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안양 토박이로서 안양지역을 위해 봉사해야죠.” [착한수레 한상일 센터장]

“안양 토박이로서 안양지역을 위해 봉사해야죠.” [착한수레 한상일 센터장]

by 안양교차로 2016.03.22

일이자 취미가 봉사인 한상일 센터장은 현재 교통약자지원센터인 ‘착한수레’를 이끌어가는 동시에 안양시시설관리공단 내 봉사동호회인 ‘사랑실천회’ 초대회장이기도 하다. 안양에서 태어나 안양에 묻히고, 자신의 자식들도 그럴 거라며 안양지역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라면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에게 봉사에 대해 물었다.
교통약자의 발이 되어주는 착한수레
교통약자지원센터 착한수레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운 장애인이나 임산부, 80세 이상의 어르신 등 교통약자들을 위해 시민들의 발이 되어주고 있다. 모든 시마다 교통약자지원센터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안양의 착한수레는 다른 시에서 견학을 올 정도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안양은 장애인이 많고, 그만큼 운영대수도 많은데 잡음 하나 없다는 평판을 들을 정도다.
우선 안양 착한수레는 법정대수를 다 채웠다. 법정대수는 1,2급 장애인 200명당 1대로, 안양시에 등록된 1급과 2급 장애인은 4400명이어서 현재 22대의 차를 운영하고 있다. 하루 운송하는 인원만 해도 약 130명이다.
또한 착한수레는 안전과 청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차량 점검을 수시로 받고 안전속도 60km를 늘 유지한다. 뒤에 앉은 교통약자가 불편하거나 위험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특히 휠체어를 탄 교통약자가 앉아있는 경우, 속도가 높아 덜컹임이 생긴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빵빵거리면서 착한수레기사와 다투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교통약자가 타고 있으니 양보를 부탁드린다고 홍보를 많이 해서 훨씬 줄었어요. 그리고 다행히 안양시민분들이 시민의식이 높아서 대부분은 이해해주시더라고요.”
일이 아닌 마음으로 대하는 서비스
하지만 이용자들이 가장 만족하는 건 직원들의 서비스다. 이용자에게 개인적으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새벽 3시에도 출근을 할 정도로 열정적인 자세도 갖췄다.
“이건 애로사항이라고 볼 수도 없죠. 불편함을 겪고 계신 그분들에 비하면”
이렇게 서비스를 강조하다보니 민원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 만약 이용자들이 불편해 하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바로 개선에 힘쓰며, 이용자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한다. 성공적인 운영사례로 꼽히는 안양시 착한수레는 견학 오는 이들에게 노하우를 전달하는 것에도 인색함이 없다.
“안양시민만 시민이 아니고 타 시민도 시민이니까요. 좋은 점이 있다면 알려주고, 저희도 다른 곳에 좋은 점이 있다면 배우고 있어요.”
운전기사 22명, 콜센터 4명, 사무직 2명이 모인 착한수레는 어려운 이들을 위해 기부나 봉사에도 열심이다. 3월 초에는 안양 FC 시즌권을 구매해 가정환경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이를 전달하기도 했다.
“늘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나 봉사에 앞장서고 있어요. 마음 씀씀이가 참 예쁘죠. 일하면서도 늘 어떻게 하면 이용하시는 분들이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까, 더 도와드릴 수 있을까 생각하거든요. 직장생활 하면서 남을 돕는다는 게 참 뿌듯하잖아요. 우리가 그분들을 위해서 조금만 노력을 하면 그분들이 훨씬 편해진다고 생각해요.”
15년간 지역사회를 위해 실천한 사랑
한상일 (61) 센터장은 2001년도 안양시시설관리공단에 봉사단 사랑실천회를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2001년 이전에도 공단 내에는 봉사를 실천하는 직원들이 많았지만 개인적으로, 혹은 소규모로 이루어지면서 체계적인 봉사활동을 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2001년 10월 9일에 한상일 센터장이 서류를 들고 돌아다니며 봉사단을 조직했다. 월 5,000원씩 받은 회비로 15명의 가정환경이 어려운 고등학생의 학비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원하고 청소년쉼터나 빚진자들의집에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독거노인이나 소외계층을 돕기 위해서는 가정에 직접 방문해 생필품도 지원했다.
“아직도 안양 내 흙집에 연탄 때는 곳들이 있어요. 화장실도 바깥에 있고요. 우리 공단이 그런 곳으로 가정방문을 하면 생필품만 지원하는 게 아니라 간단한 수리도 해드렸어요. 우리 공단이 시설관리를 하니까 직원 중에 전기, 기계를 다룰 수 있는 직원들이 많거든요. 위험한 전기선을 정리해주기도 하고, 고칠 수 있는 것들은 고쳐주고, 그러면서 따뜻하게 겨울을 나실 수 있도록 석유도 넣어주고 오죠.”
이렇게 15년간 꾸준하고 조용하게 사랑을 실천해온 사랑실천회는 그동안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언론에 자주 소개가 되기도 했다.
그동안 사랑실천회를 이끌어오던 그는 이제 곧 정년을 앞두고 있어 회장 자리를 다른 직원에게 넘겼다. 꼭 쥐고 있던 통장과 서류를 넘기면서 지난 15년을 돌이켜보니 봉사활동마다 적극적인 참여를 해준 직원들에 대한 고마움과 동시에 자리를 떠난다는 서운한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제가 자리를 넘겨준 이후에 봉사를 안 하는 것도 아닌데 섭섭한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이제 봉사가 몸에 뱄으니 앞으로도 열심히 해야죠. 저는 안양에서 태어났어요. 안양에 묻힐 거고요. 제 자식들도 마찬가지일거에요. 그러니 안양을 위해서 무언가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 앞으로도 열심히 할 겁니다.”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