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청계 누룽지백숙

청계 누룽지백숙

by 안양교차로 2013.07.15

카페 같은 분위기, 정성이 들어간 맛으로 승부

보양식계의 스테디셀러라 할 수 있는 누룽지백숙의 매력요소는 구수한 맛과 영양이다. 계절마다 원기보충을 위해 누룽지백숙을 찾는 사람들은 많지만, 실상 집에서 이를 요리해 먹는 이들은 드물다. ‘닭, 오리 음식’ 마니아이자, 주부 9단임을 자부하는 서울의 김미경 주부도 “삼계탕은 철마다 식탁에 올리지만, 누룽지 백숙은 도전하지 않는다”며 “차라리 외식 코스로 생각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는 말을 전했다. 이처럼, ‘집에서 해 먹기 까다로운 음식’임을 알면서도 이곳에서 맛본 사람들은 “이거 어떻게 만든 거예요”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육수’로 끓이는 진하고 깊은 맛, 청계누룽지백숙의 ‘맛, 맛, 맛’을 살펴보자.
문의 : 426-2900
경기도 의왕시 학의동 76-1
백운호수에 도달했지만, 내비는 아직도 할 말이 많은지 이쪽저쪽으로 안내한다. 드디어 ‘청계 누룽지백숙’에 도착하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요즘 인기가 높은 ‘백운호수 둘레길’ 인근에 자리 잡고 있지만, 화려한 건물도 아니고 어딘가 한걸음 비켜나간 위치라는 생각이 든다. 시선을 붙잡는 외경은 아니지만, 가게에 들어서자, “여기 백숙집 맞아?”하는 생각이 든다.
카페 같은 분위기, ‘보는 맛’ 선사해
음식점이기 보다 카페 같은 분위기이다. 큼지막한 창문, 통유리를 통해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햇살이 봄볕의 기운을 전한다. 민병권 사장은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손보고 만든 것들”이라며, “의자와 식탁도 통나무로 짠 것이다”라고 말했다. 창문 너머로 비치는 조경도 모두 민 사장의 작품이라고. 민 사장은 “손님이 뜸한 시간에는 직접 연장을 갖고 가게를 손보고 가꾼다”고 전했다.
특히, 구간이 잘 정돈된 자리배치와 일행끼리의 식사가 가능한 온돌형 방은 모임장소는 물론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많다. “상견례나 회식장소로 선호하시고, 식사와 함께 담소를 나누기에 좋다는 손님들도 많다”는 민 사장. 하나하나 직접 구상하고 만들어낸 가게 분위기가, 정성이 담긴 ‘보는 맛’을 선사했다.
육수로 끓여 낸, 누룽지백숙의 ‘깊은 맛’
청계 누룽지백숙의 카운터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콜라겐이 다량 함유된 진한 육수로 만든 기존 누룽지 백숙과 차별화 된 맛!’ 이에 대해 민 사장은 “누룽지백숙을 끓일 때, 물 대신 육수를 부어 끓인다”고 말했다. 건강약재와 통마늘, 대추 등 7~8가지 재료를 5~6시간 정도 우려낸 후, 무명천에 거르는 과정을 거친 육수는 구수한 맛은 물론 닭과 오리의 잡냄새 제거에 효과적이다. 민 사장은 “사실 돈도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려서 힘들다”면서도, 육수를 사용한 누룽지백숙의 맛과 향이 탁월하기에 육수 제조 과정은 빼놓을 수 없는 단계라고 이야기했다.
청계 누룽지백숙의 맛의 노하우는 비단 ‘육수’만이 아니다. 누룽지백숙 조리에 중요하다는 ‘재료, 물의 양, 화력’이라는 삼박자에도 비법이 숨어있다. 민 사장은 “이중 한 가지만 달라져도, 맛이 다르다”면서 청계 누룽지백숙만의 레시피를 만들기 위해 전국 방방곳곳을 누빈 이야기를 했다. “아마, 전국의 맛있는 백숙집은 다 가봤을 거다. 어떤 곳은 두 세 번씩 가고, 맛의 비법이 궁금하여 주방근처를 배회하다 도둑놈 소리까지 들어봤다”고 지난날의 소회를 풀었다.
1년 이상을 조리법 연구에만 매진했다는 민 사장. 그가 맛을 위한 정성과 공을 들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리적인 이점이 없다. 맛으로 승부해야 한다”며 이어서 자신의 장사 전략을 전했다. “들어가는 재료와 품도 많이 들어서, 이윤이 높지가 않다. 우리는 적은 마진이지만 많이 팔아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이다”는 말과 함께 허허웃음을 보였다. 이러한 노력이 전해져서일까. 그가 지금까지 인쇄한 가게 명함이 2만장 이상이라고 한다. 민 사장은 “식사 후, 계산할 때 맛있다는 말과 함께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겠다며 명함을 챙겨가시는 손님들이 많다”며 “그분들에게서 전해진 명함으로 우리 가게에 오신 손님을 볼 때마다 뿌듯하다”며 보람을 전했다.
전국 각지에서 직접 공수한 국내산 ‘재료의 맛’
모든 재료가 국내산이다. 국내산 중에서도 최고의 재료만을 고집한다. 특히 사용하는 닭은 우리나라 토종닭으로 야산에 풀어서 키운 ‘방계’를 위탁하고 있다. 찹쌀과 녹두, 고춧가루까지 산지 직송으로 때로는 직접 확인하고 가져오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정말이지 정성껏 만든 음식”이라는 민 사장. “사장님 봉사하려고 하시는 거예요?”라고 직원들이 말할 만큼 음식에 들어가는 것에 아낌이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도 알아주시고, 찾는 분들이 계신데 앞으로는 더 늘어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 ‘명품 맛’이라는 전략으로, 정성과 노력을 거듭하는 ‘청계 누룽지백숙’의 다음 복날을 기대해 본다.
취재 허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