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봉사하기 위해 민요를 배웠어요.” [한소리예술단 오서연 봉사자]

“봉사하기 위해 민요를 배웠어요.” [한소리예술단 오서연 봉사자]

by 김재은 행복플랫폼 대표 2018.01.30

재능기부의 형태는 다양하다. 자신의 직업을 이용해 봉사에 나서는 경우도 있고, 평소 자신의 취미로써 다른 사람들을 돕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오서연 봉사자의 경우는 조금 더 독특하다. 오서연 봉사자는 봉사를 위해서 취미로 민요를 시작했다. 그렇게 봉사로, 취미로 민요공연을 한 것이 벌써 8년. 그녀는 아직도 처음 봉사를 시작했던 그날처럼 봉사가 늘 재밌고, 보람차다.
한소리예술단 오서연 봉사자
한소리예술단 오서연 봉사자
봉사를 위해 시작한 민요
그녀가 봉사를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8년 전, 나이가 한 살 한 살 들어가자 먼 훗날까지도 재미있게 봉사할 만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민요를 배우게 되었다.
“제가 중년이 되면 봉사하는 방법을 찾아야겠다는 마음을 늘 갖고 있었어요. 몸을 쓰는 봉사는 나이 들어서는 하기 힘들 것 같아서요. 제가 평소에 좋아하는 민요를 배워서 어르신들에게 기쁨을 줘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그래서 50대 후반부터 일을 하나하나 정리하면서 한소리예술단에 들어와서 민요를 배우는 데만 전념했죠.”
평소 음악을 좋아했던 그녀는 가요와 민요를 후보로 올렸지만 가요교실에서는 봉사단이 따로 꾸려져 있지 않은 모습을 보고 민요교실로 마음을 정했다. 민요를 배우자마자 그녀는 어르신들에게 자신이 배운 것을 선보여 드렸다. 양로원이나 요양원, 요양병원 등에서 한소리예술단원 10명이 모여 공연을 하면, 어르신들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라도 나오셔서 잔치 분위기를 즐기신다.
“누군가는 그럴 거면 공연으로 돈을 버는 것이 더 좋지 않겠냐고 말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 돈을 벌어오는 것보다 훨씬 더 기뻐요.”
봉사의 즐거움이 더해지자 배움에도 더 큰 열정이 따라왔다. 더 많이 배워서 어르신들에게 더 다양하고, 수준 높은 공연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또한 어르신들을 위해 한소리예술단은 다른 팀과 함께 무대를 꾸미기도 한다. 한소리예술단에서 민요와 한국무용을 맡고, 기타팀과 밸리댄스팀 등 다양한 분야의 봉사단이 새로움을 선물한다.
“어르신들께서도 평소에 늘 보던 것만 보시기 보다는 가끔 새로운 것들을 보시고 즐거워하시는 것 같아서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어요.”
한결 같이 느끼는 봉사의 즐거움
같은 한소리예술단 단원인 염규이 봉사자는 오서연 봉사자를 이야기할 때 ‘참 즐겁게 봉사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오서연 봉사자는 정말 즐겁게 봉사해요. 아무리 바빠도 민요봉사는 빼먹지 않고요. 단체에서 무언가를 할 때 나서서 의견을 내세우거나 하지 않지만 조용하게 묵묵히 헌신적인 스타일이에요. 처음에는 노래만 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율동을 하고요. 이제는 어르신들 한 분 한 분 손을 잡아드리기도 하더라고요.”
아프다가도 봉사하는 날이면 말끔하게 낫는다는 오서연 봉사자는 아직도 처음 봉사하던 그날처럼 봉사가 즐겁다고 말한다.
“늘 같은 마음이죠. 제가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뿌듯함도 있고요.”
다만 봉사를 갈 때마다 건강이 안 좋아지시는 어르신들을 봐야 한다는 점이 유일하게 봉사하면서 어려운 점이다.
“저번 달까지만 해도 밝게 웃으셨던 어르신들이 한두 달 사이에 갑자기 건강에 이상이 생기셨을 때 가장 마음이 아프죠. 우리 미래의 모습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동포들에게 들려주는 우리 가락
한소리예술단은 평소 해외봉사도 활발히 하는 편이다. 해외에서 ‘우리 동포들을 위해 봉사해줄 수 있겠냐’는 제안을 받으면 이들은 자비로 여행경비를 마련해 공연을 나선다. 중국, 러시아 등 주로 동포들이 사는 곳에 가서 공연을 펼친다.
“작년 8·15 광복절에 러시아로 공연을 갔었어요. 특별한 날이라 동포들께서 더욱 즐거워해주시더라고요. 그 외에도 우리나라에서 이민 가신 분들을 위해 공연할 때면 오랜만에 들리는 우리 가락에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세요. 그런 모습을 보면 저희도 즐겁고요. 같이 무대에 서서 춤을 추기도 하고, ‘반갑다’, ‘잘한다’ 이런 말을 들으면 더욱 행복해요.”
오서연 봉사자는 봉사로 얻은 즐거움을 무엇에도 비할 수가 없다며 말을 잇는다.
“봉사를 하면 할수록 받는 분들보다 제가 더 행복하다는 것을 느껴요. 아마 봉사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대부분 이렇게 말씀하실 것 같아요. 제가 그분들보다 더 기쁘고, 더 얻어가는 게 많죠. 제가 이 시간에 아무것도 하고 않고 있었다면 나이 들면서 점점 더 우울해졌을 것 같아요. 제가 하고 싶은 것으로 어려우신 분들, 외로우신 분들에게 봉사하면 제가 더 건강해지거든요.”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