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공인으로서 봉사에 책임감을 느껴요" [환경문화시민연대 신원균]

"공인으로서 봉사에 책임감을 느껴요" [환경문화시민연대 신원균]

by 안양교차로 2015.01.20

신원균(60) 씨는 ‘산 너머 남촌에는’, ‘정도전’, ‘광개토대왕’, ‘근초고왕’, ‘태조 왕건’, 어린이프로그램 ‘벼락 맞은 문방구’ 등에 출연한 KBS 탤런트로,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봉사를 쉬지 않으며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스타’가 되어주고 있다. 그가 연기했던 다양한 역할만큼이나 많은 봉사를 완벽하게 해내는 그를 볼 수 있었다.
“저 또한 어려운 집안에서 자라났기에”
봉사활동의 계기는 아주 어렸을 적, 그가 겪은 작은 경험에서부터 흘러나왔다.
“저와 같은 학교를 다니는 친구들 중에서 보육원에 다니는 친구가 도시락을 싸오지 못해서 점심을 굶는 모습을 봤어요. 그런데 우리 집도 그 애의 도시락까지 싸 줄 만큼 넉넉하지는 못했거든요. 그 때 도움을 주지 못했던 것이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봉사가 하루 이틀, 그리고 일 년, 이 년이 지나 벌써 23년이 되었다. 그가 현재 몸 담고 있는 봉사단체만 해도 3개, 여기에 개인적으로 하는 봉사가 더해진다.
처음 그가 시작한 봉사는 환경을 지키는 일이었다. 선배 탤런트가 추천해 당시 환경보호연예인협회, 현재는 환경문화시민연대로 불리는 단체에 가입했다. 10개 이상 지부로 구성된 이 단체는 각 지역에서 필요한 환경보호활동을 한다. 지역 내 위치한 강을 살리는 노력을 하거나 산에 있는 오염물질 수거, 폐기물 관리부터 시작해 청소년 유해업소 감시, 장학금 전달, 독거노인 김장 봉사 등 봉사의 성격을 점점 넓히고 있다. 고(故) 박용식. 이한위, 임성훈, 전원주, 김동환, 이대영, 김봉근, 이순재, 인간문화재 이생강 등 많은 이들이 참여하고 있는 봉사단체이며, 태안원유유출 때도 현장을 찾아가 일손을 보탰다.
“아무래도 많은 연예인이 참여하다보니 일반인의 관심이 많이 모여져서 좋죠. 예를 들어 명동에서 ‘물을 아끼자’, ‘일회용품을 쓰지 말자’ 캠페인이나 서명운동을 하면 다른 봉사단체보다 호응이 좋아요.”
이렇게 환경단체 봉사를 하다 보니 여기저기서 봉사 요청이 들어왔다. 그 중 하나는 법무부 소속 ‘법사랑’이라는 봉사단체다. 그는 법사랑 연예인 홍보분과에서 총무를 보고 있고, 강사 자격증을 따서 많은 학교를 찾아 학교폭력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가 활동하고 있는 단체는 ‘이웃사랑봉사회’로, 소아암 어린이,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행사에 참여한다.
“저 뿐만 아니라 연예인들 대부분이 ‘봉사를 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시간이 없는 사람들은 기부금 형식으로라도 누군가를 도우려 하고, 시간이 허락되는 한 많은 봉사를 하고 싶어 합니다.”
봉사는 모이면 더 커집니다
물질적으로 많은 것을 해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호주머니 돈을 털어서 해줄 수 있는 일, 재능 기부를 하든, 몸을 써서 할 수 있는 봉사가 있든 그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돕고 있는 그는 봉사를 계속하게 하는 원동력으로 봉사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느껴지는 뿌듯함을 꼽았다.
“봉사를 하고 오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아무 조건 없이 내가 어떤 사람들을 돕고, 그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행복감을 느꼈다고 생각하면 집에 돌아와서도 며칠 동안 즐거워요.”
그에게 있어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는 장마나 폭설로 무너진 비닐하우스를 보수하는 일이었다. 피해농가에서 도움 요청이 와서 갑작스럽게 봉사할 인원을 모집했는데도 20명 정도가 모였다. 여름에는 땀을 뻘뻘 흘리며, 겨울에는 발을 동동 구르며 봉사를 했다.
“단체로 봉사를 하면 좋은 점은 우선 재미가 있다는 점이고요. 더 좋은 점은 개인으로 했을 때보다 좀 더 큰 일을 할 수 있어요. 개인이 혼자 가서 비닐하우스 보수 같은 일을 할 수는 없잖아요. 또 예를 들어 교도소에 선풍기나 탈수기가 필요하다하면 제가 전부를 지원하기는 어렵지만 단체 내에서 십시일반 돈을 모으면 지원이 가능해집니다. 그래서 봉사는 모이면 더 커져요.”
악한 사람은 악한 끝이 있고, 선한 사람은 선한 끝이 있다
그는 최근 학교를 찾아 학교폭력에 대한 강의를 하며 많은 것을 깨닫고 있다.
“수업에 지장을 주는 아이들을 따로 모아놓은 반에 가서 강의를 해보면 가해학생과 피해학생 모두에게 맞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많이 느낍니다. 가해학생은 법적 처벌 이외에 다른 방식의 훈육이 포함되어야 하고, 피해 학생은 따로 구제 방법이 마련되어야 해요. 국가적으로 혹은 기관에서, 이런 교육이 선행되지가 않으면 앞으로도 학교폭력이 발단이 된 사건들을 막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저도 그 방법에 대해서 많은 고민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이 정상적으로 사회생활을 하게 하면 국가적으로는 많은 액수의 손실을 막는 것입니다. 역할극을 해서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이 되어보고, 피해 학생은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역할을 해봄으로서 더 나아질 수 있어요. 왜냐하면 어떤 연극이나 드라마 무대에서 임금 역할을 맡으면 극 중 역할이 평소 성격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거든요. 이렇게 근본적으로 문제를 풀어야 해요.”
지금 가르치는 아이들 열 명 중 한 명이라도 기대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작년 연말, 한 아이에게서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마음을 오랫동안 열지 못했던 학교폭력 피해학생이었다. 그 후 관심을 갖고 그 아이에게 지속적인 연락을 취하며 소통을 하고 있다.
“돈을 위한 일, 즉 나를 위한 일보다 대한민국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는 공연을 위해 전국에 있는 교도소를 찾기도 한다. 비록 한 순간의 잘못으로 그곳에 가 있지만 앞으로 사회에 나와서는 사회 다른 구성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새 삶을 살라는 의미에서이다.
“부모님이 그런 말씀을 저한테 많이 하셨어요. 악한 사람은 악한 끝이 있고, 선한 사람은 선한 끝이 있다고요. 저는 그 말을 믿어요.”
취재 강나은 기자 naeun11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