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명진농원

명진농원

by 안양교차로 2013.07.15

중국의 옛 의서에는 익다산이라는 처방이 기록되어 있는데, 이야기가 자못 흥미롭다. 익다라는 병에 걸린 노인에게 옻나무의 진을 말린 건칠을 처방했더니, 허리가 굽고 하체도 몹시 쇠약하던 백발노인의 굽었던 허리가 펴지고 하체가 튼튼해졌으며 흰머리도 검게 변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한 번 옻 요리에 빠져든 사람들은 원기 보양 음식으로 이만한 것이 없다 하며 열변을 토한다. 원기 보양에 첫 손으로 꼽히는 옻, 그리고 경기도 일대에서 첫 손으로 꼽히는 옻 요리 전문점, 명진농원에 다녀왔다.
옻 요리 전문점, 명진농원
어딘가 이색적이면서 특별한 음식점을 다녀보자는 생각에 정보 수집을 거듭하며 알게 된 명진농원. 옻 요리를 전문적으로 한다는 이곳을 이른 오전 시간 방문하게 되었다. 흙과 바람에 흩날리는 잎사귀의 소리가 산내음과 함께 전해지는 듯, 정겨운 풍경이 흐르는 실외의 모습에 이어 실내로 들어서자 깔끔한 주방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기분 좋은 안도감을 느끼며 한쪽에 자리 잡고, 이어서 명진농원 허명진 대표에게 몇 가지 물음표를 던진다. 어딘가에 빠져든 사람은 어린아이와 같은 표정을 한다고 하는데, 허명진 대표도 옻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눈부터 반짝인다. 옻 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초보적인 질문부터, 옻 요리의 효능까지 척척 알려주는 허명진 대표와의 이야기와 함께 명진농원에서의 유쾌한 옻 요리 도전도 시작되었다.
○○○째 한길을 고집한 허명진 대표. 차를 권하는 그녀에게 물 한잔을 부탁하자, 옻을 삶은 물인 ‘옻차’를 전하며, 이곳의 생수 대용이라고 말한다. “옻 요리 전문점인데 옻으로 시작해서, 옻 요리로 마무리 해야죠”라는 허명진 대표. 그녀는 충북 괴산과 고천의 농원 소유지에서 직접 옻나무를 재배할 만큼 옻과 관련해서는 혀를 내두를 만큼 억척과 열성을 보인다. “간혹 옻이 맞지 않는 분들이 계세요. 그런 분들에게는 절대 권하지 않아요. 하지만 옻이 몸에 좋다는 것을 느끼는 분들은 따로 권하지 않아도 꾸준히 방문해 주고 계시죠”라며 10년 이상 된 단골손님들은 요일을 정해놓고 오는 분들도 많다고 이야기한다.
“4, 5월에는 직접 채취한 옻순으로, 명진농원 옻순 축제가 열리는 시기에요”
‘신이 준 나무’라 불리는 옻나무, 주로 닭, 오리와 함께하는 옻 요리는 여름과 겨울철, 더위와 추위를 이겨내는 원기 보양 음식으로 주목받으며, 항암 작용과 피부노화방지에 대한 연구결과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허명진 대표와의 이야기 중에 옻 닭 한 마리가 나온다. 역시나 지금까지 먹어본 백숙과의 차이점을 단번에 느끼며 음식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허명진 대표가 어떤 체질인지 묻기에, 소음인이라고 답하자 “소음인에게는 특히 잘 맞는 음식이에요.”라며 특히, 속이 찬 사람들에게 좋다고 귀뜸한다. 이야기를 나누던 차에 들리던 소문을 확인해 보게 되었다. 명진농원에서 옻순을 제공한다는, 어디선가 얼핏 들은 이야기의 진상을 확인하자 허명진 대표가 봄에 다시 한 번 오라고 한다. 옻나무를 재배하는 만큼 직접 옻순을 채취할 수 있는데, 4월과 5월이 되면 안다하는 사람들은 한 번씩 발걸음을 한다고. “그 시기는 저희 음식점만의 축제이기도 해요. 단골 분들은 알아서 방문해 주셔서, 옻순 장아찌와 옻 전 등을 맛보고 가시죠.” 라기에 내년 봄을 기약해 본다.
“재료가 신선하면 조미료도 필요없어요”
맛도 맛이지만 음식에서 기운이 느껴지는 특별한 경험을 마치고 돌아온 길. 주방에서 한창 닭과 오리 손질에 바쁜 모습이다. 하루 두 번, 오전과 오후에 걸쳐 생닭을 공수 받아서 사용한다는 부연설명을 들으며 실제로 신선한 재료와 청결한 주방을 마주하니 처음 방문한 사람에게도 믿고, 먹어도 좋겠다는 신뢰감이 생긴다. “재료가 신선하면 조미료도 필요 없어요. 재료의 향과 맛이 음식을 만드는데 일조하거든요.”라는 허명진 대표. “18년 전만 해도 보편적이지 않았지만 지금은 옻에 대해 알아가는 분들이 제일 처음 찾는 곳이 되어 그저 감사할 따름이에요”라는 그녀에게서 옻 요리 대표주자로서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문 의 : 경기도 의왕시 청계동 566
031-426-36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