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합니다 [안양시인재육성장학재단 문해수 사무국장]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합니다 [안양시인재육성장학재단 문해수 사무국장]

by 안양교차로 2015.03.17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안양은 장학재단을 통해 지역인재를 길러내고 있다. 지역의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지역의 어른들이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이는 지역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 중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안양시인재육성장학재단 문해수 사무국장은 단언한다.
교육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져야 한다
안양시인재육성장학재단은 지난 2011년에 법인 등록을 마쳐 올해로 4년째 장학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져야 하는 권리라는 설립 취지대로 재단은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뒷바라지에 힘을 쏟고 있다.
독특한 것은 안양시인재육성장학재단에서는 성적우수뿐만 아니라 예체능, 기능,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 재능을 가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다. 1년에 약 3000여 명이 장학재단의 도움을 받고 있으며 지금까지 19억의 장학금이 지원되었다.
문해수 사무국장(54)은 장학재단의 특성이자 자랑 중 하나로 매년 진행되는 ‘장학생 국내 체험 연수’를 꼽는다.
“당해 연도에 선발된 장학생 중 100여명은 2박 3일로 연수를 보냅니다. 연수의 주된 목적은 장학금 받는 아이들에게 자긍심을 키워주고, 자기 계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것이죠. 한 조당 7명에서 10명 정도의 아이들로 구성해서 대학생은 고등학생에게, 고등학생은 중학생에게 좋은 멘토가 되어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렇게 유대감으로 뭉친 아이들은 이 연수가 끝난 뒤에도 연락을 주고받으며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더라고요.”
이렇게 만든 유대관계가 학생회로 연결되어 직접적인 환원으로 이어지도록 소망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대학교 때부터 지원해온 아이들이 졸업을 한 시점이라 취업이 된 아이들이 자신이 받은 만큼 자신처럼 어려운 환경에 처한 다른 아이들을 도우면서 선순환을 발생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장학재단이 나이를 먹어갈수록 더욱 많은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제도로 정착될 것이다.
제도의 사각지대를 데우는 따뜻한 마음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님이 모든 뒷바라지를 해주는 아이들도 있고, 정말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이 공부 열심히 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국가의 장래나 기업의 장래를 생각해서 두 경우의 아이들 모두 똑같은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하죠. 이를 위해서는 어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아이들을 돕는 일에 나서야 합니다. 그런데 다들 어렵다 보니까 기부금도 이전에 비해서는 많이 감소했습니다. 예금금리가 4%에서 2%로 하락한 것도 큰 타격을 받았고요. 그렇다보니 장학재단에서 수익이 50% 감소했어요.”
재단을 끌어가는 데에 있어 어려움이 적지는 않지만 기부자들의 관심이 재단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재래시장에서 평생을 노점상으로 돈을 모으신 할머니는 전 재산인 집을 기부했다. 할머니는 4억 원에서 4억 5천만 원으로 감정가가 책정된 이 건물에서 나오는 월세로 환경이 어려운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전해왔다. 초반에는 임대료 수익 사업이 원활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행히 수익금을 발생시킬 수 있었고, 할머니의 바람처럼 환경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수 있었다. 기부한 지 1년, 이번 봄에 첫 장학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개인이 아닌 단체에서 따뜻한 마음을 보태기도 한다.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에서 청소년을 선도하는 일을 하고 있는 ‘청소년지도자연합회’는 일일 찻집을 운영해 여기서 나오는 수익금을 장학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올해로 2년째 기부가 이어지며 앞으로도 꾸준한 활동을 약속해 주기도 했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도움 주는 이들이 많아지길
“우리 안양시 인구가 60만 명이라고 하는데요. ‘한 사람 당 한 계좌 갖기 운동’을 해보고 싶어요. 오천 원, 삼천 원 이렇게 작은 금액도 60만 명이 모으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현재로써는 캠페인을 추진할 만한 인력도, 여건도 갖추어 지지 않았지만 나중에라도 추진한다면 많은 분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꿈이 있는데요. 장학관을 마련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장학금을 받는 아이들 중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같이 살기 때문에 공부방이 없는 아이들이 있어요. 공부하는데 얼마나 불편하겠어요. 더군다나 할머니 할아버지는 일찍 주무시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들이 학교 다녀와서 늦은 밤까지 공부하고 싶어도 공부할 수가 없는 거죠. 이런 아이들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도록 숙식까지 해결해주는 공간을 마련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개인적인 봉사도 많이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도 손사래를 치며 장학재단에 대한 이야기만 전하고 싶다는 문해수 사무국장은 마지막으로 기부를 당부하며 말을 맺었다.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내가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저희 장학재단 뿐만이 아니라 다른 재단, 시설 등에 기부하는 분들이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금전적인 부분이 아닌 재능, 물품 등으로도 도와줄 수 있으니까요. 특정 재단이나 시설을 찾아보시기 어려우면 시청에 연락만 하셔도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안양시인재육성장학재단]
후원 : 농협 301-0076-5342-41

문의 : 031-468-9330

취재 강나은 기자(naeun11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