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 칭찬릴레이

“이동도서관으로 도서관이 먼 아이들도 책을 자주 읽을 수 있습니다.” [박찬분 봉사자]

“이동도서관으로 도서관이 먼 아이들도 책을 자주 읽을 수 있습니다.” [박찬분 봉사자]

by 안양교차로 2020.04.07

아이들에게 책은 단순한 간접경험 이상이다. 때로는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도 하고, 상상력을 키워주기도 한다. 그리고 직접경험을 위한 발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도서관이 멀리 있는 아이들에게 책을 자주 읽는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도서관이 먼 아이들에게 매일 책을 전달해주는 이들이 있다.
박찬분 봉사자
박찬분 봉사자
우리 집 아파트 단지에도 오는 이동식 도서관
30대에 새마을 부녀회에서 봉사를 시작한 박찬분 봉사자는 이후 새마을문고에서 꾸준하게 활동했다.
“그때는 제 아이가 어렸는데, 책에 관심을 갖고 있다 보니 저도 문고에 들어가서 봉사를 시작했죠.”
그렇게 시작한 봉사가 올해 30년이 되었다. 그 사이 많은 변화도 있었다. 당시 마을문고로 불렸던 곳은 이제는 작은도서관이 되었고, 박찬분 봉사자도 새마을문고의 회장이 되어 지역 내 작은도서관 6곳을 포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또 이제는 이동도서관도 운영한다.
이동도서관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각 아파트를 돌면서 아파트 내에 작은도서관이 없는 곳의 주민들이 도서관처럼 다양한 책을 대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책을 가지고 오면 교환해서 다음 책을 대출하는 등 도서관이 가까이에 없어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 수많은 주민들이 이렇게 이동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다.
“이동도서관도 시작한 지 10년이 지났네요. 주민들로부터 호응이 굉장히 좋아요. 도서관이 주변에 없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도서관이 있는 아파트단지와 비교했을 때 책 볼 수 있는 기회가 확연히 차이가 나요. 그런데 이동도서관으로도 아이들이 충분히 원하는 책을 볼 수 있으니 정말 다행이죠.”
아이들의 세상을 넓혀줄 다양한 행사와 체험
새마을문고에서는 매년 독서관련 행사를 열어 아이들이 책에 관심을 갖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도 이어나가고 있다. 일 년에 두 번씩은 독서교환전을 열고, 독서경진대회, 문화한마당 행사에서 백일장과 사상대회도 연다. 이를 통해 아이들에게 시상도 이루어진다.
또한 이동도서관에서는 이동도서관 내에서 영화를 보여주는 등 다양한 문화생활을 지원하기도 하고, 청소년농촌체험을 함께 하기도 한다. 아이들과 과일을 따고, 고구마를 캐는 등 책으로는 알 수 없는 경험도 배운다.
“농촌체험은 저도 재미있어 하지만 아이들이 특히 굉장히 좋아해요. 그리고 부모님들도 아이들이 이런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해줘서 고맙다고 말씀하시고요.”
그러나 행사와 이동도서관의 일정이 모두 잡혀 있어도 천재지변이 있는 경우에는 갑작스럽게 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들이 왔다가 되돌아갔을 때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특히 행사가 취소됐을 때 메시지를 미리 보내려고 할 때마다 저도 마음이 많이 속상하고요.”
최근에는 코로나 19로 인해 다양한 행사는 물론 이동도서관 역시도 문을 닫아놓은 상태이다. 박찬분 봉사자는 이럴 때일수록 아이들에게 책을 전해주고 싶은 마음에 안타까움이 앞선다.
“요즘에는 아예 이동도서관을 못 열고 있어요. 닫은 지 한 달 정도 된 것 같네요. 그동안 이동도서관을 하면서 지금이 가장 어렵고, 힘들어요. 아이들이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는데, 이럴 때 책이 위로가 되어줄 수 있을 텐데 저희가 가지도 못하니까요.”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가장 좋은 봉사
박찬분 봉사자는 다른 봉사가 아닌 문고봉사였기에 얻은 것이 참 많다고 말한다.
“문고는 몸으로 하는 행동보다 힘들지 않으면서도 보람이 커요. 특히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에게는 봉사하기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아이들과 책을 통해서 많은 공감대를 키울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우선은 내가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알아야 내 아이가 무언가에 재능이 있는지 알게 되잖아요.”
새마을문고는 많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이라 모든 행사나 체험 등에는 지도자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래서 언제든지 새마을문고의 문을 두드리면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봉사를 하는 일이 반드시 멀리에 있는 누군가만을 행복하게 할 필요는 없다. 수혜자뿐만 아니라 나 자신과 아이의 독서습관을 기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면 봉사로서는 일석이조가 아닐까.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