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소박하면서 정겨운 물왕저수지의 주꾸미 집 [참소예주꾸미]

소박하면서 정겨운 물왕저수지의 주꾸미 집 [참소예주꾸미]

by 안양교차로 2016.03.11

피로회복과 피부노화 방지에 도움이 되는 타우린이 듬뿍 든 주꾸미. 저렴한 가격에 풍성한 영양으로 근래 들어 주꾸미 요리집이 늘어나는 추세다. 매콤한 맛은 물론 나들이 온 듯한 정겨움을 갖춘 내부, 여기에 실속있는 가격을 갖춘 주꾸미 집 ‘참소예’를 소개한다.
주 소 : 시흥시 물왕동 331-4 (시흥 물왕저수지 인근)
문 의 : 031-410-5553

‘참 소박하고 예쁘다’라는 말을 줄여 ‘참소예’라는 이름을 만들었다는 김응정 사장. 그가 이곳을 운영한지 어언 2년 4개월이 흘렀다. 그는 외식업에 종사한 지 얼마나 되었냐는 질문에 ‘이전에 호프집 운영을 11년 가까이 했었다’고 밝혔다. 서울 모 대학 근방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면서 노하우를 쌓은 그는 5월 1일 노동절에 물왕저수지 방문을 계기로 참소예를 오픈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렇듯, 마음먹은 대로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자리를 물색하는 것부터 업종 선택 이후에도 공부와 고민의 연속이었다고.
“어느 주꾸미를 사용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먼저였어요. 주꾸미라는 게 어느 지역에서 잡혔느냐에 따라 식감이 완전히 달라요. 국내인지 국외인지, 어느 나라인지, 그 나라의 어느 지역에서 잡혀서 어떻게 가공되었느냐에 따라 다르죠.”
수없이 요리해 보며 차이점을 분석하면서 그는 ‘가장 쫄깃한 주꾸미’를 찾아 헤맸다. 단지 식감만 좋아서도 곤란했다. 신선하고 영양가가 풍부하고 오동통할 것은 기본이었고, 이외에도 식감이 식은 뒤에도 유지가 되어야 했고 오동통하면서 특유의 풍미가 조리 후에도 거슬리지 않아야 했다. 어느 주꾸미가 이에 부합하는지를 알아보는 방법은 단 한 가지뿐. 직접 조리해 보는 것. 양념 역시 고민의 연속이었다. 산적한 과제 중 하나는, 어느 정도의 매운 맛을 유지할 것이냐였다. 지나치게 매워도 안 되고, 그렇다고 너무 삼삼해도 손님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 그는 손님들의 취향에 맞는 주꾸미 맛을 연구하기 위해 아침 일곱 시에 출근해서 새벽 두세 시에 들어갈 때까지 다양한 방식의 주꾸미 요리를 거듭했다. 또한 김포와 수원, 인천과 부산 등지를 돌며 주꾸미가 맛있다고 소문난 집을 찾아 그들의 비결이 무엇인지를 탐구했다.
색감 역시 고민의 대상이었다. 음식은 맛으로만 먹는 게 아니라 눈으로도 먹는 것. 새빨갛고 먹음직한 색깔을 내기 위해서는 고춧가루의 품질이 우선된다. 그는 수없이 많은 방앗간을 돌다가 부천의 한 방앗간과 계약을 하게 됐다.
“아버지의 가업을 아들이 이어 30년 넘게 방앗간을 하는 집이었어요. 다른 방앗간과 달리 본인들의 생산품에 자존심을 걸고 있는 것을 보고 믿고 계약을 하게 됐죠.”
현재 참소예의 대표 메뉴로써 손님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주꾸미 세트(11,000원)는 맵고 꼬들꼬들한 주꾸미와 도토리 가루에 각종 해물과 야채를 넣어 만든 도토리 전, 상큼함이 일품인 도토리 묵사발 및 샐러드가 함께 나온다.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고, 주꾸미의 매운 정도를 샐러드나 도토리 전, 묵사발로 완충할 수 있어서 손님들의 호응이 높다.
쉬지 않는 변화, 명소를 목표로
그는 ‘사장이 브랜드’라고 언급했다. 큰 규모의 회사가 아닌 작은 규모의 업장은, 사장이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가 손님들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 참소예 역시 내부 인테리어는 물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하여 손님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먼저 참소예는 나무를 이용한 전통 한옥 구조로, 내부 한쪽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나들이 온 기분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또한, 계절별로 내부 인테리어에 변화를 주고 있으며 입구에 장독대와 다양한 화분을 장식하고 있다. 그런데 그가 화분을 한두 개 바꿀 때마다 손님들이 이를 지나치지 않고 알아보며 ‘사장님 꽃이 바뀌었네요.’라면서 관심을 보인다는 것.
“저희 식당이 시내에 있지 않다 보니 손님들이 저희 집으로 오시기 위해서는 반드시 운전해야 합니다. 그만큼 품을 들였으니 야외로 나들이를 왔다는 기분을 느끼게끔 해드려야죠.”
손님들에게 식사는 물론 부수적인 즐거움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참소예. 때문에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단골이 되는 경우가 많다. 부천이나 평택 등지는 물론 대구나 부산 등의 지방에서도 이곳을 찾아온다고. 특히 시흥에 살다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한 뒤, 연고가 없는데도 참소예를 찾아오는 손님들도 있다고.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은 30대 후반으로 시화에 사신다던 한 남자분이에요. 처음에는 하루 두 번을 찾아오시더라고요. 점심에는 친구와 저녁에는 직장 동료와 함께 오시는 식이었죠. 지금은 물론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여전히 주기적으로 저희 참소예를 찾아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시는 손님 중 한 명이시죠."
현재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한다는 김 사장. 그는 앞으로 참소예가 나아갈 길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주꾸미에 곁들어 먹을 수 있는 걸 찾고 있습니다. 갑오징어 숙회나 명태조림을 고민하고 있어요. 가족 단위로 저희 참소예를 찾는 손님들을 위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떡갈비 메뉴를 내놓은 것 역시 이러한 노력의 결과였죠. 손님들의 니즈를 분석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고객들이 ‘시흥 물왕저수지의 주꾸미 집’하면 바로 떠올릴 수 있는 명소가 되는 게 제 목표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