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사랑은 주는 것, 지는 게 이기는 것, 좋은 게 좋은 것 [안양시새마을부녀회 전명화 회장]

사랑은 주는 것, 지는 게 이기는 것, 좋은 게 좋은 것 [안양시새마을부녀회 전명화 회장]

by 안양교차로 2015.04.14

“보답을 바라지 않고 주는 사랑만큼 나를 기쁘게 하는 게 어디 있겠어요. 이기려고 아등바등해봤자 남는 거 하나도 없더라고요. 다른 사람이 더 좋고, 내가 덜 좋다고 생각하지 말고, 다른 사람도 좋고, 나도 좋다고 생각하면 나쁠 게 없어요.” 살다보니 이 세 가지만 명심하면 남부러울 것이 없다는 그녀에게 봉사 또한 주는 것, 이기는 것, 좋은 것이다.

안양시새마을부녀회가 지금 주고 있는 것들
지난 1월 23일 경선으로 안양시새마을부녀회장을 두 번째로 연임하게 된 전명화(61) 씨는 올해로 4년차 안양시새마을부녀회장을 이끌어 가고 있다.
“처음 일 년은 배우느라 바빴고, 그 다음 해도 정신없었고, 작년에는 세월호 사건 때문에 아무 행사도 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이번 해부터는 제대로 봉사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새마을단체에서는 매년 불우이웃을 위해 밑반찬을 만들고 배달하며, 다문화가족들이 명절을 잘 쇨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또한 가정환경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장학금을 전달한다.
이는 안양시새마을부녀회에서 하는 일이고, 각 동으로 나누어져 개별적인 봉사도 한다. 시 단위로, 또 동 단위로 촘촘하게 어려운 이웃들을 챙기는 새마을단체는 오래된 역사를 가진 봉사단체로, 아주 오래 전부터 마을의 대소사를 챙기고, 봉사활동에 앞장서는 단체로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지금은 저희 단체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봉사단체에서도 비슷한 봉사를 하죠. 그러다보니 전보다 저희 봉사단체의 입지는 좁아졌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저희가 판매 사업을 많이 벌이고 싶지는 않아요. 물론 돈이 많아지면 더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이익사업에만 매달린다면 봉사 단체로써 조금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우리는 봉사가 즐거워서 하는 모임이니까 적당한 선에서 봉사를 해야죠.”
각 동마다 부녀회장들이 도와주고, 함께 힘을 보태주니 이렇게 새마을협회가 잘 운영되고 있다며 회원들에게 공을 돌린 전 씨는 앞으로도 희망찬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안양시새마을부녀회가 욕심내는 올해의 봉사계획
새롭게 올해부터 시작하고 싶은 봉사며, 계획도 많은데 목표는 크게 네 가지이다.
첫 번째로는 외국에 친정이 있는 다문화가정의 며느리를 위해 친정부모 모셔 오기.
“다문화가정을 보면, 시집온 지 몇 년이 지나도 넉넉지 못한 환경 때문에 친정에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선배 회장님께서 친정부모를 모셔오도록 비행기 표를 지원해줬을 때가 있었어요. 적은 돈이 드는 사업은 아니라서 쉽지는 않겠지만 이번에 판매 사업이 잘 되면 다시 한 번 꼭 해보고 싶어요. 저희가 명절 때마다 떡국 만들기, 송편 빚기 등을 통해서 다문화가정들과 많은 소통을 하고 있어서, 다문화센터에 연락만하면 한 두 가정 정도는 추천받기가 쉽거든요.”
두 번째로는 농촌 일손 돕기이다.
“예전에 안양시와 결연을 맺고 있는 영월군에 일손 돕기를 간 적이 있었는데 참 좋았어요. 새마을 부녀회는 일을 정말 열심히 해요. 진짜 소가 없어서 못 때려잡을 정도로 일을 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분들을 모시고 가서 배추 파종도 돕고, 좁쌀 추수도 도우면 정말 좋죠. 전에 좁쌀 추수하러 가보니까 농촌에는 젊은이들은 거의 없고 다 할머니, 할아버지들만 계시더라고요. 농사짓기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세 번째 목표는 장 담그기 체험사업이다.
“우리 세대까지는 된장이며 고추장을 다 담글 줄 아는데, 아마 우리 다음 세대부터는 장 담글 줄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 거예요. 그래서 저희가 콩을 준비하고, 신청자들을 받아 장 담그는 방법을 알려주고 함께 메주를 만드는 방식으로 이걸 진행해볼까 해요. 호계동에 있는 새마을회관에서 한 항아리 당 다섯 명 정도씩 그룹을 만들어서 담그면 되거든요. 여기서 나오는 수익으로 다른 봉사활동에 더 보탤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네 번째 목표는 안양시새마을부녀회 선후배 잇기이다.
“임기가 끝나고 나서는 아무리 오시라고 부탁드려도 오시기가 힘드신가 봐요. 그런데 장기적으로는 전 회장님들의 조언을 받아야 앞으로 저희 단체가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선대 회장님들과 저, 그리고 미래에 부녀회장이 될 지금의 동 부녀회장들까지 다 모여서 단합하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에요.”

안양시새마을부녀회장으로서, 그리고 한 봉사단원으로서
2006년에 처음 새마을운동을 시작했다는 그녀는 원래 교회에서 여선교회장을 맡아 교회에서 관련된 봉사만 했을 뿐 봉사단체에 뜻을 두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인들의 꾸준한 권유로 인해 아파트 부녀회장을 시작해, 동 부녀회장, 그리고 이제 시 부녀회장까지 오르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부녀회장을 영광의 자리라고 하는데, 저는 그런 의미보다도 ‘봉사할 수 있을 때 봉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을 해요. 봉사를 몸 바쳐 할 수 있을 만한 조건이 되기가 쉽지가 않아요. 자녀들 나이가 어리면 하기 어렵고, 내 육신이 건강하지 못해도 하기 어렵고, 남편 반대가 심해도 하기 어렵거든요. 지금 남편이 66세니까 퇴직하고 집에 있는데 제가 아침은 꼭 차려줘도 저녁은 봉사 활동하느라 못 챙겨줄 때가 많아요. 그래도 남편이 다 이해해주니까 제가 이렇게 맘 편하게 봉사할 수 있는 거죠.”
그녀는 미래를 위해서는 젊은 봉사자들이 필요하다며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공부 잘한다고, 돈을 많이 번다고 잘 산다고 할 수는 없잖아요.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야죠. 자원봉사센터에 가보면 만 시간을 봉사하신 분이 계세요. 그 분이 만 시간을 봉사해야겠다고 마음먹어서 그렇게 하셨겠어요? 하다보니까 만 시간이 된 거겠죠. 그런 분들 보면서 ‘나도 본받아야겠다.’ 라고 한 번쯤은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스펙 쌓기에 정신이 없는 세대라는 건 잘 알지만 봉사라면 그저 멀다고 생각하지 말고 어떤 계기로든 한 번해보고, 봉사가 허비하는 시간이 아니라 나를 채우는 시간이라는 것을 느껴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