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내 손으로 조금씩 이뤄가는 환경보호 [푸른환경운동본부 김독만]

내 손으로 조금씩 이뤄가는 환경보호 [푸른환경운동본부 김독만]

by 안양교차로 2014.12.16

한번 더렵혀진 환경을 다시 깨끗하게 바꾸는 일은 수 년 간 많은 사람들의 많은 노력이 들어가도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는 힘든 일이다. 하지만 이 일을 4년 째 묵묵히 해오고 있는 김독만(60) 씨에게는 이렇게 자기 손으로 조금씩 이뤄가는 환경보호가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이다.
내 힘으로 깨끗해진 저수지를 보며
김독만 씨가 환경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건 4년 전, 2010년부터였다. 환경오염에 대해서 여느 다른 사람들처럼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지만 수질 개선을 하고, 공장에서 배출하는 폐수를 관리한다는 푸른환경운동본부의 소개를 듣자 귀가 솔깃했다. 동시에 그동안 봐왔던 악취를 내뿜는 강이며 하천이 떠올랐다. 그리고는 깨끗한 하천이 될 수 있다면, ‘어떤 일이든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그는 그의 생각처럼 강을 깨끗하게 바꾸는 일을 해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의왕에 위치하고 있는 ‘왕송 저수지’다. 예전에는 가까이가고 싶지 않을 만큼 더러웠던 저수지가 지금은 수질이 개선되었고, 심하던 냄새도 사라졌다.
“그 때 느꼈었던 것 같아요. 전과는 확연히 바뀐 강을 보면서, ‘아 이래서 환경보호운동이 필요하구나.’하는 생각도 들었고, 환경보호운동에 대한 의욕이 샘솟더라고요.”
그 후로 그는 환경보호에 열정을 쏟으며, 다양한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제 2의 왕송 저수지를 꿈꾸며 강이나 하천 등의 수질 개선을 위해 쓰레기를 줍기도 하고, 자신과 같이 환경운동에 동참하는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애쓰기도 했다.
단체에 포함되어 할 일을 묵묵히 하던 그는 그 열정을 인정받아 이제 정책국장이 되어 푸른환경운동본부를 이끌고 있다. 전보다 책임이 무거워졌지만, 그에게는 이 책임이 힘겹지 않다.
“정책국장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르지는 않습니다. 똑같이 쓰레기 줍고, 수질 개선에 힘쓰는 일을 합니다. 조금 달라진 게 있다면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모두 환경단체에 쓴다는 점이겠죠. 시간이 많아진 덕에 기존의 환경보존 업무에 추가해서 이제는 사무업무까지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꾸준하게, 느릿하게 해나가는 환경보호
푸른환경운동본부에서 하는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하나는 환경오염을 완화시키면서 환경을 보존하는 일, 또 다른 하나는 아이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것이다.
환경보호를 위해서 주로 하는 활동은 EM(유용 미생물군)을 이용해 수질 오염을 완화시키는 활동이다. 이 방법이 바로 ‘왕송 저수지’의 수질을 개선했던 비결이다. 동시에 하천이나 강 주변에 쓰레기를 주우면서 캠페인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렇게 안양 천변 주변은 물론, 경기도 오산, 화성, 양평 등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환경보호를 위한 노력을 꾸준하게 이어오고 있다.
의왕, 산본, 금정, 평촌 등의 아이들에게는 일 년에 네 번 환경이 오염된 현실과 환경보호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한다. 기존의 회원들과 함께 외부로 나가 직접 환경보호를 위한 활동을 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은 저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르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저희는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요. 바로 결과가 드러나는 활동은 아니지만 어느 순간에는 달라져 있는 환경으로 우리의 노력을 증명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그의 가족 또한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처럼 그의 환경운동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그의 꾸준함에 조금씩 그 생각이 바뀌었다.
“처음에는 제가 하는 환경운동에 대해서 정확히 무슨 활동을 하는지 몰라서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요. 제가 어떤 활동을 하는지 다 알고 난 다음에는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우리 가족이 저, 집사람, 딸 이렇게 셋인데 둘 다 제가 하는 환경운동에 대해서 반대는커녕 환영하고 있어요. 우리 딸은 지금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제가 아이들에게 환경교육을 한다는 걸 알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고요. 아내는 집에서 저 대신 환경활동을 하고 있을 정도로 환경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오히려 저보다 훨씬 낫죠. 친환경세제를 사용하거나 물을 적게 이용하는 등 수질오염을 줄이는 방법에 있어서는 달인이에요.”
또 다른 환경지킴이를 위해서
그에게 있어 요즘 가장 뿌듯했던 기억은 아이들을 교육하면서 경험했던 일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봉사시간을 받기 위해 왔던 아이들이 환경교육을 받다가 환경운동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리고는 자발적으로 부모님을 모시고 왔고, 부모님 또한 환경교육을 받았다. 이렇게 환경교육을 받은 학부모는 푸른환경운동본부에 가입해서 회원이 되었다.
“정말 흐뭇하죠. 아이와 부모가 함께 우리 환경단체에 대해서 들어보고 이 일이 정말 좋은 일이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셔서 함께 해주시는 일이니까요. 봉사단체라 특별히 어떤 이득이 돌아가는 것도 아닌데 처음 동참을 마음먹을 때가 어렵거든요.”
하지만 이 외에는 회원을 늘려나가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환경보호에 대해서는 모두 옳다고 생각하지만 특별한 계기가 없으면 먼저 소매를 걷어 붙이고 나서는 사람들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해를 못하시는 분들이 많죠. 직장 생활하느라 다 바쁘기도 하고요. 나에게 닥친 문제라고 느껴지지 않으니 왜 환경운동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요. 몸소 와서 느껴보고 해보면 확신이 오는데 와서 해보기까지가 어려운 거죠. 학생들과 함께 실습하고, 환경에 대해 배우고, 자연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 느낄 수 있는 체험이 정말 중요한데, 이럴 기회가 없으니 회원들이 빨리 늘지를 않아요. 그런 점이 아쉽죠. 더 많은 사람이 노력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어려운 일들을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취재 강나은 기자 naeun11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