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제 편견을 깨기 위해서 봉사를 더 하고 싶어졌어요.” [김은하 봉사자]

“제 편견을 깨기 위해서 봉사를 더 하고 싶어졌어요.” [김은하 봉사자]

by 안양교차로 2017.08.16

김은하 씨는 스스로 자신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래서 더 봉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단다. 자신에게 남아있는 이러한 편견이 스스로도 부끄러워서였다. 그녀는 장애인에 대한 거부감에 뒷걸음 치지 않았다. 대신 ‘자주 접하는 만큼 점점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편견과 싸우고 있다.
내 아이를 위한, 내 아이의 친구들을 위한 봉사
그녀는 아이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학부모들이 참여할 수 있는 봉사활동이라면 무엇이든 참여했다. 녹색어머니회와 학교지킴이, 보람교사, 청소, 시험 감독 등의 봉사에서 그녀가 빠지는 일은 거의 드물었다.
“아이들 있는 집에서는 엄마들이 흔히 하는 봉사에요. 또 내 아이와 아이 친구들을 위해서 하는 일이어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안 했었어요.”
또한 아이들의 의무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 그녀도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처음으로 한 봉사는 산본 5 단지에 위치한 가야복지회관에서 주관했던 김장행사였다. 가야복지관을 통해 알게 된 어르신 한 분을 위해서는 한달간 일주일에 한 번씩 방문에 음식을 차려드리고 청소를 해드렸다. 아이들도 역시 어르신 말벗을 해드리며 안마를 하곤 했다.
이렇게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한 김은하 씨 가족은 장호원에 있는 장애인복지센터인 ‘작은평화의집’과도 인연이 되었다. 남편의 친구 가족이 봉사한다는 소식에 흔쾌히 합류해 한 달에 한 번 직접 식사를 차려드리기 위해 장을 보고 야채를 다듬고 점심 한 끼를 맛있게 만들어 대접했다.
“‘작은평화의집’에 계신 분들은 대다수 자폐나 뇌성마비 등을 앓고 계신 분들이에요. 한 분 한분 일일이 떠 먹여드려야 해서 기존의 복지사분들만으로는 일손이 많이 부족했었던 것 같아요.”
식사 후에는 산책이나 운동을 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함께 시간을 보냈고, 이후에는 목욕이나 빨래, 설거지도 이어졌다.
내가 가진 편견을 깨기 위한 봉사
그녀는 ‘작은평화의집’에서 봉사를 시작하면서 자신이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저는 처음 장애인들을 대하면서 약간의 거부감을 느꼈어요. 우리 아이들은 전혀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울리더라고요. 저는 아직까지도 장애인들에게 쉽게 다가서지 못하거든요. 이런 마음이 참 부끄러워서 장애인 관련 봉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요.”
최근에는 시각장애인협회에 근무하는 친구에게 소개받아 시각장애인 축구대회에서 아이들과 함께 볼보이와 식사도우미 역할을 하며 행사진행 봉사를 하기도 했다. 시각장애인 축구대회에서는 시각적으로 공을 보고 차는 대신 공에 방울을 넣어 청각과 발끝의 감각만을 이용해 공을 찬다.
“이렇게 하루 종일 시각장애인과 생활해보니 시각장애인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또 일상 생활에 있어서 시각장애인들이 겪는 불편함에 대해서도 공감하게 됐고요.”
이를 계기로 그녀는 장애인센터에서 장애인활동보조를 공부해 수료증을 취득할 계획을 세웠다. 또한 가을부터 시작한다는 시각장애인 수리산 산행 보조 도우미와 간혹 치러지는 외부 행사에도 길잡이 역할로 자주 봉사에 힘쓸 생각이다.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
장애인 관련 봉사에 이어 그녀가 관심을 갖고 있는 지역사회 봉사는 아주 오래전부터 궁내동주민자치 위원을 했고 현재 아파트 반장, 부녀회 총무를 맡아 실천하고 있다.
“아는 언니가 부녀회장을 하면서 봉사를 굉장히 많이 하시더라고요. 항상 그 언니를 보면서 ‘저렇게 열심히 봉사하면서 살아야겠구나’ 생각했었어요. 그러던 중 그 언니가 회의에 참여할 인원이 부족하다며 회의에 참석해달라고 하더라고요. 그 자리에서 총무를 맡아보라는 권유에 얼떨결에 봉사를 시작했어요.”
이렇게 지역사회에서 봉사를 하게 되면서 그녀는 군포 지역사회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어서 보람을 느꼈다. 군포 내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로 꼽히는 철쭉 축제 때는 궁내동 부스를 운영하는데 도움을 주고, 가족문화행사에서는 행사 도우미로 참여했다. 소소하게 낙엽 쓸기, 잡초 뽑기, 거리 청소, 눈 치우기, 화단 가꾸기 등 잡일을 하면서도 지역사회를 내가 깨끗하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에 힘들지가 않다. 또한 어버이날이나 복날 등에는 어르신들을 위한 식사대접을 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군포문화예술회관에서도 문화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면서 행사나 공연을 할 때 안내 도우미나 행사스텝으로 원활한 진행을 돕는다.
그녀는 평소 어려운 이웃들뿐만 아니라 그녀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소소하게 챙기곤 한다.
“제가 원래 오지랖이 넓어서 주위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작은 것이라도 해주는 것을 좋아해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면 뿌듯하고 행복더라고요. 사는 게 보람되고 즐겁게 느껴지죠.”
어르신들이 어디를 간다고 하면 운전해 그곳까지 모셔다드리기도 하고, 좋은 곳이 있으면 사람들을 모아 함께 가기도 한다. 이렇게 배려하고 도와주는 모습을 봐서인지 아이들도 그녀를 똑같이 닮았다. 주변에서 아이들을 보며 ‘인성이 이렇게 좋은 아이가 없다’며 칭찬이 자자할 정도다.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돕는 행동이 결국 그녀 자신의 행복과 아이들의 행복으로 돌아온 셈이다.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