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생각하고, 행동하고, 변화하는 10대를 위해” [군포탁틴내일 김순천 상임대표]

“생각하고, 행동하고, 변화하는 10대를 위해” [군포탁틴내일 김순천 상임대표]

by 안양교차로 2017.09.05

탁틴내일은 아동·청소년이 행복한 사회를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민간단체로, “Thinking, Acting, Changing Teenager”의 앞 글자를 따 만들어졌다. 탁틴내일은 아동과 청소년들의 인권이 보장되는 밝고 건강한 사회 환경에서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군포탁틴내일은 1999년부터 현재까지 아동·청소년 인권운동과 더불어서 진로교육, 타자 존중교육, 미디어교육, 학교폭력 예방교육, 성교육, 그리고 집단상담, 가족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다.
[군포탁틴내일 김순천 상임대표] 아이들의 왜곡된 성행동을 바로잡다
군포탁틴내일은 아동·청소년 성교육으로 시작된 단체로, 학교, 지역아동센터, 위센터, 두드림센터 등에서 왜곡된 성행동을 한 아이들을 교육하고, 가해자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예방을 위한 성교육을 요청받기도 한다. 특히 요즘에는 아동·청소년의 왜곡된 성행동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 성교육과 상담 요청이 더 많아지고 있다.
“사실 과거에도 왜곡된 성행동과 관련된 문제는 많았어요. 하지만 과거에는 외부로 드러나지 않았거나 다양한 형태의 성행동을 문제로 인지하는 감수성이 떨어졌고 그것을 수용하는 우리사회 공감력도 지금과 많이 달랐을 뿐이죠. 지금 이렇게 우리 사회 전반적인 영역에서 문제 성행동이 보도되고 피해 보고가 많아진 이유는 우리가 가부장적 사회구조에서 용인되었던 성행동들이 ‘잘못’이라고 인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에요. 예전에는 이러한 문제 행동을 구성원들이 가해 행위자에 더 공감하며 조직적으로 숨기고, 없었던 일로 만드는데 급급했다면 이제는 이러한 문제행동들이 우리 사회의 본질적인 병리라는 것을 조금씩 알아차리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에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과정이라 생각해요. 그것을 위해 많은 활동가들이 노력하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은 아동·청소년의 왜곡된 성행동의 이유를 개방된 성 문화로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김순천 군포탁틴내일 상임대표는 그 이유 중 하나가 스마트미디어를 통한 유해정보 습득이라고 여긴다.
“예전 세대는 찾아봐야 하고, 찾아가야 하고, 빌려와야만 볼 수 있었던 매체들이 이제는 손 안에 늘 있어요. 어른, 아이 구분 없이 누르기만 하면 쏟아지는 유해한 정보들은 성장기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스마트미디어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는 보호벽이 존재하지 않은 상황에 아직 비판적 사고가 가능한 논리 체계가 부족한 아동·청소년이 자극적이며 유혹하는 수많은 성 정보에 쉽게 노출됩니다.”
그래서 탁틴내일은 아동과 청소년들이 성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을 최우선으로 성교육을 하고 있다.
[성교육활동가 양성과정 강의]

청소년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변화하는 동아리활동
군포탁틴내일에서는 아동·청소년들이 주체가 되는 청소년 동아리활동도 운영한다. 청소년들이 직접 주제를 정해서 동아리를 구성하고 군포탁틴내일에서는 활동을 지원한다. 올해로 8년째 된 ‘마음새’ 동아리가 대표적이다. ‘마음새’에서는 학생들이 매년 다음 기수를 모집해 자신들이 하고 싶은 활동을 기획한다.
보컬 동아리를 만들어 경로당에 가서 공연을 하고, 스마트미디어를 제대로 사용하는 법에 관한 캠페인 활동과 더불어 지역의 스마트미디어 소외 어르신들께 사용법을 알려드리는 활동, 소수자에 대한 이해활동으로 점자 공부를 하고, 점자책을 직접 만들어 산본도서관에 기증하기도 했으며, 2017년은 청소년유해환경 감시활동을 기획해 활동하고 있다.
“아이들이 직접 ‘우리에게 유해한 환경이라는 것은 뭘까, 광고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학교 근처에는 청소년유해업소가 있으면 안 된다는 법이 있다는데 우리 학교 근처에는 정말 없는 걸까?’를 조사하고, 토론하고 있어요.”
[아웃리치 활동]악기를 연주하며 자기효능감을 배우는 아이들
2013년 시작한 관현악단도 군포탁틴내일의 중요 청소년 활동이다. 정서적으로 불안한 청소년들을 장기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계획한 관현악단은 처음에는 효과가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전혀 악기를 다뤄본 적이 없는 청소년들이 바이올린, 첼로, 트럼펫, 플롯, 클라리넷 등 클래식 악기를 다룬다는 것은 분명히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다행히 청소년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 관현악단에 들어오기 위한 유일한 통관의례는 면접이다. 자신이 어떤 어려움을 갖고 있고, 어떤 변화를 기대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전부일 뿐 악기 실력은 고려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관현악단 활동의 효과는 아주 컸어요. 9~10개월간 7~8곡을 연습해 연주회를 가졌던 청소년들은 자기효능감을 획득해요. 몇 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노력한 자기자신을 연주회를 통해 스스로 경험하는 것입니다. 연주회를 한 번 하고 나면 ‘선생님 다음 연습은 언제예요?’ 라면서 부족했다고 느끼는 자기를 다시 회복하고 싶어하고 더 나은 자기 경험을 기다리게 되지요.”
실제로 관현악단을 통해 성장한 청소년들은 많았다. 2016년 활동에 참여한 한 청소년은 면접을 보러 왔지만 제대로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말을 못했다. 폐쇄적인 생활을 하던 아이가 스스로 찾아와 자신을 바꾸고 싶다고 했고, 군포탁틴내일에서는 이 청소년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 청소년은 관현악단에 점차 적응하며 자신보다 어린 단원들을 챙기는 큰 형이자 큰 오빠가 되어갔다. 1년 동안의 관현악단 활동을 마무리 한 뒤 스스로 진로를 고민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선택하는 과정에 있다.
게임에 과몰입 되어 있던 한 청소년은 보호자에 의해 군포탁틴내일을 처음 찾았다. 게임을 하다가 오느라 늘 늦곤 했다. 그러나 점차 관현악 활동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획득하며 연습시간 1시간 전에 나와서 자리를 정리하고 선생님들과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어려움에 빠져있다는 얘기는 전환을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없다는 뜻이에요. 청소년들이 어려움에 빠져있다고 하면 그것을 전환할 수 있는 용기도 부족하고, 힘도 부족하고, 정보도 부족해요. 그런 청소년들은 누군가가 도와줘야 해요. 정보를 제공해 주고, 용기를 북돋아 주고 초반에 자기 에너지를 얻을 때까지 지지해 주고 존재 자체를 공감해 주어야 해요. 우선은 이렇게 청소년들을 지원할 사회 구조가 우리 사회에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아이들도 이러한 기회가 왔을 때 일단 한 번 도전해 봤으면 좋겠어요. 제가 늘 아이들에게 하는 말이 있어요. ‘한 번 시작해 봐. 그러다가 힘들면 다른 선택을 하면 돼.’라고요. 아이들이 힘들어 하는 그곳에 머물러 있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