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봉사는 축복이자 행복입니다” [㈜지엔팜 김상일 대표]

“봉사는 축복이자 행복입니다” [㈜지엔팜 김상일 대표]

by 안양교차로 2014.09.23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행복인 것 같아요.” 그는 나눔에서 파생되는 기쁨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수십 년에 걸친 시간을 봉사와 함께 할 수 있었으리라. 봉사를 축복이라고 말하는 남자, 김상일 대표를 만나 그의 봉사 여정을 들어봤다.
다양한 방법으로 나눔을 실천하다
의약품 종합유통도매회사 ㈜지엔팜을 운영하고 있는 김상일 대표는 바쁜 와중에도 손에서 봉사를 놓지 않는다. 6년 전 회사를 세운 뒤로 회사 차원에서 여러 곳에 나눔의 손길을 뻗치고 있는 것. 사회복지법인 어린이재단 등 여러 복지시설에 꾸준히 일정액을 기부하고 있고, 직원들과 함께 찾아가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그는 자신의 일을 봉사와 연결시키기도 한다. 회사 설립 이후 거의 매년 빠지지 않고 동남아 국가에 의료 봉사를 다녀온 것이 대표적인 예다. 여러 병원에 의약품을 납품하던 김 대표는 봉사에 뜻을 가지고 있는 의사가 여럿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분들과 함께 봉사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어차피 저희 회사는 의약품 유통을 하고 있으니 저희가 의약품 등 진료에 필요한 물품을 대고, 의사 선생님들이 진료 봉사를 하면 좋겠다 싶었어요. 여러 의견을 취합해서 저희 직원들과 의사 선생님들이 함께 의료 혜택을 잘 받지 못하는 동남아 국가로 의료 봉사를 나가게 됐습니다.”
한편 김 대표는 재단법인 국제봉사전문가협회와 재단법인 국제응급구조의료지원재단의 최호칠 이사장과도 협력하고 있다. 3년 전 교회를 매개로 인연을 맺게 된 두 사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 봉사로 의기투합했다.
“저희가 어려운 곳에 의료 봉사를 다니다보니 민간 차원에서 의료 지원을 하는 단체의 중요성이 절실히 느껴지더라고요. 때마침 최 이사장님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의료 지원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3년째 재정적 후원 및 물품 지원을 해오고 있습니다.”
그의 일상 속에 스며든 나눔
김상일 대표는 어린 시절 교회에 다니면서부터 자연스럽게 봉사를 시작했다.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에는 교회에서 주관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했고, 대학교 때는 농활을 다니는 등 그는 늘 봉사를 곁에 두고 살았다. 이는 직장인이 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직장 생활을 20여 년 하면서도 봉사를 했어요. 교회가 후원하는 기관에 가서 봉사를 했죠. 전 교회에서 청년회를 맡고 있는데, 학생들 데리고 봉사를 다녔어요. 청소, 빨래, 목욕 등 여러 가지 일을 했죠. 봉사가 끝난 뒤 돌아올 때 학생들이 ‘다음에 또 봉사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는 걸 들은 적이 있어요. 봉사를 하다보면 누구나 그런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저 역시 그렇고요.”
그는 밥을 먹고 잠을 자듯 자연스럽게 봉사를 해왔다. 수십 년에 걸친 봉사활동이 켜켜이 쌓여 이제는 인생의 일부가 된 것. 이제 그의 삶에서 봉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몸의 일부’ 같은 존재다.
“‘봉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습관처럼 해왔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봉사를 일상의 일부로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김 대표는 여전히 교회에서의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좋은이웃교회가 만든 사단법인 좋은이웃운동본부에서는 주로 독거노인 지원 활동을 펼치는데, 김 대표도 이곳에서 활동하며 일손을 보태고 있다.
“여전히 청년회 친구들과도 활동하고 있고, 봉사 기회가 날 때마다 틈틈이 활동을 하고 있어요. 때로는 힘들기도 하지만, 저희 도움을 받고 활짝 웃으시는 분들을 보면 없던 힘도 생깁니다.(웃음)”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지름길, 봉사
봉사는 받는 이들뿐만 아니라 하는 사람들에게도 커다란 기쁨을 준다. 김 대표도 여러 방면으로 봉사활동을 해나가면서 뿌듯한 순간과 여러 번 마주쳤다.
“필리핀 섬마을에 간 적이 있어요. 평소 의료 혜택을 못 받은 분들이었기에 동네 주민 전체가 남녀노소 불문하고 저희 앞으로 모여들었죠. 그 모습을 보면서 ‘더 열심히 활동해야겠구나’ 다짐했죠. 그뿐인가요? 포천에 있는 시각장애인 복지시설에 가면 저희 목소리를 일일이 기억하시고 더듬더듬 저희 손을 붙잡으면서 ‘다시 와줘서 고맙다’ 인사하시죠. 이번 추석에는 독거노인 분들에게 송편을 나눠드렸어요. 얼마 안 되는 양인데도 저희가 황송할 정도 고마워하시더라고요.”
김 대표에게 봉사는 축복이자 행복이다. 조금이나마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있는 것 자체를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어려운 이웃들과 그 마음을 나누고 있는 것. 그는 앞으로도 수십 년간 붙들어온 봉사의 끈을 놓지 않을 생각이다.
“지금까지 해온 봉사를 꾸준히 해나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봉사할 수 있는 모임을 만들어서 여러 사람들에게 봉사의 기쁨을 알리고 싶습니다. 작은 손길 하나하나가 모이면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취재 강진우 기자 bohemti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