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산모와 아이의 건강, 다른 무엇보다도 소중하죠.” [대한간호사협회 경기도 안양시간호사회 조미양 회장]

“산모와 아이의 건강, 다른 무엇보다도 소중하죠.” [대한간호사협회 경기도 안양시간호사회 조미양 회장]

by 안양교차로 2016.03.08

안양시 1500명의 간호사들이 소속된 안양시 간호사회 회장을 맡고 있는 조미양 씨는 간호사 경력만 해도 무려 27년이 넘는다. 특히 안양 필산부인과에서 16년째 안양의 임산부를 위해 교육함으로써 오랫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모성 보호를 위한 봉사에 힘쓰고 있는 그녀는 생명의 탄생을 위한 일이라면 일이든, 봉사든 가리지 않고 온 정성을 쏟는다.
안양시 간호사들의 봉사활동을 이끌다
대한간호사협회에는 자체적인 봉사활동 프로그램이 꽤 많다. 택시선교단의 도움을 받아서 어르신들을 모시고 공연을 보러가거나 나들이를 하고, 봄, 가을에는 쥐포나 김 등 건조식품 등을 판매한 수익금 전액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기도 한다. 또한 안양시 의료자원봉사에 소속되어서 저소득층을 위한 의료 봉사활동에 참가하는 일도 잦다.
한편 올해는 차상위 계층을 위한 복지에 큰 관심을 두어 이들만을 위한 기부도 진행했다. 기초생활수급자들의 복지는 국가적인 도움과 민간에서의 도움 모두 높아진 반면 오히려 차상위계층이 복지 사각지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간호사회에서는 동사무소에 소속된 방문간호사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차상위계층에 있는 분들 중 어려운 이들을 선정하고 이들에게 금일봉을 전달했다.
“처음에는 문도 안 열어줄까봐 걱정했어요. 그런데 의외로 저희에게 ‘감사합니다’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저희도 다음에는 더 여유가 있으면 더 많이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하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현재 안양시간호회 조미양(52) 회장은 올해 자체적인 안양 내 간호봉사단 결성을 계획하고 있다. 3월 25일에 발족예정인 이 간호봉사단은 이전에 개인적으로 하던 봉사나 대한간호회협회에서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봉사활동을 넘어서 체계적인 봉사활동을 할 예정이다. 미리 봉사활동 계획을 세워 이를 공개하고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을 참가한다면 간호사들이 할 수 있는 봉사가 더 많고, 즐거워질 것이다. 또한 봉사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회원들끼리의 유대가 끈끈해지면 합창단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혼모에게 희망을 주다
“지금 제 나이대 정도가 되면 누구나 봉사나 기부에 관심을 가지게 될 거에요. 저 역시도 이제서야 제가 할 일이 정말 많다는 걸 알았어요.”
그녀는 산부인과에 근무하며 임산부 요가의 필요성을 느껴 임산부 요가만 가르치다가 일반인 요가 자격증취득을 했다. 그 후 1급 요가 강사가 되어 노인센터나 노인대학에서 요가를 가르치며 봉사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이후에는 백화점과 마트에서 모유수유나 출산 준비에 대한 강의를 하고 미혼모 쉼터에도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이 중에서도 그녀가 가장 많이 봉사를 한 곳은 미혼모 쉼터. 조심스러워야 하지만 미혼모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 함께 아픈 마음을 달래주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그녀가 일하는 산부인과와 이 미혼모 시설은 협력체결을 했고, 그녀는 본격적으로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진료부터 분만까지는 물론, 출산의 도움이 꼭 필요한 그곳에서 그녀는 요가를 가르쳐주고, 출산준비까지 도와줬다.
스스로 죄책감과 부끄러움을 가지고 살던 미혼모들은 처음에는 강의를 하는 그녀와 눈을 마주치지도 않았다. 하지만 나중에는 먼저 인사를 건네고, 식사를 같이 하게 될 정도로 마음을 열어주었다.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갈 누군가에게 한줄기 빛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었어요. 원하지 않게 임신을 하는 일이 없도록 교육이 중요하기 때문에 피임교육도 꼭 필요하고요. 혹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미혼모들이 죄책감을 덜고, 사회에 나가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줘야 해요.”
그녀는 미혼모들이 취업을 할 수 있도록 자신이 근무하는 필 산부인과 내에 네일 샵을 운영하도록 배려하는 등 출산 이후의 삶까지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여성과 아이를 보호하다
그 중에서도 그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미혼모는 쌍둥이를 출산했던 미혼모 학생이었다. 임신이라는 변수가 없었다면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을 정도의 어린 아이는 쌍둥이를 임신했다. 보통 쌍둥이는 자연분만이 힘든데다가 이 쌍둥이 중 한 명은 제대로 자리를 잡았지만 한 명은 거꾸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쌍둥이를 수술하려면 여러 가지 부수적인 문제들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다행히 분만은 무사히 이루어졌고, 쌍둥이는 건강하게 태어났다.
한 고비를 넘겼다 생각했는데 쌍둥이들을 본 산모는 쌍둥이를 자신이 키우겠다며 입양을 반대했다. 산모의 부모, 그리고 쌍둥이의 아빠쪽 부모도 난리가 났다. ‘어린 네가 이 쌍둥이를 어떻게 키우겠냐’고 만류했지만 모성을 꺾을 수는 없었다. 결국 산후조리가 가능한 사회 복지 시설로 보내졌다고 한다.
안타까운 것은 2014년 1월부터 입양기관 내에서는 미혼모센터를 둘 수 없도록 법이 바뀌면서 이 시설이 문을 닫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곳에 있던 미혼모들은 이곳저곳으로 뿔뿔이 흩어졌고, 현재 안양에는 제대로 된 미혼모 시설이 없는 상태이다.
“미혼모는 소수계층이지만 다수 계층보다 우리가 더 돌봐줘야 할 이들이에요. 그런데 미혼모들을 위한 시설이 안양에 없으니 안타까워요.”
그녀는 앞으로도 여성들을 위한 봉사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그녀는 현재 일하는 필 산부인과에서 모유수유전문가인 오케타니 전문가로서, 젖몸살이나 유선염으로 힘들어 하는 산모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유수유 때문에 고민이신 분들도 많을 텐데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도와드릴 수 있으니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은 방문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