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두툼한 벚꽃길, 다양한 문화행사로 채우다, '안양충훈 벚꽃축제'

두툼한 벚꽃길, 다양한 문화행사로 채우다, '안양충훈 벚꽃축제'

by 안양교차로 2017.05.01



만개한 벚꽃은 축복이다. 지 난날의 상흔이나 괴로운 기억은 봄을 만끽하는 자 연과 함께하면서 조금씩 누그러진다. 겨울날 마르고 초췌했던 가지들 사이에서 틔어 오른 꽃잎들을 바라보면서 내일을 기약했던 안양충훈 벚꽃축제를 찾아가 봤다.
따사롭고 평화로운 오후, 안양시와 안양충훈벚꽃축제추진위원회가 주최하는 ‘2017 안양충훈 벚꽃축제’가 지난 4월 7일부터 9일까지 석수동 충훈2교 일대에서 열렸다. 즐비한 벚나무가 만개해 환상적인 봄을 알리던 지난 주말, 안양 일대의 주민들은 가족 및 연인과 손을 잡고 나와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이 벚꽃은 1.5km까지 이어졌는데, 이 일대는 곳곳에서 사진을 찍는 시민들로 붐볐다.
다채로운 행사가 함께 열린 덕분에 시민들은 꽃길뿐 아니라 체험행사까지 즐길 수 있었다. 행사 첫날인 7일에는 전문 디제이 리존(DJ Rizone)이 봄과 관련한 정취를 노래하는 7080곡을 선사하는 ‘달콤 봄밤 낭만 DJ 박스’가 열렸다. 8일에는 오전 10시부터 꽃길과 안양천변을 따라 걷는 ‘안양 꽃길 걷기대회’가 열렸고, 오후 2시부터 ‘관악 학생 미술 실기대회’가 열렸다. 마지막 날인 9일에는 축하공연인 ‘벚꽃 콘서트’가 열렸다. 인기가수 송대관, 한서경, 아이시어, 도시아이들, 명희 등이 공연해, 시민은 광장을 가득 메우고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특히 충훈 2교에서의 행사가 인상적이었다.
이날은 오전 11시부터 다양한 행사가 열렸는데, 어린이 벼룩시장, 페이스페인팅, 캘리그래피, 종이상자 놀이터 등 가족나들이객을 위한 다양한 체험부스가 준비되어 있었다. 오색한지 연 만들기 부스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시민들이 저마다 다양한 모양의 연을 만들고 있었다. 연을 다 만든 자녀들은 하늘에 연을 날리고, 함께 온 아버지는 연이 어떻게 하면 잘 나는지를 가르쳐주고 있었다.
체험부스 초입에는 석고마임이 눈에 띄었는데, 흰색 옷과 모자를 쓰고 얼굴까지 하얗게 칠한 청년 두 명이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아 정말 동상처럼 느껴졌다. 아이들이 그들의 말을 걸어도 움직이지 않다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자세를 바꾸자 아이들은 깜짝 놀라 엄마 품에 매달렸다.
울퉁불퉁 종이상자 코너 역시 많은 아이들이 체험에 나섰다. 긴 줄에서 기다리던 오상희(44) 씨는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여러 가지 체험 부스가 있어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는다. 우리 가족이 함께 와서 무척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라면서 국화매듭 체험부스에서 만든 팔찌를 들어 보였다.
‘투투 텃밭 공동체’의 화분 만들기, ‘쥬세라믹’의 염색가방 만들기/다육화분심기에는 어르신들이 모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가족과 함께 왔다는 한 어르신은 “오랜만에 나와 꽃도 보고 화분도 심을 수 있어서 좋다.” 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페이스페인팅을 받은 한 어린이는 “무당벌레를 그려달라고 했다.”라면서 싱긋 웃었다.

체험을 끝낸 시민들은 콘서트를 기다리며 각자 돗자리를 펴고 앉았다. 이날은 2시부터 ‘벚꽃 거리 공연’이라는 콘셉트로 거리의 악사, 아리 색소폰 등이 벚꽃길에서 저마다 실력을 뽐냈다. 식전 공연은 6시부터 시작했는데, 석수1동 부채산조, 아리춤터, 안양누비라, 충훈두드림예술단, 럭키태권도시범단 등이 나와 시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