했다. 숙성기간은 적절해야 한다. 너무 짧으면 고기가 연하지 않고, 너무 길면 미생물의 증식으로 색이 나빠지고 담백한 맛이 떨어진다. 이곳의 한우 숙성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노재성 부장은 안양시 호계동 쪽에서 정육 관련업을 한 지 15년째였다. “상온 1,2도 유지하는 숙성고에 고기를 진공상태로 1~2주간 보관합니다.” 라고 그는 전했다. “칼질을 해 보면 느낌이 달라요. 숙성 안 된 고기는 탱글탱글하고, 숙성이 잘 되면 칼이 부드럽게 들어갑니다.”라며, 그는 숙성도를 구별하는 방법을 살짝 공개했다.
최고에의 집착(?)
안 사장은 음식, 의류 등 평상시 생활에서도 ‘최고’를 고집한다. 이러한 성격은 식당 경영에도 반영되었다. 최고, 최상의 품질이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고 안 사장은 언급했다. “제가 주방 식구들에게 항상 듣는 말이 있어요. 너무 비싼 것만 찾지 말라고, 좋은 품질의 재료만 찾으면 수익은 안 남는다고... 충고 아닌 충고지요.(웃음)” 쌀이나 반찬 재료도 좋은 것으로 고르고, 국내산 참숯을 횡성에서 가져와 내놓는다. “좋은 숯을 쓰면 맛이 다르고, 냄새가 달라요. 고기가 달라지는 거죠. 그걸 아는 데 어찌 사용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 이외에도 안 사장은 “식당을 운영하다보면, 성격이 부드러워진답니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자연히 길러져요. 아무래도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에 맞추려면, 그 분 입장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제가 제일 아래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서 맞이하려고 노력을 하죠.”라면서 손님들에 대한 서비스 역시 최상을 지향한다는 속내를 밝혔다.
아픔을 딛고
안 사장은 예전에 안양 왕궁예식장 근처에서 고깃집을 운영했다. “완벽주의랄까요, 제가 일일이 서비스나 음식 상태를 챙겨야 마음이 놓이는 편입니다. 장사하면서 보람과 재미를 많이 느껴, 무리를 많이 했죠.” 손님이 만족스럽게 식사하고 가는 모습을 보면, 새벽시장에 나가는 고달픔이나 하루도 못 쉬고 운영하는 괴로움이 단번에 풀리고 피로가 사라졌다. “옷 장사보다 먹는 장사가 보람이 크다는 말이 있죠. 제가 일일이 재료를 선택하고 요리해서 내 놓은 음식을 먹은 사람의 얼굴이 밝아지는 것.. 다른 상품보다 음식은 직접적인 반응을 볼 수 있어서 더욱 보람이 크다고 할 수 있죠.”라면서 안 사장은 음식점을 운영하는 즐거움에 대해 밝히며 눈을 반짝였다. 이어 안 사장은 예전에 운영했던 가게에 대한 이야기를 넌지시 풀어놓았다. 24시간 운영하는 곳이라 손이 많이 갔다고 한다. 새벽에는 시장에 가고, 저녁에 집에 돌아오면 한 시. 잘 시간이 없었다. 명절에도 쉬지 않고 운영했다. 그렇게 10년. 몸을 돌보는 것마저 잊고 신나게 산 세월 때문에 병마가 찾아왔다. 처음엔 갑상선이었고, 다음엔 자궁암이었다.
“수술하고, 방사능 및 항암치료를 받았어요. 몇 년 전 일이죠.”라고 담담히 말하는 안 사장의 얼굴에는 큰 병에도 굴하지 않는 의지가 엿보였다. 앞으로 모든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겠다는 안 사장은, 누렁소의 안양 분점을 내고 향후 사회사업도 시작하고 싶다는 꿈을 전하며 자리를 마무리했다.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