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또 다른 가족이 되어줄 수 있도록 [대한적십자 장태환 경기도대의원]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또 다른 가족이 되어줄 수 있도록 [대한적십자 장태환 경기도대의원]

by 안양교차로 2015.05.14

주변을 둘러보면 도와야 할 이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교육조차 받기 어려운 아이들과 노년을 힘겹게 보내고 있는 어르신들은 원래 가족들에게 받아야 할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해 더욱 외롭게 살아가고 있다. 장태환 씨는 부족하나마 가족의 역할을 대신해주며 누구보다도 많은 가족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더 많아지는 독거노인, 자녀가 되어주다
대한적십자 경기도대의원이자 한국청소년운동연합 의왕시지회 회장으로 있는 장태환(53) 씨는 누구보다도 아이들과 어르신들을 위한 일에 손을 걷어붙이고 나선다.
동마다 팀으로 구성되어 있는 적십자 봉사원들은 생활수급자나 독거노인, 조손가정 등에 적십자에서 지원하는 구호미 10Kg을 매달 전달하면서 반찬 만들기 사업으로 어려운 이들이 먹을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기본적인 적십자의 역할과 함께 내손1동 무궁화봉사회에 있는 적십자 봉사단은 사랑채라는 노인복지회관에서 매주 월요일마다 배식과 설거지를 하고 있다. 사랑채를 찾아오는 어르신들은 하루 약 800여 명, 그나마 노인복지가 잘 되고 있는 의왕시는 사랑채와 사랑채 앞에 있는 가장 큰 노인전용 목욕탕이 있어 천 원만 있으면 매일 매일 다양한 반찬이 나오는 식사와 이천 원이면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할 수 있다.
“요즘에는 어르신 분들만 사시는 가정이 참 많더라고요.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단독주택 반지하 같은 단칸방에서 사시는 분들을 보면 참 가슴이 아프죠. 이런 분들은 대부분 자녀가 재산이 있어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지 못해요. 정부의 보조금조차 받지 못하는데, 그렇다고 자녀들이 넉넉하게 생활비를 드리는 것이 아니잖아요. 이런 분들에게 저희가 쌀과 반찬을 드리면서 때로는 말벗도 해드리면서 그 분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돌봐드리는 일을 하고 있어요.
저희가 찾아뵙는 어르신 중 한 분은 거의 실명상태에 가까워서 앞을 볼 수가 없으세요. 그러니 외출하기도 어렵고, 어떻게든 간단한 식사 정도만 하시면서 살고 계신데 주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정말 걱정스럽죠. 앞으로도 사회복지사들의 손이 가지 못하는 소외된 이웃들은 저희 적십자봉사단이 지속적인 노력으로 돌봐드려야죠.“

더 적어지는 아이들, 부모가 되어주다
아이들을 돕는 일도 그의 주된 봉사 중 하나로, 오랫동안 교육 사업에 몸담고 있어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위한 봉사를 시작했다는 그는 벌써 20년간 어려운 아이들에게 부모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현재 의왕에 있는 청소년연합을 이끌면서 미래를 이끌어 가는 아이들이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인해 꿈이 꺾이지 않도록 든든한 힘이 되어 주고 있는 그는 작년과 재작년에는 지역 아이들과 함께 독도와 전방 지역을 탐방하면서 아이들이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학교 교육 외에 아무런 교육을 받을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무료 수강을 해주거나 중증환자들이 있는 복지관에서 매월 간식과 봉사를 하고 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목욕도 시켜주면서 그는 도와야 할 이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그가 이렇게 많은 시간을 들여 아이들을 돌보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사실 금전적인 기부는 비교적 쉽습니다. 여유가 있으면 자신이 지금 가진 것의 몇 십분의 일, 몇 백분의 일을 내놓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죠. 그런데 자기가 직접 시간을 내서 하는 봉사를 하기에는 어려워요. 저도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봉사를 했었어요. 저 나름대로는 ‘그래, 나는 어려운 아이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줬어.’라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었죠. 그런데 어느 날 지역신문에서 제가 장학금을 지원하던 청계동에 살았던 권 모군이 개에 물려 죽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어요. 그 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내가 돈만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가 사는 곳에 한번이라도 방문하고,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줬다며 그런 처참한 일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물론 금전적인 기부가 뒷받침이 되어야겠지만 되도록이면 아이들과 직접 마주보는 시간을 늘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물질적인 윤택보다는 더불어 사는 정신적인 풍요가 더 행복하다
그는 경제적인 여력이 된다면 적십자나 사회공동모금 등에 정기적인 후원을 할 수도 있고, 조금만 시간을 낸다면 소외된 이웃의 따뜻한 손을 잡아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작년에는 한 독지가가 적십자에 300만 원을 지원해 독거노인을 위한 겨울 나들이를 했다. 추운 겨울에 목욕이 쉽지 않았던 어르신들은 따뜻한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봉사단원들은 어르신들의 등을 밀어드리며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목욕이 끝난 후에는 맛있는 갈비를 대접해드리며 그날 하루만이라도 따뜻하고 풍족하게 해드리자 어르신들은 연신 고맙다는 말을 하시며, 봉사단원들의 손을 꼭 잡았다. 독지가와 봉사단원들 모두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어르신들을 도와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저는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살아야 모두 더 행복해진다고 생각해요. 경제적인 도움이든, 활동적인 봉사든 다른 이들에게 베풀고 나누면 이전에 자신만을 위해 돈과 시간을 쓰던 것보다 훨씬 자신의 삶이 윤택해졌다는 걸 스스로 느껴질 겁니다.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살아가는 힘이 되거든요. 지금보다 더 많은 분들이 나보다 어려운 이들을 돌보겠다는 조그만 마음으로 봉사에 동참해서 이런 보람과 기쁨을 모두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