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행복한 마을을 만들어가는 한의원” [김경희 행복한마을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보건예방실장]

“행복한 마을을 만들어가는 한의원” [김경희 행복한마을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보건예방실장]

by 안양교차로 2017.12.05

안양에 위치한 행복한마을한의원은 개인 한의원이 아니라 조합원들이 공동으로 출자해 운영하는 협동조합 한의원이다. 조합원들은 ‘나’뿐만 아니라 우리 마을을 위한 한의원을 꿈꿨다. 아픈 사람이 줄어들고, 아픈 사람이 있다면 충분히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건강하고 행복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 행복한마을한의원이 생겨났다. 한의원에서 나온 잉여금은 조합원들과 지역을 위해 쓰인다.
장애인이 방문치료를 받을 수 있는 행복한 마을
행복한마을한의원은 찾아오는 환자들의 진료만큼이나 오지 못하는 환자들의 진료에도 공을 들인다. 거동이 불편해 이동이 어려운 장애인을 위해 방문진료와 방문간호를 하고 있다.
“보통 장애가 있으면 이동이 어렵다보니까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서 고립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실제로 저희가 방문해보면 아픈 몸보다도 외로움 때문에 더 힘드시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매번 직접 집으로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몸의 괴로움뿐만 아니라 세상에 혼자밖에 없다는 외로움도 호전되어갔다.
“꼭 건강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어도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하게 되고, 나중에는 친구처럼 느끼게 되죠. 정서적으로 서로를 지지하게 되고, 저는 이 경험을 통해서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높아질 수 있었어요.”
행복한마을한의원에서는 중증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나들이도 기획해 실행에 옮겼다. 그동안 이동이 쉽지 않아 나들이가 어려웠던 장애인과 그 가족들은 오랜만의 외출에 활짝 웃어보였다.
장애인도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행복한 마을
행복한마을한의원에서는 장애인 대상의 건강실천단도 운영하였다. 건강실천단은 단순히 한 번의 진료나 치료가 아니라 주기적으로 함께 모여 건강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건강강좌를 듣거나 건강 상식을 공부하는 모임이다.
건강실천단의 프로그램 중 몸펴기 운동은 자폐나 지적장애를 겪고 있는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자세를 바르게 하고 몸을 펴는 방법을 알려주는 강좌다. 자세가 바르지 않으면 관절이 굽어지면서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고, 더 심한 경우 질병으로 발전되기도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10회로 운영하였던 몸펴기운동은 이후에도 몸펴기운동 강사의 자원봉사로 계속 운영하고 있다.
뇌병변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명상수업도 진행했다. 명상을 통해 뇌의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어 기획한 이 프로그램은 명상뿐만 아니라 이들의 자아계발에도 큰 도움을 주었다. 전문가와 이들을 연결해 재능을 꽃피울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다.
“그 중에 그림을 잘 그리는 분도 계시고, 글을 잘 쓰시는 분, 컴퓨터를 잘 다루시는 분이 계셨어요. 그래서 그림을 잘 그리는 분은 전시회를 열고, 글을 잘 쓰시는 분은 이 그림이 그려진 엽서 뒤에 시를 쓰셨어요. 컴퓨터를 잘 다루시는 분은 홍보영상을 만들어주시고요.”
치료가 아닌 예방으로 아프지 않도록 도와주는 행복한 마을
조합원이나 지역주민 대상으로 하는 건강실천단이나 소모임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이를 통해 치료가 아닌 예방을 목적으로 하여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주었다. 얼마 전에는 갱년기 여성을 대상으로 한 건강실천단을 진행해 갱년기에 대해 이해하고,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체험해보기도 했다. 5주간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함께 책을 읽는 소모임으로 발전되었다. 이 과정에서 행복한마을한의원은 촉진제의 역할일 뿐 모임 내에서 자발적으로 모일 수 있도록 한다. 정홍상 원장이 직접 참여하여 4년 이상 이어가고 있는 소모임으로 ‘동의보감 읽기’도 있고,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몸펴기 운동도 있다.
또한 행복한마을한의원은 장애인복지관, 재가노인복지센터, 장애인협동조합 등과 MOU를 맺어 무료 진료를 진행하고 있다.
“아무래도 경제적인 부담이 없어야 필요할 때 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행복한마을한의원은 앞으로도 행복한 마을을 만들기 위한 건강사업을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다. 취약계층에 대한 방문진료와 간호는 물론이고, 앞으로는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증 등 안 좋은 습관이 쌓여서 병을 초래하는 생활습관병에 대한 건강실천단도 열 예정이다.
“행복한마을한의원에서 나오는 수익은 원장님에게 돌아가지 않고, 지역사회의 구성원들과 어려운 이웃들에게 돌아갑니다. 한의원을 찾으실 일이 있다면 행복한마을한의원을 많이 이용하셔서 좋은 일에 동참해주세요.”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