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무엇보다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해요” [생활개선의왕시연합회 임순심 회장]

“무엇보다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해요” [생활개선의왕시연합회 임순심 회장]

by 안양교차로 2014.04.08

4월의 봄날과 가장 잘 어울리는 연분홍빛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의왕시 아름채노인복지관 식당 안을 분주히 돌아다닌다. 조끼에는 ‘생활개선의왕시연합회’라는 글씨가 가지런히 수놓아져 있다. “오셨어요?” 부엌 한편에서 반기는 소리가 들린다. 빨간 고무장갑을 끼고 정신없이 밀려드는 식판을 닦으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생활개선의왕시연합회 회장이자 오늘의 주인공, 임순심 씨의 목소리다.
배식하고 식판 닦는 ‘진짜 회장’
의왕시 농업산림과 산하 생활개선의왕시연합회(이하 생활개선연합회). 이 단체의 회원들을 의왕시 아름채노인복지관(이하 아름채복지관)에서 만나게 될 거라고는 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생활개선연합회는 영농학습단체이기 때문이다. 봄 햇살 좋은 어느 날, 연분홍 조끼를 입은 그들은 아름채복지관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봉사하고 있었다. 생활개선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임순심 회장 역시 그들 가운데 섞여 식판 설거지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뒤에서 지켜보는 성격이 아니다 보니 우리 회원들과 똑같이 봉사하고 있습니다. 명색이 회장인데 뒷짐 지고 있으면 되겠어요?(웃음)” 매달 첫째 주 수요일과 둘째 주 월요일이 그들의 봉사일이다.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아름채복지관 식당 곳곳에서 활동한다. 이들의 임무는 식재료 준비와 배식, 그리고 설거지다. 따지고 보면 식당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임 회장을 필두로 아름채복지관에서 봉사하는 회원은 20여 명. 늘 봉사자의 손길이 필요한 복지관 입장에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듯 든든할 터다. “하루 800여 명에 이르는 어르신들의 식사를 준비하고 뒤처리한다는 게 사실 쉽지는 않아요. 하지만 막상 복지관에 와서 땀 흘리면 정말 보람 있어요. 어르신들도 많이 고마워하시고요.”
다방면으로 뻗은 봉사의 손길
생활개선연합회가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에 나서기 시작한 데는 임 회장의 의중이 가장 컸다. 임 씨가 회장으로 취임하기 전까지는 다섯째 주 목요일에만 봉사활동에 나섰었다. 그러다보니 일 년에 네 번 정도밖에 봉사를 못했었는데, 작년 임 회장이 취임한 뒤 매달 한 번 봉사를 다녔다. 임 회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는 한 달에 두 번, 날을 정해 봉사하고 있다. 점점 단체의 봉사시간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생활개선연합회를 제외한 의왕시 농업산림과 산하 세 개 단체에서 봉사를 도와달라는 요청도 종종 오는데, 이때도 임 회장과 회원들은 마다않고 적극 참여한다. 작년에는 시에서 400평 규모의 부지를 빌려 고구마와 콩을 재배해, 그 수익금으로 불우이웃을 돕기도 했다. 생활개선연합회 차원에서 진행하는 도농교류 또한 농촌 마을의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기에 또 하나의 봉사라고 말할 수 있다. “저희 시는 충남 청양 은골 구기자마을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어요. 구기자 체험도 하러 가고, 구기자 한과도 한아름 사오곤 하죠. 저희는 맛있어서 좋고, 구기자마을은 좋은 먹거리 제공해서 좋으니 이거야말로 일석이조 아닌가요?(웃음)”
“능동적으로 봉사하시고 행복과 보람 받으세요!”
임 회장의 첫 봉사의 기억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안양에서 의왕으로 갓 이사 온 임 회장은 의왕농협 주부대학에 들어갔다. 그곳에서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목욕 봉사를 하고 있었는데, 이 일이 임 회장을 봉사의 길로 안내해준 이정표가 됐다.
“바짝 마른 어르신들 몸을 구석구석 씻겨드리는데, 순간 엄마가 생각나는 거예요. 눈물이 찔끔 나면서 ‘더 깨끗이 씻겨드려야겠다’고 생각했죠. 목욕 봉사 후에는 효도한 것처럼 뿌듯했고요. 그렇게 ‘봉사의 맛’을 알아버린 거예요.”
임 회장이 생활개선연합회를 알게 된 것도 그 무렵이다. 당시 의왕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수경재배 수강생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우연히 접했고, 방울토마토 수경재배법을 배우면서 생활개선연합회를 알게 된 것. 그녀는 이곳에서 예전부터 배웠던 떡 만들기 기술을 활용, 떡 수업을 시작했고, 총무를 거쳐 회장 자리에까지 오르게 됐다. 그녀가 회장 취임 후 봉사시간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는 것은 몸소 봉사하며 느낀 ‘봉사의 맛’을 회원들에게 알려주고, 봉사를 통해 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함이다.
“예전부터 ‘내가 회장이 되면 봉사를 더 해야겠다’고 생각해왔어요. 작년 회장 취임 후 곧바로 그 생각을 실현했죠. 회원들도 적극적으로 호응해주고, 도와줘서 즐겁게 봉사하고 있답니다.”
앞으로 의왕시 사랑채노인복지관에서도 봉사하고 싶고, 의왕시 자원봉사센터에서 배운 네일아트 기술을 활용해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는 임 회장. 그녀는 이제 막 봉사를 시작하려는 ‘봉사 새내기’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 한 마디를 남겼다.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조금 더 일찍 나와서 조금 더 늦게 가고,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능동적 봉사’를 하려면 말이죠.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봉사에 임하신다면 분명 행복과 보람을 듬뿍 받으실 거라고 생각해요. 파이팅입니다!” 취재 강진우 기자 bohemti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