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석수1동 자율방범대 대장 이태근 씨 “봉사, 일단 한 번 해보세요!”

석수1동 자율방범대 대장 이태근 씨 “봉사, 일단 한 번 해보세요!”

by 안양교차로 2013.07.15

매일 밤이 되면 석수1동 거리마다 ‘평화의 수호신’들이 나타난다. 잘 차려입은 제복에 무전기, 손에 든 경광봉까지. 보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석수1동 자율방범대(이하 자율방범대)’를 이끄는 선봉장, 이태근 씨를 초소에서 만났다.

마을은 우리 손으로 지킨다
서른두 명의 건장한 대원들을 이끄는 자율방범대 대장 이태근 씨는 순찰에 나서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직장생활도 만만치 않은데 밤에 나와 순찰 도는 대원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을을 위해 봉사하는 우리 대원들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자율방범대 대원들은 매주 평일 5개조로 나누어, 밤 9시부터 12시까지 마을 곳곳을 누비고 있다. 일과 봉사를 병행해야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니 즐겁다는 것이 이 씨의 설명이다.
자율방범대의 활약은 특별한 날에 더욱더 빛을 발한다. 인근 지역에서 행사가 있을 때나 나들이철에 발 벗고 나서서 교통지원에 힘쓰는 것. 덕분에 다툼이 줄어들고 질서도 바로잡히니 주민들이 더할 나위 없이 좋아한다.
“주민들이 ‘고생한다’며 응원해주시면 그간 쌓인 피로가 싹 사라집니다. 피로회복제가 따로 없다니까요!(웃음)”
봉사의 제왕과 그의 가족들
현재 이 씨는 자율방범대 활동 외에도 많은 봉사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석수1동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석수1동 새마을운동, 만안구 생활안전협의회, 만안구 시민경찰, 아파트 입주자대표위원회 등 그가 몸담고 있는 봉사단체만 해도 다섯 손가락이 넘는다.
“1997년 5월에 이 동네로 처음 이사 왔어요. 그 후로 하는 일이 잘 돼서 형편이 좋아졌죠. 그러다 문득 ‘이곳에서 받은 은혜를 나누고 살아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길로 동사무소에 찾아가서 봉사할 수 있는 단체를 알아보는 와중에 자율방범대를 알게 되었고, 자연스레 대원으로 활동하게 됐죠.”
이후 주변 봉사단체들과 하나둘씩 연을 이어가다보니 이 씨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고, 그 활동들이 켜켜이 쌓여 지금에 이르게 됐다고. 이토록 왕성한 봉사활동의 든든한 버팀목은 다름 아닌 그의 가족이다. 그의 투철한 봉사열정을 이해하고 지지해준 가족이 없었다면 지금의 활동도 없었을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아들, 딸이 제 활동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주니 참 고마워요. 아내도 집에서 알게 모르게 도움을 많이 줍니다. 가족이 제 봉사의 원동력인 셈이죠.(웃음)”
봉사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시라
많은 봉사활동을 하다보면 힘들기도 할 터. 하지만 이 씨는 ‘전혀 힘들지 않다’며 고개를 젓더니, 오히려 봉사활동을 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너털웃음을 호탕하게 터뜨린다. ‘마음 없는 봉사는 힘들지만, 마음을 쏟는 봉사는 보람’이라는 것이다.
“힘들다고 생각하면 봉사 못하죠. 보람을 느끼기 때문에 봉사를 하는 겁니다. 봉사활동을 통해 오히려 제가 더 도움을 받고 있는 셈이죠. 마음의 위안을 얻으니까요.”
이제 이 씨에게 봉사는 보람 그 이상의 의미다. 봉사를 통해 자신의 존재가치를 재정립하는 것.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통해 자신의 존재의미를 깨닫게 됐고, 이로 인해 삶을 더욱더 열정적이고 뜻 깊게 보내게 됐다고 그는 말한다.
“인간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끊임없이 확인받고 싶어 하잖아요. 누군가 나를 찾고, 나를 불러주고, 나를 필요로 하면 그제야 나로서 존재할 수 있는 것이거든요. 전 봉사활동을 할 때마다 정말 기쁩니다. 제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의미를 깨우쳐주니까요.”
이 씨는 봉사활동을 망설이는 주변 사람들에게 ‘일단 한 번 해보라’고 권한다. 분명히 그 속에서 저마다의 의미를 찾을 수 있고,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운동하기 얼마나 힘듭니까. 하지만 그 속에서 몸이 만들어지고, 컨디션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기 때문에 운동하는 것이거든요. 봉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꾸 하다보면 그 매력에 빠지게 돼요. 그러니 망설이지 마시고 시작하세요. 분명히 그 이상의 무언가를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취재 강진우 기자 bohemti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