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봉사활동과 함께 이어간 환경연설가의 꿈 [이진아 봉사자]

봉사활동과 함께 이어간 환경연설가의 꿈 [이진아 봉사자]

by 안양교차로 2015.07.28

많은 이들이 이렇게 말한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남에게 베풀 줄 모른다.” 이는 봉사활동 현황에서도 확연히 드러나는데,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려는 중고등학생을 제외하고 10대부터 40대까지의 봉사활동을 하는 이들이 거의 없다. 하지만 여기, 기록된 봉사활동으로만 500시간을 넘어가고, 봉사활동으로 자신의 꿈을 찾은 고등학생이 있다.
도서관은 내 운명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책이 좋아 늘 도서관에 살았다. 그러다보니 도서관 사서를 도와 책정리를 하게 되었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고등학생인 지금까지 경기도립도서관이나 의왕시립도서관에서 서가정리와 바코드부착을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진아 양(19)의 손길은 웬만한 사서보다도 능숙해졌다. 이 손길은 진아 양의 어머니가 작은도서관인 숲속옹달샘도서관을 만들어 꾸릴 때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도서관 대출프로그램 설치부터 바코드 생성, 홍보지 작성을 도울 수 있었던 것. 게다가 지금은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재능기부 프로그램에 환경 분야를 맡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온전히 자리를 잡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숲속옹달샘도서관에서 주말과 방학 내내 머무르며 책을 읽고, 공부를 하기도 한다.
도서관 봉사활동과 함께 중학교 때는 RCY 동아리활동을 시작했다. 이 외에도 의왕시청소년기자단 활동을 하면서 부기장을 맡아 의왕시 내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며 행사에 돌아다니고, 청소년들이 관심이 있어 하는 주제에 대해 정보를 전달하는 글을 지속적으로 기고했다. 이렇게 많은 활동 중에서 가장 즐거웠던 활동은 의왕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 주최하는 청소년을 위한 푸른의왕환경학교 봉사활동이었다. EM흙공을 만들어 하천 정화활동을 하며, 미꾸라지를 방생하는 활동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과 자연을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제 1호 ‘환경연설가’가 되기 위해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뒤 진아 양은 본격적으로 환경을 위한 활동에 임했다. 보고서를 써야하는 주제탐구에서는 늘 ‘지구를 살리는 녹색 실천’ 등의 주제를 택해 환경 캠페인을 진행했다. 초등학교 아이들을 위해서는 직접 학습 자료를 만들고 이를 설명했다. 늘 도서관에 머무르며 초등학생들에게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던 진아 양에게는 재밌고 신나는 일이었다.
국회에서 자원순환 캠페인을 주제로 한 대회에서는 일회용품에 대한 인식조사와 개선을 위해 힘썼다.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일회용품을 전혀 재활용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가장 쉬운 비닐봉지 재활용부터 일회용품 재활용까지 의식개선을 위해 애쓰면서 평소 어머니의 영향으로 재활용품을 되도록 쓰지 않고, 쓰고 난 종이컵이나 화장지심, 떠먹는 요구르트 용기 등을 재활용하여 수납함으로 만들어 쓰던 생활습관을 다른 이들에게도 알려줄 수 있었다.
진아 양은 지구온난화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우리가 어떻게 해야 이를 늦출 수 있는지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 하는 것이 얼마나 스스로에게 즐거운 일인지, 또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바꾸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알게 되면서 자신의 흥미가 가리키는 방향을 그대로 걸어 나갔다. 그 앞에는 어떤 누구도 한 번도 밟아보지 않은 ‘환경연설가’라는 길이 펼쳐져 있었지만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사랑하지도 않는 것을 위해여 목숨을 걸고 싸우는 사람은 없다
침묵의 봄을 쓴 작가 레이철 카슨과 침팬지 연구와 자연보호에 일생을 바친 제인구달을 롤 모델로 삼고 있다는 진아 양은 환경보호에 앞장서기 위해 자그마한 것부터 실천해나가고 있다. 종이컵의 이용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를 생활화하고, 걸어서 30분 정도 걸리는 등굣길은 늘 자전거와 함께한다.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건 굉장히 작지만, 그래도 이런 게 쌓이고 쌓이면 굉장히 큰 일이 되지 않을까요? 지금 사람들이 하고 있는 행동들이 환경을 파괴되고 생태계에 문제를 가져 온다는 건 우리 모두 알고 있지만, 막상 해결책을 실천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죠.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재활용도, 쓰레기를 줄이는 것도 아닌 환경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한 작가가 이런 말을 했어요. ‘사랑하지도 않는 것을 위해여 목숨을 걸고 싸우는 사람은 없다’고요.
또 저는 지구를 사랑하고 생명을 아낄 줄 알아야 진정한 의미의 ‘나’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해요. 모든 생명체는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데, 환경을 보호하지 않으려는 사람은 서로 영향을 주는 관계가 아닌 일방적이거나, 치우친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다른 누군가가 아닌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선 환경을 사랑하고 아껴야 해요”
환경보호도 좋지만 고등학교 3학년인 진아 양에게 봉사활동 하기에는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어렸을 때부터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시간을 내서 한다는 생각보다는 생활의 일부분 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서 크게 부담 갖지 않고 했던 것 같아요. 봉사활동은 누군가를 즐겁게 해주는 것이니, 공부할 시간을 뺏긴다는 생각보다는 뿌듯하다는 생각이 더 커요. 학생 때는 아무래도 경험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잖아요. 만날 수 있는 사람도, 배울 수 있는 것도, 갈 수 있는 장소도 적어요. 그렇지만 봉사활동을 통해 여러 친구와 선생님들을 만남으로써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으니까요. 또 봉사활동을 하다보면 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다는 생각이 들어요. 힘든 일도, 귀찮은 일들을 해야 할 때도 있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봉사하다보면 ‘내가 세상에 기여하고 있구나.’하는 생각도 들어서요. 제가 아직 학생이어서 봉사활동에 거창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사람이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을 도우면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문현답이었다.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