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안양새마을부녀회 / 어르신들의 수호천사...

안양새마을부녀회 / 어르신들의 수호천사...

by 안양교차로 2013.07.15

지난 해 조사에 따르면 전국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600만 명에 달했다. 이 중 홀몸노인은 100만 명을 넘어섰다. 폐지를 수거하며 사는 노인 중 45%가 홀로 거주하고 있었다는 통계도 있다. 홀몸노인이 사회문제로 등장한 지 오래되었지만, 속 시원한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이런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나선 단체가 있다. 가 그곳이다. 이곳의 전명화 회장을 만나 활동의 이모저모를 들어보았다.
문의 : 여성단체협의회내 (031-386-6151)
의 규모는 오백 명에 달한다. 한 동당 회원이 15명이다. 이들의 활동은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큰 비중을 두고 시행하는 활동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는 홀몸노인 돌보기다. 홀몸노인의 대부분이 가족과 사회에게서 방치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책 역시 부족한 실정이다. 어르신들은 건강이 좋지 않거나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도 자녀에게 부담이 되는 것을 꺼려 연락을 하지 않아 고독사의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 예산의 어려움도 한몫 더한다. 전 회장은 새마을부녀회에서는 홀몸노인 돌보기를 어르신들의 어려움 해결과 자살방지 차원에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상자는 65세 이상 어르신 중에서 소득에 관계없이 선정한다. 한 달에 두 번 방문하여, 사는 데 불편함은 없는지 건강은 괜찮으신지 체크한다.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는지를 살피고 수시로 전화하여 안부를 확인하고 다독인다. 필요할 때는 주민센터나 복지회관을 연계해 드리기도 한다. 이곳을 이끄는 전명화 회장은 이 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경제적인 곤란도 문제지만 정서적인 빈곤이 문제입니다. 시원하게 말 터놓을 이 하나 없는 괴로움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죠.”라며 정서적 소외가 더욱 문제라고 설명했다. 대상으로 선정된 홀몸 노인 가운데는 자녀나 가족이 있어 경제적으로는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자녀가 어르신을 찾아뵈어 담소를 나누는 등의 교류는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그는 전했다.
건조한 마음에 단비가 되다
고립감과 외로움은 인간의 마음을 건조하게 만든다. 이 때문에 처음 방문했을 때 거부감을 보이는 분도 종종 있었다고 전 회장은 말했다. “방문한 사람의 눈물이 쏙 빠지게 욕하는 분도 있어요. 자존심이 상해 마음을 열지 않으시는 거죠. 하지만 두 번째, 세 번째 방문에서는 조금씩 달라지십니다.”라고 그는 전했다. 그는 본인이 찾아뵈었던 한 할머니를 예로 들었다. “아파트 24평에 홀로 살고 계신 85세 할머니셨어요. 스물아홉 꽃다운 나이에 남편이 급체로 돌아가시고, 이후 남동생이 장가 간 뒤에는 친정에서 나와 사신 분이에요. 고단하고 외로운 삶을 바라보는 남들의 시선이 두려워 아들, 딸은 미국에 이민 갔다고 이웃에게 말하고 사셨다고 합니다.” 할머니의 집에는 작은 냉장고에 옛날 텔레비전이 살림의 전부로, 세탁기조차 없었다. 몸도 성치 않았다. 당도 있고 거동도 불편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기 싫어 이웃에게도 도움을 청하기 쉽지 않았다. 꾹 참고 불편을 감수하는 삶에 익숙해져 있던 할머니는 처음에는 부녀회의 방문에 퉁명스럽게 반응했다. 하지만 이 역시 몇 번 반복되는 사이 완화되었고, 나중에는 언제 찾아오느냐고 묻게 되었다.
이렇게 시작한 따뜻한 연결은 단순히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았다. “회원 중 한 분은 본인이 담당했던 어르신께 개인적으로 연락하고 찾아뵙고 있습니다.”라고 전 회장은 전했다. 2012년 12월로 만남은 마무리 되었지만, 그간에 쌓은 정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또한 올해 4월부터 인원을 재선정하여 다시 사업을 시작한다.
김치를 배달하고 안양시를 깨끗하게 하다
이외에도 매월 된장 고추장, 김치 등 밑반찬을 만드는 활동을 빼놓을 수 없다. 재료인 콩을 직접 사서 정성껏 조리하여 홀몸 노인에게 배달한다. “어제도 파김치를 만들어 각 동에 나눠줬습니다.” 라고 전 회장은 밝히며, 각 동에서 어려운 이웃을 선정한 뒤 김치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봄에 맞이하는 어버이날에는 다양한 음식을 준비해 어르신들을 초대한다.
세 번째는 안양시를 깨끗이 하는 활동이다. 3월부터 11월(8월제외)까지 매월 1일마다 공원이나 이면도로에서 새마을대청소를 실시한다. 봄, 가을에는 정류장, 육교, 가드레일 등에서 물청소를 한다. “험하고 궂은일은 다 한다고 보면 됩니다.”라고 전 회장은 미소 지었다. 뒤이어 그는 “안양시 자원봉사센터에 가면 만 시간 이상 봉사를 하셨다는 증거로 배지를 가슴에 달고 계신 분들을 볼 수 있어요. 그 분들을 보면 저는 뭘 하고 살았을까 반성이 되죠.”라며 겸손함을 드러냈다.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