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사진작가 김정섭 “봉사로 보람 느낄 수 있다면 성공적인 삶”

사진작가 김정섭 “봉사로 보람 느낄 수 있다면 성공적인 삶”

by 안양교차로 2013.07.15

김정섭 씨는 그림과 사진을 통해 이웃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문화예술 봉사를 하고 있다. 화가와 사진가로 활동하면서 자연과 인간을 지켜보고, 표현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왔던 그는 그림봉사와 사진봉사를 통한 세대 간 격차나 정보격차 해소를 없애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지역문화저변발전을 목표로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자연을 오랫동안 지켜보고 그 안에서 생활해보니, 결국 자신이 받은 만큼 주변에게 돌려주면서 사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는 생각이 든다”는 그의 봉사이야기를 들어보자.
독거노인을 위한 영정사진 봉사
“오랫동안 저 자신의 예술세계를 만들어오면서 참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작은 능력이지만 모두 다른 분들의 도움으로 받은 것. 이제는 타인을 위해 쓰려고 이런 봉사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김정섭 씨는 두발로데이 등 가족 문화 행사에서 자주 만날 수 있다. 사랑하는 가족들 간의 시간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그는 다문화가족사진 행사나 독거노인돕기 활동, 어르신 영정사진 촬영 등 사진과 예술을 이용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행사가 몰려 있거나 하면 일주일에 몇 시간 정도지만 따로 시간을 정해서 하는 봉사 외에도 여건이 닿거나 인연이 닿는다면 언제든지 봉사활동에 참여합니다.
보람된 부분이라면 역시 제가 봉사하는 활동이 잘 마무리 지어졌을 때라고 할까요? 계획대로 잘 진행되어 많은 분들이 만족해 할 때, 우리 이웃들과 어르신들께서 좋아하실 때, 그리고 가끔 우리를 기억해 주실 때 봉사의 보람을 느끼게 되네요.“
“사람들과 마주보며 웃는 시간이 늘어났다고 말하는 그”. 예술가란 직업은 결국 혼자 고민하고 싸우는 사람이기에 일만 하고 있으면 내가 무슨 표정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봉사를 통해 사람간의 소통이라는 걸 배우게 되고, 마음과 마음이 전달되니까 웃고 떠들면서 즐겁게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고백한다.
봉사로 이심전심(以心傳心)의 자세 배워
“봉사 중 힘든 점이라면 우리 활동을 처음 접하신 분들이 경계의 눈으로 쳐다보실 때 제일 힘들다고 생각해요. 결국 그분들도 나중에는 저희의 진심을 알아주시고 응원을 해주시죠. 하지만, 아직도 처음 만나는 사람들 중에는 봉사활동이 모종의 목적이나 이익을 원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의심의 눈초리를 쉽게 거두지 않는 분들이 가끔 있습니다. 그 때마다 이 삭막해진 세상에 믿음이 넘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정말로 많구나 하는 책임감이 들죠.”
하지만 봉사를 통해 얻은 것이 더 많다. 봉사를 통해 늘어나는 공감의 능력이 자신을 성장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예술가의 특성상 자연과 사람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그 대상의 마음을 느껴야 하기에 봉사가 간접적인 체험의 도구가 된다는 것. 그는 “이심전심(以心傳心)의 마음에서 붓을 들거나 셔텨를 누르기 직전까지는 정말 영원에 가까운 시간이 느껴진다”며 “봉사활동을 하면서 타인과 공감하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지다 보니, 붓을 들거나 셔터를 누르기 전까지의 그 시간동안 더욱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남에게 베풀면서 나에 대한 자기실현이나 자기만족을 얻을 줄 알았지만 곧 편견이었다. 오히려 봉사는 하면 할수록 상대방이 나에게 베풀어주는 것이요, 결국 자기 성장을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셈이다.
“80세에 주위 사람들이 나를 사랑한다면 성공한 것”
“노인복지관에 어르신들의 사진을 찍어드리는 봉사를 나간 적이 있었습니다. 어르신들께서는 제가 개인 스튜디오에서 나와 보수를 받고 일하는 줄로만 아셨어요.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활동 중에는 사진으로 봉사를 하는 경우가 흔치 않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후에 제가 봉사자로서 사진을 찍어주시는 것을 알게 되셨고, 그 인연으로 함께 지금 그 어르신들과 함께 사진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에게 힘을 주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동료 봉사자들이다. 무엇보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재능이나 시간을 아낌없이 이웃을 위해 나누어주시는 분들을 보면 저 자신의 게으름이 부끄러울 때가 많다는 그. 항상 “다른 사람보다 열심히 해야지”하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독려할 수 있는 원동력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봉사의 장점은 자신감과 만족감, 그리고 정신적?육체적 건강이다. 봉사는 주변의 사람을 사랑하는 것에서 출발하며, 이것은 또한 성공의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자신을 롤모델로 삼는 자녀들에게 교육적 효과도 줄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얼마 전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준이 세계 최고의 주식 투자자인 워렌 버핏을 초청해서 강연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한 여대생이 과연 인생에 있어서 성공이란 무엇인지 물어보자 80세가 넘은 워렌 버핏은 ‘지금 내 나이가 되어 생각해보니, 주위 사람들이 당신을 사랑한다면 당신은 성공한 것’ 이라고 말했어요. 남에겐 사랑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연히 남을 사랑해야 합니다. 물론 건강도 중요하고 돈도 중요하죠. 하지만 정말로 가치 있는 삶은 봉사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취재 오혜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