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동화 속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전달합니다.” [라의숙 이야기타래 회장]

“동화 속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전달합니다.” [라의숙 이야기타래 회장]

by 안양교차로 2020.03.24

‘배워서 남 주는’ 이들이 여기에 있다. 동화구연을 함께 배운 이들은 이것이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봉사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했고, 이 노력으로 현재의 이야기타래가 만들어졌다. 이후 이야기타래에서는 5년째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아이들의 상상력을 지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라의숙 이야기타래 회장
라의숙 이야기타래 회장
배움이 봉사로 이어지다
2015년부터 동화구연 자격증이 있는 봉사자들이 모여 활동을 시작한 이야기타래 봉사단은 함께 동화구연을 배운 동기들로 시작되었다.
“우리가 배움으로 그치지 말고, 봉사하자고 해서 같이 수업을 받고, 자격증을 따고나서 함께 봉사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어요.”
이후 이야기타래에서는 관내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동화구연으로 책을 읽어주고, 동화극을 보여주기도 하며 꾸준한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라의숙 이야기타래 회장 역시도 처음 봉사를 시작할 때는 두려움이 앞섰던 것도 사실이다.
“저희들이 자격증은 가지고 있지만, 아직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부족한데 ‘아이들이 잘 들어줄까’하는 걱정이 있었죠. 자신감이 없고, 불안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저희 걱정이 무색할 만큼 아이들이 굉장히 잘 집중해주었고, 함께 동화 속으로 빠져 들어가서 이야기를 잘 들어주더라고요. 또 요즘 아이들은 동영상도 굉장히 많이 보잖아요. 책보다 화려한 매체를 많이 접해서 ‘책을 좋아해줄까’ 하는 생각도 있었어요. 그런데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때, 아이들이 상상의 날개를 펼 수 있는 것 같더라고요.”
책 내용을 외워 아이들과 눈 맞춤을 하다
동화구연을 오랫동안 해오면서 노하우도 늘었다. 처음에는 책을 보고 함께 읽어주었는데, 이제는 책 내용 전체를 외워서 아이들의 눈을 마주치며 책 내용을 이야기해준다. 그러면 아이들과의 눈 맞춤을 하면서 교감이 커지는 것은 물론 아이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고, 애정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아이들은 마치 책 속에 있는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몰입도를 느낄 수 있다.
“책을 완벽하게 외워서 읽어주는 것이 더 즐겁고 보람이 있더라고요. 아이들한테도 도움이 되는 것 같고요.”
국학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이야기할머니로 활동할 때 역시 방문할 때마다 아이들은 반가운 마음으로 친할머니를 대하듯 안기기도 하고, 가지 말라며 붙잡고 매달리기도 한다. 한 아이는 그 나이 때 가장 소중하다는 스티커를 잔뜩 붙여 ‘할머니, 사랑해요’라는 편지를 건네기도 하고, 또 다른 아이는 자신이 끼고 있던 반지를 선물하기도 한다. ‘선생님은 작아서 반지를 못 낀다’며 사양해도 ‘새끼손가락에 중간까지만이라도 끼고 다니’라는 아이의 말에 반지를 받으면서 감동한 적도 있다.
"아이들에게 주는 사랑보다 오히려 제가 받는 사랑이 더 크다는 것 깨달았을 때 정말 고맙죠."
나눔은 건강한 자의 의무다
그 외에도 이야기타래는 군포시에서 일 년에 한 번씩 열리는 독서대전에서도 부스를 운영하며 동화구연을 하고, 동화 속 교구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서 ‘고래 잡으러 가자’라는 동화를 동화구연해준 뒤에 블록으로 고래를 만들어서 가져갈 수 있도록 한다. 하루 종일 6~8차례 정도 이어지는 활동에 힘이 들 법도 하지만 라의숙 이야기타래 회장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에게 배운 봉사 덕분이었다.
“저희 엄마가 제가 어릴 적부터 ‘나눔은 건강한 자의 의무다’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60년대,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엄마 손 잡고 보육원을 다니면서 봉사를 했어요. 그래서 지금도 나눔은 당연한 제 의무라고 생각하고, 지금 제 아이들에게도, 또 지인들에게도 자주 ‘나눔은 의무’라고 말하는 편이에요. 거창하게 봉사한다고 생각하지 않더라도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이나 물질을 조금 나누면, 수혜자한테는 큰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나눔에 나섰으면 좋겠습니다.”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