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동에서 빙판 위의 스포츠스타로” [안양장애인빙상클럽 이희열 이사]
“장애아동에서 빙판 위의 스포츠스타로” [안양장애인빙상클럽 이희열 이사]
by 안양교차로 2015.12.22
작년 장애인 체전 스케이팅 경기에서는 한 아이에게 시선이 집중되었다. 초등학생부터 시작해 중학생까지 아우르는 장애인체전에서는 체급차이가 있다 보니 대부분 중학생들이 결선에 올라온다. 하지만 이날 결선 스타트 라인에 선 아이는 고작 초등학교 2학년.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서 키도 몸집도 유달리 작았지만 이 아이는 누구보다도 자신감에 차있었다. 아이의 뒤에서 응원을 아끼지 않는 스승이 서있었기 때문이었다.
체력과 운동신경, 정신력마저 갖춘 스케이팅 선수가 되다
지금으로부터 이년 전 스케이트 강사인 이희열(40) 씨에게 한 엄마와 아들이 찾아왔다. 아이는 지적장애 3급이었지만 스케이트를 배우고 싶다고 했다. 잠깐 달릴 수 있도록 해보니 체력과 운동신경만은 누구보다도 뛰어났다. 그날의 첫 만남은 재하와 이희열 씨의 삶을 바꿔놓았다.
재하는 운동량이 많아지면서 신체만큼이나 정신도 건강해졌다.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에는 울고 떼쓰고 자학하며 엄마를 힘들게 했던 아이는 스케이트로 에너지를 발산하게 되면서 많이 의젓해졌다. 빙상에서 스케이트 칼날 위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집중력이 상당히 필요한 까닭에 집중력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스케이트 연습을 할 때도 전에는 한 가지 연습을 시키면 연습을 하다가 금세 다른 짓을 하기 시작하면서 주의가 산만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제는 왜 이 연습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이를 악물고 해냈다. 기존에도 신체조건이 뛰어났던 재하는 연습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하면서 실력이 하루가 다르게 좋아졌다.
한편 재하는 빙상에서 스케이트와 함께 다른 비장애인과 잘 어울리는 노하우도 배워갔다. 연습을 같이 하는 형들에게는 늘 먼저 인사를 건네고 예쁜 말을 하는 재하는 어느새 형들에게 사랑받는 동생 중 하나가 되었다. 처음에는 티격태격하던 동갑내기 친구들과도 다툼이 확연히 줄었다.
“스케이트라는 매개체로 비장애인 아이들과 장애인 아이들이 함께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 정말 뿌듯하죠.”
지금으로부터 이년 전 스케이트 강사인 이희열(40) 씨에게 한 엄마와 아들이 찾아왔다. 아이는 지적장애 3급이었지만 스케이트를 배우고 싶다고 했다. 잠깐 달릴 수 있도록 해보니 체력과 운동신경만은 누구보다도 뛰어났다. 그날의 첫 만남은 재하와 이희열 씨의 삶을 바꿔놓았다.
재하는 운동량이 많아지면서 신체만큼이나 정신도 건강해졌다.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에는 울고 떼쓰고 자학하며 엄마를 힘들게 했던 아이는 스케이트로 에너지를 발산하게 되면서 많이 의젓해졌다. 빙상에서 스케이트 칼날 위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집중력이 상당히 필요한 까닭에 집중력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스케이트 연습을 할 때도 전에는 한 가지 연습을 시키면 연습을 하다가 금세 다른 짓을 하기 시작하면서 주의가 산만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제는 왜 이 연습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이를 악물고 해냈다. 기존에도 신체조건이 뛰어났던 재하는 연습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하면서 실력이 하루가 다르게 좋아졌다.
한편 재하는 빙상에서 스케이트와 함께 다른 비장애인과 잘 어울리는 노하우도 배워갔다. 연습을 같이 하는 형들에게는 늘 먼저 인사를 건네고 예쁜 말을 하는 재하는 어느새 형들에게 사랑받는 동생 중 하나가 되었다. 처음에는 티격태격하던 동갑내기 친구들과도 다툼이 확연히 줄었다.
“스케이트라는 매개체로 비장애인 아이들과 장애인 아이들이 함께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 정말 뿌듯하죠.”
안양장애인빙상클럽을 만들어 재능 기부를 시작하다
이희열 씨도 이에 못지않은 큰 변화를 겪었다. 재하를 가르치면서 더 많은 장애아동들에게 스케이트를 소개해 건강과 집중력, 비장애인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던 것.
그래서 재하 어머니와 함께 안양장애인빙상클럽을 만들었다. 안양장애인빙상클럽을 만들자 이전까지 얻을 수 없던 대회 정보들을 손쉽게 얻을 수 있어 좋았고, 체계적으로 아이들을 모집할 수 있었다. 내년부터는 김현철, 박우현 강사와 함께 6명 정도의 인원을 모아 한 강사당 두 명의 아이를 배정해 가르칠 예정이다. 세 강사는 빙상클럽의 이사로서 재능기부를 하며 안양장애인빙상연맹에 큰 힘을 실어주었다.
스물여섯에 스케이팅 강사를 시작해 15년째 안양에서 스케이팅을 가르칠 만큼 그는 이 분야에는 잔뼈가 굵었지만 처음에는 장애아동을 가르치기에 쉽지 않았다. 말이 아닌 몸으로 가르쳐야 했기 때문이다. 장애아동은 인지능력이 약하기 때문에 자세가 흐트러지거나 잘못될 때마다 그가 직접 자세를 잡아주고 손을 끌어주어야 했다. 그렇게 일대일로 전담 강습을 하며 주의를 기울여야 아이가 연습을 할 수 있었다. 심지어 잠깐 한 눈을 판 사이에 아이가 뒤로 돌아 코스 반대방향으로 역주행을 하는 일도 일어났다. 이런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는 만큼 그는 더욱 관심과 열정을 퍼부어야 했다.
이희열 씨도 이에 못지않은 큰 변화를 겪었다. 재하를 가르치면서 더 많은 장애아동들에게 스케이트를 소개해 건강과 집중력, 비장애인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던 것.
그래서 재하 어머니와 함께 안양장애인빙상클럽을 만들었다. 안양장애인빙상클럽을 만들자 이전까지 얻을 수 없던 대회 정보들을 손쉽게 얻을 수 있어 좋았고, 체계적으로 아이들을 모집할 수 있었다. 내년부터는 김현철, 박우현 강사와 함께 6명 정도의 인원을 모아 한 강사당 두 명의 아이를 배정해 가르칠 예정이다. 세 강사는 빙상클럽의 이사로서 재능기부를 하며 안양장애인빙상연맹에 큰 힘을 실어주었다.
스물여섯에 스케이팅 강사를 시작해 15년째 안양에서 스케이팅을 가르칠 만큼 그는 이 분야에는 잔뼈가 굵었지만 처음에는 장애아동을 가르치기에 쉽지 않았다. 말이 아닌 몸으로 가르쳐야 했기 때문이다. 장애아동은 인지능력이 약하기 때문에 자세가 흐트러지거나 잘못될 때마다 그가 직접 자세를 잡아주고 손을 끌어주어야 했다. 그렇게 일대일로 전담 강습을 하며 주의를 기울여야 아이가 연습을 할 수 있었다. 심지어 잠깐 한 눈을 판 사이에 아이가 뒤로 돌아 코스 반대방향으로 역주행을 하는 일도 일어났다. 이런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는 만큼 그는 더욱 관심과 열정을 퍼부어야 했다.
해맑고 순수한 아이들을 차별하지 말아주세요
또 하나 어려웠던 점은 운동을 하다가 찾아오는 힘든 고비를 이겨내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었다.
“원래 운동이라는 게 힘든 고비를 넘어가면서 연습이 되는 건데 힘들면 ‘안 하겠다’고 울면서 포기해버리더라고요. 처음에는 무섭게 혼내고 벌도 줬었는데 효과가 별로 없었어요. 그것보다는 ‘잘한다, 잘한다’ 격려해주면서 ‘조금만 더 해볼까?’하고 이끌어주는 게 훨씬 효과가 좋더라고요. 지금도 연습 난이도를 한 단계 올리려면 이런 방법을 쓰죠.”
이러한 이희열 씨의 노하우 덕분인지 작년 재하는 장애인전국체전 경기도 대표에 선발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더욱 놀라운 건 경기도 내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스케이팅을 하는 아이들 중 단 세 명을 뽑는 자리였다는 것이다. 이 아이는 경기도는 물론 전국에서 제일 어린 선수로 본선에 진출했다. 아쉽게도 선을 살짝 이탈하는 바람에 실격처리 되기는 했지만 선 이탈이 없었다면 다른 쟁쟁한 선수를 제치고 전국장애인체전에서 은메달을 거머쥘 실력이었다. 올해는 작년의 아쉬움을 교훈삼아 금메달을 바라보면서 열심히 실력을 갈고 닦는 중이라고 한다.
그는 장애아동이라고 해서 비장애아동과 특별히 다를 점이 없다며 말을 이었다.
“다른 아이들과 그냥 똑같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러다보면 알게 되실 거예요.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해맑고 순수한지. 그러니까 지금도 이 아이들이 다른 비장애인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거고요.”
취재 강나은 기자
또 하나 어려웠던 점은 운동을 하다가 찾아오는 힘든 고비를 이겨내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었다.
“원래 운동이라는 게 힘든 고비를 넘어가면서 연습이 되는 건데 힘들면 ‘안 하겠다’고 울면서 포기해버리더라고요. 처음에는 무섭게 혼내고 벌도 줬었는데 효과가 별로 없었어요. 그것보다는 ‘잘한다, 잘한다’ 격려해주면서 ‘조금만 더 해볼까?’하고 이끌어주는 게 훨씬 효과가 좋더라고요. 지금도 연습 난이도를 한 단계 올리려면 이런 방법을 쓰죠.”
이러한 이희열 씨의 노하우 덕분인지 작년 재하는 장애인전국체전 경기도 대표에 선발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더욱 놀라운 건 경기도 내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스케이팅을 하는 아이들 중 단 세 명을 뽑는 자리였다는 것이다. 이 아이는 경기도는 물론 전국에서 제일 어린 선수로 본선에 진출했다. 아쉽게도 선을 살짝 이탈하는 바람에 실격처리 되기는 했지만 선 이탈이 없었다면 다른 쟁쟁한 선수를 제치고 전국장애인체전에서 은메달을 거머쥘 실력이었다. 올해는 작년의 아쉬움을 교훈삼아 금메달을 바라보면서 열심히 실력을 갈고 닦는 중이라고 한다.
그는 장애아동이라고 해서 비장애아동과 특별히 다를 점이 없다며 말을 이었다.
“다른 아이들과 그냥 똑같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러다보면 알게 되실 거예요.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해맑고 순수한지. 그러니까 지금도 이 아이들이 다른 비장애인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거고요.”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