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잠재력이 큰 청소년과 청년들이 더 큰 세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인생나자작업장 사회적협동조합 손윤경 팀장]

“잠재력이 큰 청소년과 청년들이 더 큰 세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인생나자작업장 사회적협동조합 손윤경 팀장]

by 안양교차로 2017.02.28

인생나자작업장은 인권, 생태, 나눔, 자립을 실천하는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인생을 잘 나아가자는 의미를 담아 만들어졌다. 잠재력이 큰 10대와 20대를 주 대상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인생나자작업장은 4년째 청소년과 청년들을 위한 든든한 지지 기반이 되어주고 있다.
<인생나자작업장 사회적협동조합 손윤경 팀장>

자신의 재능을 깨닫도록 도와주는 인생나자작업장
인생나자작업장은 지역 내 10대와 20대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전부터 청소년 활동을 하던 손윤경 팀장은 청소년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청소년들이 경험하는 활동의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을 믿었다. 이를 위해서는 마을에서 애정 어린 눈으로 아이들을 봐줄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했다. 운 좋게도 마을 청소년들에게 멘토가 되어줄 수 있는 인적 자원들을 알게 되었고, 청소년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뜻 있는 이들과도 만날 수 있었다. 이렇게 주변에 많은 이들이 청소년에게 바라고 있는 바는 비슷하다.
“청소년들은 누구나 다 하나씩 재능이 있어요. 하지만 학교나 가정에서 학업 성적만을 위주로 아이의 잠재력을 파악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공부를 잘하지 못하면 소외되고, 인정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아요. 이 친구들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부족한 재능을 채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재능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인생나자작업장에서는 ‘움직이는 놀이카페 「청소년 야간 아웃리치」’라는 정기적인 활동을 통해 마을 내 학교, 청소년과 청년들, 마을 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고, 학교와 연계해 민주시민 교육, 노동인권 교육, 나눔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또한 의무적으로 채워야 하는 봉사시간에 있어서도 아이들이 좀 더 의미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봉사활동에서 봉사의 의미를 깨닫기는 쉽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봉사할 수 있는 부분이 정해져있기 때문인데요. 봉사를 할 수 있는 기관은 다양할지 몰라도 내용을 들여다보면 아이들이 하는 일은 청소나 잔심부름에 그치게 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활동분야를 정해두고 아이들을 모집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이들이 활동분야를 정해서 실천을 하기 위해 저희를 찾아오는 방식으로 나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함께 봉사하고 싶은 친구들과 모여 인생나자작업장을 찾는다. 인생나자작업장에서는 이 아이들이 평소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해 아이들이 하고 싶은 봉사활동을 위주로 도움 줄 수 있는 방식을 찾는다. 이렇게 봉사활동을 끝내면 아이들은 봉사 시간을 채우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자신이 하는 활동이 누군가에게 어떤 도움을 주었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직접 깨닫게 된다.
인권, 생태, 나눔, 자립을 실천하는 아이들
청소년들에게는 마을 축제와 학교 프로그램, 나눔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던 아이는 인생나자작업장을 통해 보컬로서의 재능을 찾을 수 있었고, 자신감이 없고 의존성이 강했던 아이가 점차 스스로 바로 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청소년 시기 마을 축제를 통해 타로카드로 어른들을 만났던 청년은 이제 타로카드를 통해 청소년들을 만나 고민을 들어주고, 네일아트를 좋아하던 아이들은 이주민들에게 네일아트를 해주며 이주민들의 아픔에 공감했다.
군포중학교에서 네일아트 동아리에서 활동하던 아이들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모두 다른 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아직도 나눔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제는 자신들이 하고 싶은 나눔프로젝트를 생각해내는 것에도 익숙하다. 주말마다 와서 자신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직접 실천한다. 액세서리를 만들어 바자회나 마을 장터에 판매해 수익금을 장학금으로 기부하기도 하고, 마을에 있는 주민들에게 부채를 나눠드리기도 한다. 작년에는 마을 내 환경운동인 ‘초록마을 만들기’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마을 주민들에게 스티커, 거울 등을 나눠주며 ‘우리 마을을 깨끗하게 지키기 위해 협조해주세요’라는 캠페인을 열었다. 스티커는 금연, 쓰레기 불법 투기 금지 등의 의미를 담아 재치 있게 만들어졌다. 고양이 캐릭터가 꼬리를 빗자루처럼 사용해 바닥을 쓸거나 담배 연기가 가득한 가운데에 마스크를 낀 모습으로 서있기도 하고, 곰 캐릭터가 투기된 쓰레기를 보고 놀라는 모습도 담겨있다.

아이들에게 큰 의미가 될 수도, 큰 상처가 될 수도 있는 한 마디
손윤경 팀장은 아이들을 자주 만나며 아이들의 잠재력과 자신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에 놀란다고 말한다.
“사실 저도 청소년들이 아직 어려서 많은 것을 할 수는 없겠다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직접 아이들을 만나서 같이 활동을 하다보니까 제 생각 이상으로 아이들은 많은 재능을 보여주더라고요. 이 친구들에게는 경제적인 혜택을 주는 것보다는 다양한 경험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경험과 성취감을 통해 성장하니까요. 또한 이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했던 말과 행동들이 이 아이들에게 굉장히 기억에 남게 됩니다. 한 아이는 제가 십년 전에 했던 말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더라고요. 제가 스쳐지나가듯 했던 말이 이 아이에게는 자신의 인생을 바꿀 의미 있는 말일 수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손윤경 팀장은 학부모, 학교 선생님 등 아이와 생활하는 모든 어른들에게 공감과 응원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어려 보여도 아이들이 갖고 있는 생각과 마음의 크기는 작지 않습니다. 한마디 말과 작은 행동이 큰 의미가 될 수도, 큰 상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고민이 어른들이 봤을 때 대수롭지 않은 고민으로 비춰지더라도 아이에게는 인생 최대의 난관이라는 생각으로 진지하게 함께 고민해주고, 마음을 더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주변에 관심을 갖고, 누군가가 가진 재능과 누군가가 필요로 하는 재능을 많은 이들에게 알려 서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면 아이들이 갖고 있는 문제의 해결이 생각보다 쉽다는 것을 알게 되실 것입니다.”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