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사랑의집수리 우경식 부단장] “봉사는 ‘아름다운 중독’입니다”

[사랑의집수리 우경식 부단장] “봉사는 ‘아름다운 중독’입니다”

by 운영자 2013.11.20

‘모든 사람의 삶자리는 거룩한 공간입니다.’ 인사 후 건네받은 우경식 씨의 명함 한편에는 짧지만 강렬한 문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 어려운 사람들의 삶자리를 행복의 보금자리로 바꾸고 있는 그와 잘 어울리는 문장이었다.
나눔의 마음, 날개 달다
우일아이디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우경식 씨의 회사 명함 뒤편에는 또 다른 명함 하나가 새겨져있다. 바로 ‘사랑의집수리’ 명함이다. 그는 사랑의집수리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열혈 봉사자’다.
경식 씨는 사랑의집수리에서 활동하기 전부터 ‘마음 따뜻한 사나이’였다. 2007년 기름유출로 신음하는 태안에 가서 가족과 함께 봉사하는 등 다양한 공익적 활동을 펼쳐왔던 것. 그러던 그가 정기적으로 봉사하기로 결심하게 된 사건은 2011년 우면산 산사태였다. 그곳에서 봉사한 이후 ‘제대로 봉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 그는 곧장 인터넷으로 봉사단체를 검색했다. 그중 선택한 단체가 현재 몸담고 있는 사랑의집수리였다.
“실내건축 공사업체를 운영하다보니 하는 일과 가장 유사한 봉사를 하는 이곳이 가장 눈에 띄었어요. 운명적인 만남이었죠.(웃음)”
제대로 된 봉사단체를 만나니 경식 씨가 품고 있던 ‘나눔의 마음’은 금세 날개를 달았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봉사하며 지내길 어느덧 3년째. 그는 어느새 사랑의집수리 이사이자 부단장이 되어있었다.
“사실 직함은 큰 의미가 없어요. 더 열심히 하라고 달아주신 거죠. 직함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배우는 재미에 피로 사라져
사랑의집수리는 결손가정, 다문화가정 등 취약 계층의 집을 무료로 수리해주는 단체다. 안양, 군포, 의왕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으며 때에 따라서는 부천, 성남까지 달려간다. 연초에 시청, 구청, 동사무소, 사회복지단체 등에 추천 공문을 보내면 각 단체에서 추천 가정 공문이 온다. 사랑의집수리에서는 그중 취약한 순서대로 집수리를 해주고 있다.
“저희는 정말 필요한 분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번거롭더라도 사전 답사를 가서 수혜 가정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사랑의집수리 활동은 혹서기, 혹한기를 제외한 일 년 내내 진행된다. 매주 토요일마다 한 세대 집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데 필요에 따라서는 주중에도 봉사를 한다고. 한 달 동안 다섯 곳에서 열 곳 정도를 수리한다고 하니 어마어마한 규모다.
“사실 저는 회사에서 주로 총괄 관리를 하다 보니 도배, 장판, 목공 등 실제 작업에 서툴렀어요. 그런데 이곳에서는 누구나 동등하게 일해야 하니 기능을 많이 습득하게 됐죠. 하나하나 배워가는 재미로 일하니 힘든 것도 모르고 봉사합니다.(웃음)”
나눔과 희생, 그리고 봉사
경식 씨는 한 달에 두 번 이상 봉사현장에 나가는 것을 원칙으로 세웠다. 여가생활도 좋지만 가장 뿌듯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봉사를 택한 것이다. 집수리에 나설 때는 도배, 장판, 목공을 도와줄 전문 봉사원 두세 명과 기타 허드렛일을 도와줄 일반인 봉사자 20여 명이 모인다.
“회사, 동호회, 동창회 등 각 단체에서 일반인 봉사자를 모집합니다. 그러면 적게는 열 명에서 많게는 서른 명까지 많은 분들이 현장을 찾아주시죠. 아침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고동락하다보면 저절로 친해집니다. 그러면 다음번에 또 봉사를 오세요. 봉사를 지속적으로 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거죠. 이게 전염이고 중독입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봉사를 ‘아름다운 중독’이라고 말하죠.”
경식 씨는 봉사를 통해 힘듦 이상의 무언가를 얻는다. 내가 가진 것을 조금이나마 나눴다는 뿌듯함과 보람은 그의 가장 큰 재산이다. 그는 사랑의집수리 홍보대사인 성우 배한성 씨의 말을 빌려 그 마음을 전했다.
“배한성 씨가 이런 말을 하셨어요. ‘사람은 나눌 줄 알아야 하고, 희생할 줄 알아야 하며, 봉사할 줄 알아야 한다.’ 이게 딱 제 마음이에요. 나눔, 희생, 봉사. 이 세 가지가 이 사회를 더불어 살아가게 만드는 제일 중요한 덕목이죠. 많은 분들이 이 단어들의 의미를 깨닫고 봉사에 나서셨으면 해요.” 취재 강진우 기자 bohemti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