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아름다운 마을을 위해 [김미경 숲속옹달샘작은도서관장]
작지만 아름다운 마을을 위해 [김미경 숲속옹달샘작은도서관장]
by 안양교차로 2015.06.03
큰 창으로 햇빛이 가득 들어오는 숲속옹달샘작은도서관은 넓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다. 도서관 이름처럼 작은 화분과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새 모양의 시계, 그리고 책들이 가득 꽂혀있는 책장들이 둥그런 실내를 오밀조밀 채우고 있었고, 창문에 그려진 아이들의 그림은 찾는 이들을 절로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이번 칭찬릴레이 주인공은 이 동화 같은 도서관을 만든 김미경 도서관장이다.
동화 속에 나올법한 마을을 실현시키다
김미경 도서관장(47)은 의왕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라는 환경단체에서 ‘마을만들기’ 사업을 공부하면서 동화 속에 나올법한 마을을 꿈꾸기 시작하고 나서 통장이 되었다.
“아파트에 사는 이웃들은 서로 소통이 어렵다, 정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우리 마을만큼은 전통 부락처럼 끈끈한 유대관계를 가지고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예쁜 마을이었으면 해요. 그리고 앞으로도 마을 발전 사업이 이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고요.”
다문화가정이나 새터민, 젊은 신혼부부 등 다양한 840여 세대가 모여 사는 의왕시 포일동 숲속마을 2단지 아파트의 통장을 맡게 된 그녀는 꿈꾸던 마을을 만들기 위해 첫 번째 할 일로 비어져 있던 주민복지관 1층을 작은 도서관으로 만드는 것을 선택했다. 화가로 대학에 강의를 나가고 있는 그녀는 대학원 시절 조교로 오래 생활했던 경험 때문에 각종 문서작성에도 능했고, 평소 아이들의 학교나 의왕시 도서관에서 봉사활동으로 새 책의 바코드를 입력했던 경험이 있어 인테리어 감각이며, 사무 능력, 사서로서의 역할을 모두 수행할 수 있어 누구보다도 자신이 있었다.
김미경 도서관장(47)은 의왕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라는 환경단체에서 ‘마을만들기’ 사업을 공부하면서 동화 속에 나올법한 마을을 꿈꾸기 시작하고 나서 통장이 되었다.
“아파트에 사는 이웃들은 서로 소통이 어렵다, 정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우리 마을만큼은 전통 부락처럼 끈끈한 유대관계를 가지고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예쁜 마을이었으면 해요. 그리고 앞으로도 마을 발전 사업이 이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고요.”
다문화가정이나 새터민, 젊은 신혼부부 등 다양한 840여 세대가 모여 사는 의왕시 포일동 숲속마을 2단지 아파트의 통장을 맡게 된 그녀는 꿈꾸던 마을을 만들기 위해 첫 번째 할 일로 비어져 있던 주민복지관 1층을 작은 도서관으로 만드는 것을 선택했다. 화가로 대학에 강의를 나가고 있는 그녀는 대학원 시절 조교로 오래 생활했던 경험 때문에 각종 문서작성에도 능했고, 평소 아이들의 학교나 의왕시 도서관에서 봉사활동으로 새 책의 바코드를 입력했던 경험이 있어 인테리어 감각이며, 사무 능력, 사서로서의 역할을 모두 수행할 수 있어 누구보다도 자신이 있었다.
발품 팔아 마련한 살림살이로 도서관을 채우다
하지만 역시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다. 물품을 새로 장만할만한 돈도, 지원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경기도와 안양시, LH, 은행, 가수, 도서관, 등 책과 물품을 기증받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뛰어다니며 발품을 팔아 하나 둘 실내를 채워나갔다.
지역주민들은 물론, 자신의 집에 있는 책들을 책장에 채우기 시작했고, LH에서도 책 천 권을 기증받았다. 시에서는 사랑의 PC, 은행 지점장들에게는 커피 자판기, 파리바게트에서는 게시판, 사랑의 미로로 유명한 가수 최진희 씨에게는 시계 다섯 개를 지원받았다.
내손도서관에서 축제 뒤에 처분하는 책들을 얻어오기도 했고, 도서관리 프로그램 또한 100만 원을 내고 다운 받는 사설 프로그램이 아닌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여기에 시, 도 단위의 각종 지원을 받기 위해 각종 공모전에 도전하기도 했다. 이 모든 그녀의 노력으로 인해 아직 일 년이 채 되지 않은 작은 도서관은 신간을 포함해 4000권이 넘어가는 책들을 채운 아늑한 공간이 되었다.
책과 물품으로 살림살이를 장만하자 이제는 일손이 부족했다. 그녀는 3개월간 매일 아침 8시부터 새벽 1시까지 책에 바코드를 붙이고, 프로그램에 책 정보를 입력하는 격무에 시달렸지만 새로 들어오는 책들을 모두 입력하기 어려웠고, 이제는 의왕시에 청소년봉사들을 요청해 부족한 일손을 채울 수 있었다. 그래도 그녀는 아이들을 키우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 데 이 도서관이 얼마나 중요할지 잘 알기에 지치지 않을 수 있었다.
“제가 만약에 과거로 돌아가서 제 아이들을 여기서 키운다고 하면 저는 이 주민복지관에서 살다시피 할 것 같아요. 이 도서관에 있는 책들을 모두 산다고 생각해보세요. 얼마나 어렵겠어요?”
첫 번째 그녀의 목표였던 작은 도서관 만들기가 성공한 뒤, 그녀는 또 다른 목표를 정했다. ‘공동육아’였다. 품앗이 교육으로도 불리는 공동육아는 경기도에서는 ‘따복’이라고 불리는 지원사업으로, 숲속마을 2단지가 그 지원사업의 시범 마을로 지정되면서 500만 원의 도 지원금으로 강좌를 만들어 작은 도서관을 활용할 수 있었다.
“여기가 역 주변이나 청계동 주민센터와는 조금 멀어요. 더군다나 아이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가기에는 더욱더 멀고요. 그래서 누구나 쉽게 유모차를 끌고 올 수 있을만한 곳에 아이들과 엄마가 쉽게 교육 강좌를 들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겠다 싶었어요.”
처음 독서문화프로그램으로 ‘책 읽는 맹꽁이’ 강좌를 만들었다. 저렴한 가격에 좋은 선생님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자 마을 주민들이 몰려들었다. 이제는 ‘책 읽는 맹꽁이’ 강좌를 포함해 반딧불이 미술, 왕오색나비야 날아라(공예), 힘쓰는 장수풍뎅이(종이접기) 등 프로그램이 다양화되었고, 여기에 옹기종기 벼룩시장, 무료 영화상영 등의 이벤트도 열리고 있다.
하지만 역시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다. 물품을 새로 장만할만한 돈도, 지원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경기도와 안양시, LH, 은행, 가수, 도서관, 등 책과 물품을 기증받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뛰어다니며 발품을 팔아 하나 둘 실내를 채워나갔다.
지역주민들은 물론, 자신의 집에 있는 책들을 책장에 채우기 시작했고, LH에서도 책 천 권을 기증받았다. 시에서는 사랑의 PC, 은행 지점장들에게는 커피 자판기, 파리바게트에서는 게시판, 사랑의 미로로 유명한 가수 최진희 씨에게는 시계 다섯 개를 지원받았다.
내손도서관에서 축제 뒤에 처분하는 책들을 얻어오기도 했고, 도서관리 프로그램 또한 100만 원을 내고 다운 받는 사설 프로그램이 아닌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여기에 시, 도 단위의 각종 지원을 받기 위해 각종 공모전에 도전하기도 했다. 이 모든 그녀의 노력으로 인해 아직 일 년이 채 되지 않은 작은 도서관은 신간을 포함해 4000권이 넘어가는 책들을 채운 아늑한 공간이 되었다.
책과 물품으로 살림살이를 장만하자 이제는 일손이 부족했다. 그녀는 3개월간 매일 아침 8시부터 새벽 1시까지 책에 바코드를 붙이고, 프로그램에 책 정보를 입력하는 격무에 시달렸지만 새로 들어오는 책들을 모두 입력하기 어려웠고, 이제는 의왕시에 청소년봉사들을 요청해 부족한 일손을 채울 수 있었다. 그래도 그녀는 아이들을 키우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 데 이 도서관이 얼마나 중요할지 잘 알기에 지치지 않을 수 있었다.
“제가 만약에 과거로 돌아가서 제 아이들을 여기서 키운다고 하면 저는 이 주민복지관에서 살다시피 할 것 같아요. 이 도서관에 있는 책들을 모두 산다고 생각해보세요. 얼마나 어렵겠어요?”
첫 번째 그녀의 목표였던 작은 도서관 만들기가 성공한 뒤, 그녀는 또 다른 목표를 정했다. ‘공동육아’였다. 품앗이 교육으로도 불리는 공동육아는 경기도에서는 ‘따복’이라고 불리는 지원사업으로, 숲속마을 2단지가 그 지원사업의 시범 마을로 지정되면서 500만 원의 도 지원금으로 강좌를 만들어 작은 도서관을 활용할 수 있었다.
“여기가 역 주변이나 청계동 주민센터와는 조금 멀어요. 더군다나 아이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가기에는 더욱더 멀고요. 그래서 누구나 쉽게 유모차를 끌고 올 수 있을만한 곳에 아이들과 엄마가 쉽게 교육 강좌를 들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겠다 싶었어요.”
처음 독서문화프로그램으로 ‘책 읽는 맹꽁이’ 강좌를 만들었다. 저렴한 가격에 좋은 선생님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자 마을 주민들이 몰려들었다. 이제는 ‘책 읽는 맹꽁이’ 강좌를 포함해 반딧불이 미술, 왕오색나비야 날아라(공예), 힘쓰는 장수풍뎅이(종이접기) 등 프로그램이 다양화되었고, 여기에 옹기종기 벼룩시장, 무료 영화상영 등의 이벤트도 열리고 있다.
환경리더로서 하나하나 배워나가다
이렇게 통장과 도서관장으로 활동하는 그녀는 주민자치 뿐 아니라 환경문제에도 관심이 많아 푸른경기21이라는 환경 단체에서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처음에 들어갔을 때는 어찌나 어렵던지. 제가 환경 분야를 전공한 것도 아니니 무슨 말인지 몰라서 한참을 헤맸죠. 단어 뜻 찾아가면서 공부하고, 배운 내용을 실천하면서 이제야 이해하게 되었어요.”
그러다보니 학교 에너지진단가인 그린리더, 그린홈컨설턴트로도 활동하며, 분과사업으로 도시농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 5월 30일에는 내손동 갈미한글공원에서 ‘환경아 노올자’ 행사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많은 사람들이 우리농산물을 이용한 친환경 먹거리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봉사가 확실히 매력이 있어요. 사실 일을 하다보면 문득 ‘내가 뭐하고 있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거든요. 피곤이 쌓여 힘들 때도 있고, 불만을 가진 누군가의 말 한 마디에 회의를 느끼기도 해요. 많은 주민들을 위해서 하는 봉사여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으니까요. 그래도 서서히 제가 꿈꾸던 마을에 가까워지고 있는 모습을 보니 즐거움이 더 크죠.”
취재 강나은 기자
이렇게 통장과 도서관장으로 활동하는 그녀는 주민자치 뿐 아니라 환경문제에도 관심이 많아 푸른경기21이라는 환경 단체에서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처음에 들어갔을 때는 어찌나 어렵던지. 제가 환경 분야를 전공한 것도 아니니 무슨 말인지 몰라서 한참을 헤맸죠. 단어 뜻 찾아가면서 공부하고, 배운 내용을 실천하면서 이제야 이해하게 되었어요.”
그러다보니 학교 에너지진단가인 그린리더, 그린홈컨설턴트로도 활동하며, 분과사업으로 도시농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 5월 30일에는 내손동 갈미한글공원에서 ‘환경아 노올자’ 행사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많은 사람들이 우리농산물을 이용한 친환경 먹거리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봉사가 확실히 매력이 있어요. 사실 일을 하다보면 문득 ‘내가 뭐하고 있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거든요. 피곤이 쌓여 힘들 때도 있고, 불만을 가진 누군가의 말 한 마디에 회의를 느끼기도 해요. 많은 주민들을 위해서 하는 봉사여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으니까요. 그래도 서서히 제가 꿈꾸던 마을에 가까워지고 있는 모습을 보니 즐거움이 더 크죠.”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