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평화아카데미 곽호경 씨 “나눔의 가치 알려주는 ‘평화 교육’ 알고 계신가요?”

평화아카데미 곽호경 씨 “나눔의 가치 알려주는 ‘평화 교육’ 알고 계신가요?”

by 안양교차로 2013.07.15

평화아카데미는 매년 두 번씩 ‘평화’라는 주제를 통해 시민들에게 교육강의를 하는 비영리단체다. 정해진 장소가 없이 그때그때 게릴라식으로 장소를 섭외하고, 카페를 통해 공지를 한 뒤 참여자들을 모집한다. 평화라는 말이 일견 정치색을 띠거나 생활과 동떨어진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곽호경 씨는 “앞으로는 평화가 화두인 시대가 올 것”이라며 “나눔을 상징하는 봉사도 평화라는 주제 안에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일상에서 평화를 생각하다
2009년부터 시작된 평화아카데미는 현대사, 경제, 남북관계 등 포괄적인 주제를 통해 평화를 말한다. 평화가 거대 담론에서 취급될 수 있지만 일상 속의 평화, 관계의 평화 같은 개인의 성찰과 관련된 부분도 있다. 그동안 지역 오피니언 리더를 포함해 교양 강좌에 관심이 많은 안양시민들도 평화아카데미를 거쳤다.
“평화는 우리 생활에서 꼭 필요하지만 접하기 힘든 개념이죠. 시간을 내서 평화라는 주제를 함께 생각하고 평화를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만든 단체입니다.”
곽호경 씨는 창립멤버로 평화아카데미 간사를 맡고 있다. 현재는 교육을 맡고 있는 강사이기도 하다. 6.15 공동선언 실천 안양본부에서 일하던 중 뜻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평화아카데미를 만들었다. 여느 지자체에서 찾기 힘든 성격의 교육기관이다 보니 아직까지 평화아카데미를 모르는 이들도 많다.
“매년 두 번씩 8주 강의를 하는 게 어떻게 보면 쉬워 보일 수 있는데 저희로서는 굉장히 빡빡한 스케줄로 진행하고 있어요. 다행히 최근에는 시에서 관심을 가져주셔서 시민들에게 조금씩 이름을 알리고 있는 중이죠.”
올해가 벌써 8기째. 안양은 물론 군포와 의왕, 과천에서도 강의를 듣기 위해 평화아카데미를 찾는 이들이 많다. 평화라는 주제가 결코 딱딱하지 않은, 우리 일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화두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곽호경 씨는 “우리가 분단된 땅에서 살다보니 평화라는 주제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젊은 계층에서 노인까지 다양하다”며 “주변의 소개를 통해 평화아카데미를 찾는 이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평화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다
곽호경 씨는 대학에서 컴퓨터공학과를 전공했다. 95학번 세대로 운동권은 아니었지만 학생운동의 영향을 받았다. 정치와는 관계없이 생활 속에서 학생 시절 뿌리박은 신념을 실천하며 살기 위해 시민단체에서 일을 시작했다. 결혼을 하고 난 이후 2000년부터는 안양에서 쭉 살았다. 10년 이상 안양에 살다보니 이제는 토박이 못지않게 옥석을 가릴 줄 아는 눈도 생겼다.
“안양은 재미있는 부분도 있고 답답한 면도 있죠. 안양에 거주하는 많은 예술가들을 보면, 지역 토박이인 분들도 있고 이런저런 단체에서 고유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보면 참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반면 안양의 역사가 길다보니 새로운 시도에 대해 벽을 쌓고 무리지어 고착화된 부분은 아쉽기도 하죠.”
최저임금 수준의 보수를 받고 일하면서도 곽호경 씨가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평화를 통해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싶기 때문”이다. 시간을 조금만 투자한다면 평화 교육을 통해 우리가 평소에 하지 못했던 생각을 해볼 수 있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를 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평화는 가정에서부터 사회, 국가, 나아가서는 전 세계의 평화를 지향하게 됩니다. 이것을 거꾸로 생각해보면 가정 안에서 배우자와, 자녀들과, 동료들과의 평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비로소 알게 되죠.”
평화는 우리 생활과 그렇게 밀접한데도 삶이 바쁘다는 이유로 잊힌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평화 공부의 필요성을 알고 자발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안양사회의 교양인으로 바로 서겠다는 이들이 꽤 많다.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안양이 더 아름답고 풍요로워지는 것은 아닐까.
내년 4월 개강, 카페에서 수강 신청 가능
“내 생활에서 평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우치고 돌아간다는 분들이 많아요. 일상에서 평화를 실천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하죠. 아쉬운 점은 고정된 강의실 없이 그때그때 장소를 빌리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게릴라식으로 흥미가 있으니까 매력이 있기도 하죠.(웃음)”
12명의 운영위원이 평화아카데미 커리큘럼과 강의 진행을 책임진다. 기수별로 수료한 이들이 ‘원우회’ 조직을 만들어 100여 명이 함께 활동 중이다. 평화아카데미를 통해 지역 내 자원봉사자들을 조직하고 있으니 ‘봉사 에이전시’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가치 있고 풍요로운 삶이란 함께 나누는 삶이 아닐까 싶어요. 평화아카데미는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나눔을 실천하는 분들이 모인 곳입니다. 평화를 공부한 사람은 자원봉사를 하지 않을 수 없거든요. 봉사에 관해 정보가 필요하신 분들은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내년 평화아카데미 강좌는 4월에 열릴 예정이다.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 성격인 평화아카데미 다음 카페(http//cafe.daum.net/peaceac)에서 공지된다. 곽호경 씨는 “평소에는 평범한 주부로 살면서 아카데미에서 강사로 나서는 두 얼굴을 갖고 있다”며 “봉사란 것도 결국 생활 속에서 내가 실천할 수 있는 것을 나누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 오혜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