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장인정신으로 지속한 50년, [메인인테리어]

장인정신으로 지속한 50년, [메인인테리어]

by 안양교차로 2016.05.20

안양에는 450여 개의 인테리어 업체가 있다. 이중에서 고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업체인 메인인테리어. ‘현장에 답이 있다’라며 대표이사 직함을 쓰지 않는 유성열 실장을 만나, 그간 높은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비법과 차후에 열게 될 아카데미는 어떤 곳인지 알아보았다.
ㅣ주 소 :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목련 대우상가 1층
ㅣ문 의 : 031-382-0425

그의 명함에는 ‘실장’이라고 적혀있다. 유 실장은 현장을 책임지는 ‘실장’이라는 직함이 좋다면서 앞으로도 사장 직함을 사용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가 메인인테리어(이하 메인)를 연 것은 14년 전인 2002년 봄. 청담동에서 주택을 중심으로 인테리어 사업을 벌여 왔던 그는 안양으로 자리를 바꿔 둥지를 틀었다.
“저희 집은 4대 째 목수집안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아버지 일을 도우면서 인테리어 일을 배웠지요. 벌써 47년 째 이 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 동안 한 분야만 파고들었던 그는 아직 한 번도 일을 하면서 지루함을 느껴본 적이 없다. ‘장인’으로서 프로의식을 가지고 일하는 것이 그의 보람이고 긍지다. 때문에 그는 맡은 일을 꼼꼼하게 처리하는 것은 물론 작업에 필요한 자재를 최상품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저희가 사용하는 대리석도 기존 기성품이 아닙니다. 화성에 있는 제 소유 공장에서 직접 재단합니다. 대리석 뿐 아니라 내부 공사에 들어가는 수많은 부속품들 역시 금정에 있는 공장에서 직접 제작해옵니다. 어떤 고객은 ‘몰딩을 합판이 아닌 진짜 원목을 쓰는 데 감동했다’고 말씀하시기도 했어요.”
또한 유 실장은 대표이사라는 명함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실무자로써 고객과 직접 회의를 하여 고객이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짚어내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말은 전달하면 할수록 본래와 다른 이야기가 되기 쉽다.”고 지적한 그는, 메인에서는 주택 내부를 고치고자 하는 고객에게 시공 후 주택 내부의 모습을 예상, 구체적으로 모델링하여 3D 시뮬레이션으로 직접 보여준 뒤 회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때 의견을 바꾸는 고객이 많다고. “체리색을 포인트로 넣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던 한 고객은, 3D 시뮬레이션으로 주택 내부 계획도를 눈여겨본 뒤 체리색이 들어가면 조화가 깨진다는 점을 깨닫고 의견을 바꾸기도 했다. 방 전체를 편백나무로 채우고 싶다고 주문했던 고객은, 편백나무가 수분을 흡수해야 가장 효과적이라는 의견을 듣고 편백나무를 짜 넣을 위치를 방이 아닌 욕실로 바꿨다. 이처럼 직접 고객과 얼굴을 마주하고 의견을 교환하니 고객이 가장 원하는 내용으로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
벽색과 몰딩, 배치 등 전체적인 계획을 고객과 함께 세운 다음의 구체적인 공사계획은 유 실장의 몫이다. 가구를 넣을 테두리를 원목으로 할지, 크기는 어떻게 할지 디테일을 손본다.
“방의 크기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것이 많습니다. 가령 TV수납장 테두리를 5센티로 할지, 7센티로 할지에 따라서 방의 분위기가 상당히 바뀔 수도 있어요. 디테일을 조정하는 것은 저의 몫입니다. 또한 계획은 계획일 뿐이에요. 현장(고객의 주택)에 찾아갔는데 예상과 다른 점을 발견하면 이를 시정합니다.”
메인인테리어만의 또 한 가지 장점은 하청을 주지 않고 직접 이곳에서 모든 것을 제작한다는 점이다. 오랜 세월 이 분야에서 일해 온 덕에 이제는 못하는 게 없다는 유 실장. 타일부터 전기, 목공, 전기배선과 페인트 시공까지 직접 자신의 손으로 처리한다. 때문에 하청을 주다 보면 발생할 수 있는, ‘고객의 요구사항 누락’이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다고.
또한 고객의 입장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는 것 역시 눈여겨볼만하다. 고객의 집에 대한 before/after를 찍은 사진첩을 준비하여 공사가 끝난 다음에 고객에게 제공한다. 배선을 어떻게 했는지, 수리에 필요한 부품은 어디에 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어, 공사 이후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콘크리트 바닥을 전부 뜯어내지 않고도 수리를 할 수 있게끔 한 배려다. 또한 계약금 3천만 원이 넘어가는 공사에는 고객에게 하자보증이행증권을 끊어주는데, 혹시 하자가 발생했을 시 그에 따른 책임을 진다는 증거이므로 고객들이 마음을 놓을 수 있다.
이처럼 프로의식과 고객에 대한 배려로 충실한 나날을 보내온 메인은 오픈 14년째를 맞이하는 6월 20일을 기점으로 아카데미를 만들 계획이다.
“제가 반세기 동안 공부했던 것을 전달하고 싶어요. 이론에 치우치지 않고, 현장에서의 대처법을 알려주는 수업을 할 예정입니다. 20%의 이론, 80%의 실습으로 진행할 겁니다. 제가 맡은 인테리어 공사 현장에 수강생과 함께 나가서, 실제로 어떻게 인테리어가 이루어지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직접 자기 손으로 공사를 진행해보는 수업이죠.”
그가 이 같은 아카데미를 열기로 결심한 데는 이유가 있다. 그는 ‘초심을 잃지 말자’는 생각에 일 년에 두 번씩 ‘일용잡부’로 현장에 나가는데, 이곳에서 사람대접을 못 받고 일하는 수많은 5·60대와 마주쳤다. 그 중에는 잘 운영하던 사업을 하루아침에 정리하고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도 꽤 많았다. 수요는 많지만 공급이 없는 인테리어 시장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그가 보기에 매우 안타까운 일이었다.
“타일과 도배, 전기, 목공까지 인테리어에 필요한 작업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수업을 진행할 겁니다. 현재 국비지원으로 할 수 있는 인테리어 수업은 현장수업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요. 저희는 그 부분을 보다 집중적으로 교육할 것입니다. 금액도 월 30만원에 2개월 과정으로 저렴하게 책정할 계획이에요. 보다 많은 사람들이 현장에서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인테리어 기술을 배워 희망찬 앞날을 일굴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