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학원을 운영하다가 아이들을 위한 봉사부터 시작했죠.” [윤완규 봉사자]

“학원을 운영하다가 아이들을 위한 봉사부터 시작했죠.” [윤완규 봉사자]

by 안양교차로 2019.09.03

학원을 운영하며 매일 아이들을 만나는 윤완규 봉사자는 아이들을 위한 봉사부터 시작했다. 자신이 가장 쉽게 할 수 있었던 무료 강의에서 보육원 아이들을 위한 기부와 봉사는 양로원 등에도 이어졌다. 10년간 따뜻한 마음으로 아이들, 나아가 어르신들의 마음을 여는 봉사는 계속 지속되고 있다.
윤완규 봉사자
윤완규 봉사자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무료 강의부터 시작된 봉사
의왕시에만 해도 학원이 약 230여개가 있다. 윤완규 봉사자는 학원연합회의 회장으로 활동하며 자신의 뒤를 돌아보았다.
“저도 마찬가지였지만 학원 원장님들이 자기 일에만 몰두하면서 사회를 둘러볼 여력이 없잖아요. 그런데 학원 원장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들이 굉장히 많아요.”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무료 강의를 해주는 것이 첫 번째 봉사였다. 이렇게 무료 강의를 해주다보니 어느새 장학금을 전달하고 싶어졌고, 학원은 아이들을 가르치기만 하는 곳이 아닌 아이들과 함께 하는 공간이 되었다.
물론 이렇게 가르치고, 지원해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낄 때가 많다. 부모 역시 아이에게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 아이는 피아노를 전공하고 싶어 했는데, 학원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어도 아이의 꿈을 계속해서 키워주기가 힘들었다.
“저희가 시도를 해본다고 해봤지만, 어느 정도 한계가 있더라고요. 부모 대신 저희들이라도 해보고 싶었지만 참 안타까웠죠.”
하지만 이렇게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봉사를 이어가면서 학원 운영이라는 자신의 일에 대해서도 굉장히 큰 보람을 느끼게 되었다. 게다가 학원 원장이 모인만큼 그 중 음악을 전공하는 이들이 많아서 악기 동아리도 형성되었다. 색소폰, 기타, 플롯 등 다양한 음악 동아리들은 보육원에 가서 자선공연을 펼친다. 이를 위해 매주 모여 연습도 하고 있다.
보육원에서 봉사하다보니 어르신들이 계신 요양원에 가서도 자선공연을 이어가게 되었다. 이들이 함께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그 보람이 크다.
다문화가정과 함께 여는 음악회
7년 전부터는 다문화가정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결혼이주민들에게 있어서 우리나라에서의 생활은 힘들 수밖에 없다. 문화에 적응하기도 쉽지 않고, 그 외의 외부적인 조건도 좋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 분들을 위해서 우리가 뭔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낯선 곳에서 살고 있는데, 여기에 오랫동안 살고 있는 우리가 관심을 갖고, 인정해주는 것이 적응에 많은 도움이 될 테니까요.”
그래서 학원연합회에서는 다문화센터와 연계해서 매년 글로벌가정을 위한 음악회를 열고 있다. 이는 단순히 즐기는 것에서 벗어나 다문화가정에서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벌써 음악회가 열린지 7년이 지났다. 이를 위해서 처음에는 센터에 모든 악기를 기증했고, 이제는 다문화가정에 직접 악기를 기증하며 다문화가정의 참여를 돕고 있다. 악기는 배우는 시간보다도 직접 연습하는 시간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이다.
“한번은 다문화가정에 악기를 기부했는데, 그 부모가 악기를 받고 좋아하는 아이의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셨어요. 아이가 피아노에 앉아서 맑은 웃음으로 기뻐하던 모습이 저에게는 크게 남았어요.”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도착했던 이 사진 덕분에 그는 큰 보람을 느끼며 아직도 다문화가정에 악기를 기부하고, 센터에서 교육을 지속하고 있다.
봉사의 가장 큰 수혜자는 자신
이렇게 자신이 손쉽게 할 수 있는 봉사부터 시작해 점차 그 관심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윤완규 봉사자는 봉사의 계기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봉사를 시작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아요. 계기가 있고, 기회가 되어야 하죠. 봉사에 대해서는 잘 몰라서 못하고 계신 분들도 많으니까요. 사회에서 많은 이들이 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봉사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려주었으면 좋겠어요.”
한편 봉사자로서도 책임감을 갖고, 미리 준비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이렇게 시작하기도, 이어가기도 쉽지 않은 봉사지만, 봉사를 하면서 달라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 그 노력이 절대 아깝지 않다.
“첫 번째로는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굉장히 높아져요. 내가 사회에 존재하는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되죠. 계획성이 없었던 사람도 무언가를 위해서 일을 하고 있다고 느끼고, 발전하게 됩니다. 두 번째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도 움츠리지 않고, 더 앞으로도 나아갈 수 있는 용기가 생겨요. 봉사는 결국 자기 자신이 가장 큰 수혜자죠.”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