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청학동에서

청학동에서

by 안양교차로 2013.07.16

푸근한 인심과 함께 즐기는 맛깔스런 보리밥

장마가 끝나기 무섭게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치솟는 온도계의 수치만큼 불쾌지수 또한 동반 상승! 푹푹 찌는 한여름 무더위에 입맛까지 도망가고 만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밥이 보약’이다. 한의학적으로는 추운 겨울에 싹이 자란 곡식을 여름에 먹으면 기의 균형이 맞아 좋다고 하는데, 대표적인 곡식이 ‘보리’이다. 신선한 채소와 양념이 더해진 보리밥으로 건강한 여름나기를 도와줄 ‘’를 소개한다.
문의 :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915-12번지
031-448-8887
깔끔한 맛과 분위기
지나가는 이들도 잠시 고개를 돌려 눈길을 둘 만큼 음식점 앞 화단에 놓인 화분의 종류가 다양하다. 피어있는 식물들이 따가운 여름 햇볕에 반짝이며 푸른 기운을 전하는 곳. ‘’의 이름과 잘 어울리는 풍경이었다. 음식점 내부에도 난간마다 갖가지 식물들이 자리 잡은 모습이었다. “몇 가지 채소들은 직접 기르기도 해요”라는 김숙효 대표. 외관에서 풍겨지는 깔끔하고 청결한 모습이 이곳의 음식 맛까지 짐작케 했다. “라는 이름은 지역명과 관련된 것인지?”를 묻자, 김 대표가 웃음과 함께 고개를 젓는다. “아니요. 푸른 기운, 그리고 학, 공간이라는 의미가 담겨있어요”라며 ‘학이 노는 솔밭 동네’라고 생각을 하며 이름을 직접 지었다고 설명했다. 보리밥에 들어가는 신선한 나물과 향을 생각하니, 음식에서도 이름과 같이 푸른 기운이 느껴지는 듯하다. 김 대표는 “손님들 중에는 분위기와 메뉴, 그리고 맛을 보시곤 이름과 잘 어울린다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라고 전했다. 그만큼 정겨운 인심, 그리고 깔끔한 맛과 분위기가 만의 매력을 높여주고 있었다.
9가지 나물이 함께하는 ‘’의 보리밥 만들기
‘’ 처음으로 맛 볼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식혜다. ‘’의 공짜 인기 메뉴이기도 한 식혜는 김 대표가 직접 만들고 있다. 수제표 식혜 이외에도 모든 재료들은 김 대표의 손길을 거친다. 매일같이 오전 6시 반경 시장에 들러 하루에 소비될 음식 재료를 구매하는 것이 김 대표의 첫 번째 일과이다. 상추와 고추 등은 부곡의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것을 새벽에 뜯어서 가져오고 있다. 그는 “재료 맛이 중요한 메뉴들이어서 신선함을 중요하게 생각해요”라며, 계절과 재료의 특성에 따라 변질이 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매일같이 재료를 구매해서 손질하는 과정은 무척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덕분에 보리밥이 매우 힘든 음식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제대로 보리밥을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해요”라며 “보리를 물에 삶고, 보릿물을 빼고, 다시 씻어서 건져내는 등의 작업을 반복해야 하지요”라고 말했다. 거기다가 묶은지를 지지고, 나물을 삶고, 식혜를 삭히다보면 오전 시간은 훌쩍 지나간다고. “보리밥에 들어가는 나물이 오가피, 곰취, 고사리, 호박 나물 등 9가지 정도 되는데 일일이 손질을 해서 상에 내보내기 때문에 품이 많이 들어요”라며 “하지만 노력한 만큼 맛있게 드시는 분들을 볼 때면 더 없이 뿌듯해요”라고 말했다.
‘’만의 재료와 양념
음식에 대한 욕심이 남다른 김 대표는 한식 요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음식과 관련된 다양한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즐겨서 하지 않으면 하기 힘든 일이에요. 이윤을 계산하다보면 베풀기 힘들어져요”라고 말하며 즐기고 베푸는 마음이야 말로 음식점이 오래가는 비법이라고 전했다. ‘마음에 남는 음식’을 만들고 싶다는 김 대표는 직접 담근 김치와 대전 방앗간에서 주문하여 만든 참기름, 들기름 그리고 강원도에서 만든 것을 직접 가져와 사용하는 두부 등 모든 재료와 양념에 애착을 보였다. “열무김치는 감자를 쪄서 갈아요. 그리고 삶은 보릿물을 섞어요. 국물이 아주 맛있어요”와 같은 말을 이어나가며 하나하나의 음식 레시피를 전수했다. 특히 된장과 풋고추, 양파와 돼지고기 갈은 것 등을 넣어 만든 강된장은 ‘’의 별미라고 덧붙였다.
맛 볼 수 있는 메뉴는 보리밥과 함께, 제육볶음과 해물파전, 도토리묵 등이 있다. 김 대표는 “더운 여름이어서 그런지 시원한 막걸리 한 사발에 보리밥과 파전 또는 제육볶음을 함께 드시는 분들도 많아요”라며, “가을쯤에는 고향에서 농사지은 콩으로 만든 청국장을 기획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또한, “집에서 먹는 것과 같은 푸짐함과 편안함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라는 말과 함께 “맛은 기본이요. 음식이 정갈하고, 깨끗하다는 입소문이 나도록 애쓰고 있어요”라고 미소와 함께 전했다.
취재 허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