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아이들을 통한 나비효과를 꿈꾸며 [APAP 프렌즈 김춘화 회장]

아이들을 통한 나비효과를 꿈꾸며 [APAP 프렌즈 김춘화 회장]

by 안양교차로 2015.09.15

브라질에서 일으킨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서는 토네이도가 된다는 의미로 나비효과라 이름 붙은 이 개념은 작은 일 하나가 큰 결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뜻으로 흔히 쓰인다. 봉사자들 또한 이런 나비효과를 기대하며 봉사의 씨앗을 심는다.
예술가로서 지역에 기여하는 방법
내년으로 5회를 맞이하는 APAP(안양예술공동프로젝트)는 도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예술 감각을 깨우는 공공예술 행사로, 2~3년에 한 번씩 열린다. APAP 프렌즈 봉사단은 이 행사의 진행을 위해 안양에 있는 공공예술 작품들이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은 전문 해설사가 따로 있지만 APAP 시작단계였던 2007년은 봉사자들이 해설을 담당했다. 김춘화 회장은 이때 해설을 맡았던 것을 계기로 이제는 APAP 프렌즈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스스로가 그림을 그리는 화가이자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로 대한민국대전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그녀는 안양여성지도자 과정을 통해 봉사활동에 눈 뜬 뒤 꾸준한 봉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녀가 가진 재능을 통해 누군가에게 예술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일은 다른 어떤 봉사활동보다 그녀에게 있어 큰 의미로 다가왔다. 안양아트홀, 김중업박물관에서 봉사하는 한편, 자원봉사센터와 학교가 1:1 결연을 맺어 일 년간 진행하는 팀볼 활동도 한다. 관양고등학교, 부흥고, 글로벌통상고, 안양예고, 안양공고 등 햇수로는 6년째, 아이들이 안양공공예술 작품을 통해서 안목을 넓히고 이를 통한 봉사도 할 수 있도록 동아리 활동을 돕는다.
“아이들과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죠. ‘작가는 어떤 의도로 이런 작품을 했을까.’ 사실 언뜻 봐서는 작가만의 고뇌에서 나온 작품이기 때문에 일반인의 시각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작품들도 있잖아요. 반대로 작품을 심도 깊이 이해하는 건축과 아이들한테 놀랄 때도 있어요. 처음에는 설렁설렁 관람하던 아이들이 시간이 지나면 집중하는 모습에 늘 고마움은 느끼고요.”
또 서초등학교 공부방에서는 36명 되는 인원에게 직접 미술을 가르치는 활동도 하며, 지금도 개인적인 작품 활동도 하고 있다.
제자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나비의 날갯짓
예술 분야 외에는 경기도 100인 모임을 통해 용인정신병원을 찾아 식사를 준비하고, 수원에 본부를 둔 곰두리 봉사단 활동으로는 농촌의 일손을 돕고, 효도사진을 찍어드리는 활동을 한다. 또한 아이의 모교에서 했던 페이스페인팅은 이제 수원 등 다른 지역까지도 포함해 제자들과 함께 가고 있다.
“저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활동을 정말 좋아해요. 저 한 명이 많은 아이들을 가르쳐서 그 학생들 하나하나가 감명을 받고, 또 다른 봉사로 이어지면서 점점 커질 수 있으니까요.
제가 제자들과 같이 팀으로 페이스페인팅을 하면, 그 많은 행사부스 중에서 인기가 가장 많아요. 그러다보니 오랜 시간 페이스페인팅을 해야 해서 힘들 법 한데도 아이들이 너무 행복해 하는 거예요. 그 모습을 보면서 저는 몇 배로 행복하죠.“
이 대견스러운 아이들을 위해서 봉사가 끝난 뒤에는 푸짐한 고기뷔페를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아이들과 함께 밥을 먹으며 그날 있었던 봉사활동 이야기를 나눈다.
"봉사가 없었다면 이렇게 오랜 시간 제자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없었을 거예요. 봉사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끈의 역할도 해주더라고요.“
또한 그녀는 봉사활동에 있어 ‘진정한 의미의 봉사’는 없다고 말한다.
“육체적 노동이 이루어져야만 진정한 봉사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육체적인 부분이 힘든 사람은 금전적으로, 또 금전적인 도움이 어려운 사람은 시간적인 부분으로 봉사를 해야 오래 봉사를 즐겁게 할 수 있어요. 모두 다른 사람이 모두 같은 봉사를 할 필요는 없잖아요?”
나를 건강하게 만들어준 봉사
그녀는 봉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허약체질이었다. 스스로 ‘약골이’, ‘병골이’라고 말할 정도로, 링거를 박스채로 사놓고 맞아야 일상생활이 가능했다. 다른 사람들은 당연히 들이쉬고, 내뱉는 호흡조차 그녀에게는 어려워서 고열을 일으키기도 했고, 이로 인해 병원까지 입원해야 했다.
그녀는 봉사를 통해 기뻐하는 마음이 생겨서라고 이유를 설명한다.
“한 살 더 먹을수록 저는 더 건강해져요. 지난 토요일도 제가 김중업박물관에서 다섯 팀을 해설하느라 목은 정말 아팠어요. 그래도 나는 해설하는 사람이고, 많은 사람에게 예술에 관한 관점을 전달하면 행복한 거예요. 어차피 목이 아픈 건 금방 나아요.
원래 나이를 먹어갈수록 발음도 어눌해지고 머리에 남는 것도 없는데, 아직 이렇게 많이 말하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게 나를 위해서도 얼마나 좋아요. 만약에 이 시간에 제가 돈을 벌었다고 생각하면, 돈 조금 벌면서 스트레스는 정말 많이 받았을 거예요. 약값이며, 제가 아프면서 가족들이 걱정하는 걸 생각하면 봉사가 훨씬 낫죠.
그래서 그런지 동년배들이 모인 모임에서 원래는 제가 제일 건강이 약하고, 활동적이지 않았는데 지금은 제가 제일 건강하고, 제일 활동적이에요. 이만하면 봉사 할만하지 않나요?“
봉사를 위해서 독서지도사, 미술지도사 등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했던 그녀는 이제 미술치료사 자격증에 도전한다고 한다. 아직도 청년보다 열정적인 그녀는 자신이 행복함으로써 다른 이들에게 더 큰 행복을 전달하는 나비효과를 실현시키고 있었다.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