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좋은 세상을 위해 계속 달릴 겁니다” 잎새 한정식 고창준 사장

“좋은 세상을 위해 계속 달릴 겁니다” 잎새 한정식 고창준 사장

by 안양교차로 2013.09.10

고창준 씨는 자신의 활동이 어려운 분들의 생활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을 거란 걸 잘 알고 있다. 그저 그분들이 ‘밥 한 끼의 위로’를 드리고 싶을 뿐이다. 무뚝뚝한 말투 사이에 슬며시 비친 그의 마음은 갓 지은 밥처럼 온기가 가득했다.
혼자 살 수 없는 세상이기에
고즈넉이 옅은 안개가 내려앉은 백운호수. 그 한편에서 잎새 한정식을 운영하고 있는 고창준 씨는 8년째 이웃사랑봉사단을 후원하고 있다. 이웃사랑봉사단과의 만남은 그의 식당에서 이뤄졌다. 단골손님이 넌지시 봉사단의 존재에 대해 알려줬고, 그 길로 후원을 시작한 것. 창준 씨는 이 만남을 ‘인연’이라 말한다.
“봉사에 대한 저의 생각과 이웃사랑봉사단의 활동이 궤를 같이하고 있더군요. 자연스럽게 후원할 마음이 생겼어요. 마음 맞는 곳을 우연히 알게 됐으니 분명 인연인 거죠.”
창준 씨는 정기 후원과 함께 1년에 두 번씩 식사 후원도 하고 있다. 이웃사랑봉사단의 ‘독거노인과 함께하는 나들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정식에 어르신들을 모셔 대접하고 있는 것. 한 번에 50~60여 분을 대접하고 버스도 제공하기에 힘들기도 하지만 그 이상의 뿌듯함을 느낀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그런지 어르신들을 뵐 때마다 더 잘해드리고 싶어요. 오셔서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면 정말 기분 좋습니다.”
창준 씨는 장기기증운동본부의 장기기증 캠페인 후원도 함께하고 있다. 젊은 시절 우연히 사후기증 서약을 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한 사람의 결심을 통해 47명이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다니 그야말로 숭고한 나눔이 아닐 수 없다.
“세상은 혼자 살 수 없어요. 조금이나마 여유로울 때 도움 주고, 힘들 때 도움 받고 사는 거죠. 제 모든 활동의 기저에는 이런 생각이 깔려 있습니다. 힘든 세상 함께 헤쳐 나가야죠. 안 그렇습니까?(웃음)”
희망의 불씨를 들고 달려가다
창준 씨가 주로 활동하고 있는 이웃사랑봉사단은 공공기관 및 기업의 후원을 받지 않는다. 후원을 받으면 봉사단이 추구하는 ‘진정한 봉사’를 할 수 없기 때문. 적극적인 활동을 위해 세운 기치이지만 회원들의 후원금으로만 봉사단을 운영하다보니 재정적으로 힘들 때가 많다.
“제가 이웃사랑봉사단을 후원하기로 마음먹은 것도 봉사를 향해 묵묵히 나아가는 고결함 때문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김장나누기 봉사를 할 때 이분들은 산지에 가서 눈으로 직접 보고 배추를 골라요. 물건 값을 깎으려고 하지도 않아요. 그만큼 최고의 재료를 쓴다는 것이죠. 이런 정신이 살아있어요. 하지만 그만큼 힘들기도 해요. 뜻있는 분들의 후원이 필요합니다.”
창준 씨는 밥을 먹듯 후원한다. 봉사를 일상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 이런 생각이 지금까지 봉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그는 말한다.
“장사하는 사람들이 다 그렇듯 저도 힘들 때가 있죠. 그렇다고 갑자기 후원을 끊어버리면 그분들은 어떻게 합니까? 그러니 후원도 전기세 내는 것처럼 당연한 거라 생각하는 거죠.”
한편 창준 씨는 후원금을 지원하는 대신 버스, 장소 등 공공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공공기관에 성토했다. 부가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비용이 줄어들면 어려운 분들에게 더 신경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후원을 받지 않는 봉사단에게 공공기관은 너무 인색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사실 봉사를 하면 지역 사회가 발전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도 좋은 것이잖아요. 그러니 이런 부분들을 요청했을 때 흔쾌히 ‘오케이’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창준 씨는 꾸준히 후원 활동을 이어나갈 생각이다. 봉사단을 후원하는 것이 지금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그는 믿는다. 그저 그것으로 만족한다며 그는 활짝 웃었다. 봉사의 즐거움이 가득 담긴 아름다운 웃음이었다.
“저는 부자가 아니라서 많이 도와드리지는 못해요. 하지만 김치 한 쪽, 콩 한 개라도 나눠먹을 수는 있잖아요. 이런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아지면 어려운 분들도 그늘에서 나올 것 아닙니까? 그래서 이 활동을 멈출 수 없어요. 좋은 세상을 향해 계속 달려가야죠!(웃음)”

이웃사랑봉사단 후원 문의 010-3341-1063(이나영 회장)

취재 강진우 기자 bohemti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