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 업체탐방

장수옥 설렁탕

장수옥 설렁탕

by 안양교차로 2013.07.16

깊은 국물은 섬세한 손끝에서 나온다

장수옥설렁탕의 입구에는 가마솥 여섯 개가 놓인 탕방이 있다. 설렁탕의 최초 조리과정을 손님들이 다 볼 수 있도록 공개해 놓고 있다. 내부에는 넓은 홀의 곳곳에 작은 식물들이 앙증맞게 장식되어 있다. 2009년 12월에 문을 연 이곳의 이성복 전무이사는 “자주 오시는 분들은 제가 기억을 합니다. 주차관리를 제가 하고 있으니까요.”라면서 운을 떼었다. 이어 “장수옥은 이곳을 찾으시는 손님들이 오래 사시라는 의미의 이름입니다. 그 이름 덕분이지 연세 지긋한 분이 많이 찾으세요.”라며 가볍게 웃었다. 이어 “팔순의 어르신들은 물론 몸이 불편한 분들도 자주 찾으십니다. 저희 홀은 문턱이 없다보니 전동차나 휠체어가 들어오는 데 장애물이 없거든요. 혼자 전동차를 몰고 들어와서 잡숫고 가시지요.”라면서 장애인들도 문턱이 없는 편리함에 자주 찾고 있음을 전했다. 뒤이어 “어떤 할머님이 오셔서 도가니탕을 드시고는, 친구가 동석하지 않으면 식당 오기가 쑥스럽다고 하셔서, 저희 집은 언제든지 혼자 찾아도 된다고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씀 드렸던 적도 있어요.”라면서, 혼자 식당을 찾는 손님들도 부담 없이 들르실 수 있음을 강조했다.
주소 :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974-6
문의 : 이성복 전무이사 031-456-6833
투명한 제조과정으로 신뢰받다
설렁탕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질까. 이 이사는 “탕에는 사골, 도가니, 우족, 마구리의 네 가지 재료가 들어갑니다. 저희는 2275mm의 골절기가 있는데 여기에서 사골과 우족을 절단을 한 뒤, 하루 내내 물에 담가서 피를 빼냅니다. 다음에는 끓는 물에 한번 삶아서 잡물을 빼내고, 이후 냉동보관을 하면서 일정 양 만큼만 꺼내어 가마솥에 끓이기 시작합니다. 열 한 시간 정도 끓이면 이제 손님상에 내놓을 때가 된 겁니다.”라면서 만들어지는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곳 설렁탕의 강점은 제조 과정의 투명성에 있었다. “저희는 입구에 가마니솥이 놓인 탕방이 왼편에 설치되어 있는데, 만들어지는 과정이 다 보이니 손님들이 신뢰가 간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십니다.”라고 신뢰받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람, 분 단위까지 정확히 지키는 장인정신
“저희는 김치가 맛있다는 말씀을 많이 듣습니다.”라고 이 이사는 전했다. 이어“저희는 겉저리 방식으로 나갑니다. 오늘 사용할 분량을 전날 준비한 뒤, 아침에 버무립니다. 야간에 사용할 양은 저녁에 버무리구요.”라면서 음식이 손님상에 나가기 얼마 전에 최종 마무리를 하고 있음을 전했다. 이어 “저희는 깍두기, 김치의 양념 레시피가 섬세하게 정해져있습니다. 몇 그람단위까지 정해진 레시피를 정확하게 맞춰서 적용합니다. 깍두기를 절이는 시간도 몇 분 단위까지 지킵니다. 1,2g까지 정확히 지키면 맛이 달라질 수가 없습니다. 설렁탕도 마찬가집니다. 양지고기, 소면은 몇g까지 넣는지 정해져있어요. 내 눈대중, 경험치를 너무 믿으면 안 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사방에 설치된 전자저울로 양이 정확한지 확인하도록 되어있습니다.”라면서 장인정신에 입각하여 요리에 임하고 있음을 밝혔다.
어울림을 위해 필요한 것
이렇게까지 꼼꼼하게 조리과정을 확인하는 배경이 무엇일까. 이 이사는 “저는 금호그룹 회계 분야에서 수년 간 근무했어요. 회계 쪽에 있었기 때문에 숫자, 정확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동시에 숫자는 숫자일 뿐이라는 것도 압니다.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의 마음이에요.”라고 밝혔다. 그는 직원끼리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꼽았다. 그는 “사람은 모두 착합니다. 분쟁과 다툼이 일어나는 건, 조화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라고 생각해요.”라는 말로 직원들을 적절히 구성해서 이끌어나가는 과정의 중요성을 전했다. 이어 “포기와 양보가 필요하죠.”라면서 “쓸데없는 트러블이 없을 때 직원 분들도 자기 맡은 일에서 관리를 잘 하는 데 무리가 없게 됩니다.”라면서 조화로운 분위기가 영업장을 무리 없이 이끌어가는 데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장수옥의 홀에 난이 사방에 장식되어 있는 것도 그런 맥락이라고 전했다. “제가 난을 좋아한 게 벌써 10년 정도라, 예쁜 난들을 골라서 홀에 장식했더니 손님들이 ‘분위기가 있다’며 칭찬 하시곤 합니다. 넓은 공간에 아무것도 없으면 삭막하지만, 화초가 놓여 있으면 사람들 마음이 푸근해져요. 15분, 30분 머무르더라도 마음 편한 곳, 그렇지 않은 곳이 있죠.”라면서, 변치 않는 맛뿐만 아니라 변함없이 따스한 공간으로 손님들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말을 전했다.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