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홍두깨 손칼국수

홍두깨 손칼국수

by 안양교차로 2013.07.15

‘수제칼국수 손맛의 비법’

‘칼국수’라 하면, 밀가루 반죽을 방망이로 얇게 밀어서 칼로 가늘게 썰어 만든 국수를 국물에 넣고 끓인 음식이다. 따뜻하고 시원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의 조화, 여기에 아삭한 겉절이까지 곁들어지면 ‘환상의 궁합’이 따로 없다. 지금부터 소개할 ‘홍두깨 손 칼국수’의 맛이 ‘딱 그런 맛이다!’ 홍두깨로 밀어서 만든 면발과 육수, 직접 담근 김치로 맛의 삼박자가 착착 맞는다. 수제칼국수 손맛의 비법을 찾아, 에 다녀왔다.
문의 :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918-11

황사 바람도 날려버릴 ‘손칼국수’의 시원한 맛
일본에서는 방사선비가 중국에서는 황사바람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봄이 지나간다. 유해물질 걱정으로 목뿐만 아니라, 속까지 칼칼해지는 듯한 5월. 지친 입맛을 위한 웰빙 메뉴를 찾아보는 중에 누군가 ‘칼국수’를 권한다. 듣고 보니 칼국수 한 그릇이면 웅크린 몸을 펴줄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든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수제 손칼국수를 먹어보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그리고 찾은 곳! 평촌 먹자골목, 소방서 뒤쪽에 자리한 ‘’였다.
김치, 면, 육수까지 정성이 담긴 수제 음식
골목을 요리조리 지나 도착한 ‘’에 들어서자, 김민 대표가 반갑게 맞아준다. ‘잘하면 한 그릇도 더 주시겠네’라는 생각이 들 만큼 인상이 좋다. 샤브 칼국수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중, 입구 옆에 있는 분홍색 저울이 새치름해 보인다. 저울의 정체는 칼국수를 손으로 만들고 무게를 재는 용도라고. 가까이서 보니 면발을 만드는 장소가 단출하다. 깔끔한 나무 판 위에 접시 그리고 홍두깨가 구성의 전부이다. 홍두깨로 밀어서 뚝딱뚝딱 면발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고 있자니 신기하다. 요즘 가정에서도 보기 힘든 광경이다. 손으로 밀어서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준비 단계도 만만치 않다. 반죽을 거쳐 숙성까지만 4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기계로 뽑은 면은 딱딱하지만, 손으로 만든 면은 찰지고 쫀득쫀득하다”며 먹어보면 쉽게 비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드디어 육수와 미나리, 버섯이 가득 담긴 샤브샤브 냄비가 불 위에 올려졌다. 탱탱한 미나리를 비롯한 야채들의 모습이 익기 전부터 구미를 자극한다. 겉절이와 알타리 김치, 고기까지 상위에 올려지고, 슬그머니 출처 조사에 들어간다. “고기는 호주산을 사용하고 겉절이와 알타리 김치는 직접 담근다”고 전했다. 국내산 젓갈과 고춧가루, 단맛을 내기 위해 과일을 넣어 만든 김치는 따로 판매를 요청하는 사람들이 많을 만큼 인기가 좋다. 김 대표는 “겉절이는 매일 담그고, 알타리 김치는 2~3일 정도 숙성을 시킨다”며 칼국수와 궁합이 잘 맞게 만든 김치여서 판매를 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칼국수용 김치를 만들기 위한 정성만큼이나, 면발을 만들기 위해 버린 밀가루양도 대단했다는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몇 포대를 버렸는지 모를 만큼”이라며 밀가루는 접착력이 강해서 물과 강도의 조절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정성과 진심”이 수제칼국수 손맛의 비법
어느덧 육수의 열기가 올라 고기와 함께 익은 샤브샤브를 맛보는 순간이다. 신선한 야채와 부드러운 고기 맛이 담백하게 어우러진다. 매일 시장을 봐서 들어온다는 야채는 어딘가 윤기부터가 달라 보인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조금 싱거울 수 있지만 익을수록 진한 맛이 자랑이다”라고 강조했다. 국내산 멸치와 꽃게, 마른새우, 다시마 등 갖가지 천연재료로 맛을 낸 육수는 끓이면 끓일수록 깊은 맛을 낸다는 설명이다. 매콤한 맛을 원하면 다대기(다진 양념)로 칼칼함을 더할 수 있다고도 알려준다. 고기 또한 가게에 기계를 들여놓아 가장 맛있는 두께로 직접 잘라서 상위에 올린다고 했다. “직접 두께를 측정해서 잘라야 익힘의 정도에 알맞고 신선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고기까지 먹고 나니, 칼국수가 남았다. 수제칼국수의 손맛을 기대하고 온 터라, 지금까지의 배부름도 잊고 면이 익기만을 학수고대한다. 수제 면을 맛보며, ‘역시 손맛’이라는 만족감이 생긴다. 면의 탄력이 높아서인지, 젓가락에 잡히는 순간부터 맛보는 느낌까지 착착 감긴다는 표현이 생각난다.
마지막으로 계란과 참기름에 볶은 밥을 먹고 나니, 김치가 아직 남아있다. 남기기에도 아깝지만, 김치에 미련이 남아서인지 다른 메뉴를 탐색해 본다. 황태칼국수와 샤브, 얼큰 칼국수 등 칼국수 전문점인 ‘’의 별미가 눈에 띄었다. 바로 ‘해물파전’. 막걸리 안주로 최고라는 이곳의 해물파전에 욕심이 났지만, 이미 황사먼지는 모두 쓸어버릴 만큼 차오른 포만감에 다음을 기약한다.
“참 잘 먹었다”는 인사를 전하며, 김 대표에게 왜 칼국수라는 메뉴를 선택했는지 물었다. “롱런할 수 있는 메뉴, 서민들이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하는 그에게 수제칼국수 손맛의 비법을 알려달라고 하자, “정성과 진심”이라는 말을 전했다. “천연재료로 신선한 맛을 내기 위한 고민과 정성, 맛을 위한 진심이 수제칼국수를 만들게 된 배경이 되었다”며 “이러한 마음이 손님들에게도 잘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취재 허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