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아이들이 골프선수라는 자신의 꿈을 이어갈 수 있도록” [김창연 한국청소년골프협회 회장]

“아이들이 골프선수라는 자신의 꿈을 이어갈 수 있도록” [김창연 한국청소년골프협회 회장]

by 안양교차로 2017.07.04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골프는 많은 비용과 경험이 필요하다. 그래서인지 비교적 부유한 이들이 한다는 선입견이 있어 청소년골프선수들에 대한 사회단체나 기업의 지원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선수들 중 일부는 더 이상 선수로서의 길을 걷는 데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래서 사단법인 한국청소년골프협회는 이런 아이들의 꿈을 키우고 지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른 스포츠처럼 골프도 지원이 필요합니다
한국청소년골프협회는 지난 2015년에 창립된 사단법인으로, 청소년 골프선수를 육성하고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골프선수들은 주로 대회를 통해서 경기력이 향상되기 때문에 매년 10여번의 전국골프대회를 개최하고 그 대회를 통해 재능 있는 선수를 발굴하고 선발하여 장학금이나 전지훈련을 비롯한 훈련에 필요한 실질적인 지원을 하고 있어요.”
안양, 과천, 군포, 의왕 지역을 포함해 형편이 어려운 선수들은 무료로 레슨을 받을 수 있게 협회 내 티칭프로들과 연결하고, 골프용품업체들을 통해 골프의류 및 장비 등 용품 지원도 활발하게 해나가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안양, 과천, 군포, 의왕 지역에는 있는 골프장이 단 한 개뿐이라는 사실이다. 또한 이 하나의 골프장마저도 특별회원제로 운영되기에 일반인인 청소년들로서는 들어가기가 어렵다. 따라서 한국청소년골프협회에서 관내 골프장 이용을 지원하기는 어렵지만 경기남부권 골프장들의 협조를 받아 라운드를 할 수 있는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일부선수에게는 해외 지회를 통해 일인당 천만원 정도가 드는 해외동계전지훈련도 지원한다.
이렇게 협회의 지원과 대회를 통해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 자라나 세계무대에 나가서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자신이 하는 일이 얼마나 뜻 깊은 일인지를 깨닫는다는 김창연 회장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진 청소년들을 지원하는데 자부심을 가지고 초심을 잃지않고 계속적인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다시 한 번 더 다짐을 한다.
“경기가 어렵다보니 골프용품 업체들도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에요. 그러다보니 대회 개최나 물품 지원에 있어서도 전보다는 줄어든 상황이죠. 특히 참여하는 업체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어요. 게다가 일반적으로 골프하는 애들은 전부 다 부자라고 생각하곤 해요. 물론 이런 경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있어요. 골프에 재능이 있어 보이기에 시켜봤는데 경제적인 이유로 계속 할 여건이 안 될 수도 있고, 처음에 자식에게 골프를 가르칠 때까지만 해도 형편이 여유로웠지만 이제는 아닐 수도 있어요. 골프에 있어서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위상이 굉장히 높은 편인데도 부자 스포츠란은 인식으로 인해 꿈을 지원해 주는 곳이 적다는 점이 무척이나 안타깝죠.”
그렇기에 김창연 회장은 선수들에게 하나라도 더 지원해주기 위해 업체들을 자주 만나 이러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지원의 필요성를 강조하며 업체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이를제시하는 등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송년회와 맞바꾼 어르신들의 식사대접
이렇게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일을 하다 보니 김창연 회장은 골프 외에, 사회적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매년 이어져오던 송년회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껴 무료급식소에 쌀을 지원하고, 김장 봉사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전까지는 선수들과 학부모를 초청해서 송년회를 열면서 시상식도 하고, 그간 협회에서 한 일을 알리곤 했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송년회에 들어가는 비용이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밥 한 끼 먹고, 장소 빌리는데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거든요. 그래서 시상식을 여는 송년회도 나름대로의 의미는 있지만 이렇게 어려우신 분들에게 쌀과 김치를 지원하기로 했죠.”
한국청소년골프협회는 비영리법인이기에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는 것도 없어 송년회와 지역 봉사를 병행하기가 힘들기에 과감하게 송년회를 포기한 김창연 회장은 지금으로부터 4~5년 전부터 관내 독거노인들을 위한 김장봉사를 시작했고, 3년 전부터는 두군데의 무료급식소에 쌀을 20~30포씩 지원하고 있다.
“남을 돕는다는 것이 아주 작은 관심만 가지면 되는 일인데 시작이 쉽지 않죠. 그래도 시작하고 나면 중독성이 있어서 계속 하게 되요. 안 하면 안 될 것 같은 생각도 들고, 하다 보니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져요.”
김장봉사를 시작하면 몇 시간 동안 허리 한 번 펴지 못하고 김장을 해야 하지만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뿌듯함이 크다.
“허리가 아파도 내가 이렇게 직접 담근 김치를 필요하신 분들이 드신다고 생각하면 어찌나 보람 있는지 몰라요.”
무료급식소 또한 그가 매년 직접 찾아가서 쌀을 전달한다. 그렇게 할 때마나 무료급식소에서는 ‘일반적으로 하기 어려운 결정인데 이렇게 해주셔서 고맙다’며 ‘제때 끼니를 못하는 분들, 혼자서 식사를 차려드시기 어려운 노인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겠다’며 감사인사를 전한다.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봉사에 참여하길
앞으로 그는 김장봉사나 무료급식소 지원은 꾸준히 이어가는 한편 지역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봉사에 많은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또한 ‘나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많은 이들이 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는 새로운 계획도 세웠다.
“제가 모든 봉사를 하기에는 힘든 만큼 제가 할 수 없는 부분은 다른 사람들의 참여로 조금 더 확대해나갈 수 있도록 주변에 봉사를 권유하고 있어요. 또 협회에서는 더 많은 업체를 섭외하고, 선수들이 더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세심히 챙겨 앞으로 이 청소년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을 필요로 하는 자리에서 사회의 일원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잘 지도하고 보살펴 줘야겠죠.”
그는 마지막으로 봉사에는 크고 작은 것이 없다며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제가 술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우스운 얘기지만 술 한두 번만 안 마셔도 봉사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는 마음이 중요해요. 하다보면 자기 스스로 더 하고 싶어서 봉사를 하는 시간이나 지원 범위를 늘려나가기도 하고요. ‘내가 조금 봉사하는 게 큰 도움이 될까?’ 혹은 ‘나 아니라도 봉사하는 사람들 많겠지’하는 생각을 갖기보다는 우선 시작해보세요. 처음에는 금전적으로, 혹은 시간적으로 손해라고 생각하더라도 나중에는 내가 주는 것보다 훨씬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어 ‘봉사는 손해가 아닌 남는 장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겁니다.”
환하게 웃어보이는 그의 미소에서 그가 봉사로 얻은 행복감을 엿볼 수 있었다.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