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의왕시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손희주 씨 “대가 없는 지역 봉사, 후손 위한 노력이죠”

의왕시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손희주 씨 “대가 없는 지역 봉사, 후손 위한 노력이죠”

by 안양교차로 2013.07.15

의왕시 지역사회복지협의체는 관내 복지와 여성문제를 민관 차원에서 함께 논의하는 기구다. 청소년 상담 전문가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손희주 씨는 여성분과 위원으로 활동하며, 지역 내 각종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이해득실을 떠나 순수하게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봉사를 해야 한다”며 “의왕시 봉사자들의 활동이 의왕이 역사를 만든다”고 말했다.
청소년과 여성 복지를 위한 의제 해결
부산 출생인 손희주 씨에게 의왕은 곧 제2의 고향이다. 젊은 시절, 청소년 상담 전문가로 활동하던 그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 서울에서 참교육학부모회로 활동한 것을 계기로 군포교육청에서 학부모운영위원회에 참여했던 그는, 의왕시 통합 문제와 관련된 비상대책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의왕21을 거쳐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여성분과 위원회에서는 6년 째 활동 중이다. 찾아가는 경로당 사업, 청소년 등?하교 지도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의왕시 관내에 있는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아이들의 등?하교를 지도하면서 지역 지리를 설명해주는 일이죠. 관내 지도를 제작해 아이들과 의왕 곳곳을 돌며, 현장에서 본 것들을 발표 자료로 만들어 구성하도록 이끌어주고 있어요.”
어찌 보면 딱딱한 일인 것 같지만 ‘청소년과 여성의 복지를 위한 활동’이라는 점에서 맥이 연결된다. 환경과 교육, 성 평등의 문제를 포함해 사회 복지에 관한 폭넓은 의제들이 청소년 문제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의왕시 노인천국 된 것 봉사자들 덕분
지역 내 민간 기관이나 단체에서 역할을 맡고 있다고 하면, 왜 그 일을 하는지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다. 손희주 씨의 대답은 “지역을 순수하게 사랑하는 마음 때문”이다. 돈이나 명예를 밝혀서도, 주목을 받기 위함도 아닌 내 아이와 지역의 미래를 위한 활동인 것.
“돈을 생각했다면 다른 일을 했겠죠. 제가 하는 일이 물질적 대가는 없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분명한 활동이에요. 예전에는 의왕에 교육청도, 경찰서도 없었지만 지금은 사회적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잖아요. 우리가 당연시 여기는 모든 것들이 사실은 저와 같은 봉사자들의 노력이 보태져 이뤄진 결과죠.”
의왕시가 ‘노인복지의 천국’이라는 명예를 얻을 수 있었던 것도 손희주 씨를 포함한 민관 공동의 노력 덕분이다. 손희주 씨는 “의왕시는 모든 것이 자급자족되는 도시”라고 말했다. 복지시설이 잘 돼 있고, 여성회관, 학교 등의 사회적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 있어 그야말로 ‘살기 좋은 의왕’이 된 것. 의왕시가 통합 논의에서 배제되었지만, 지역 주민들이 크게 불만을 갖지 않는 이유 역시 의왕시의 자급 능력을 믿기 때문이라고.
“의왕시에는 남을 해치려는 사람이 정말 드문 것 같아요. 남을 밟고 돈을 벌려고 혈안이 된 사람도 거의 없고. 환경은 두말이 필요 없을 만큼 청정하고요. 평온하고 시골 같은 분위기에서 아이들이 자라 반듯하게 커준 것만 해도 너무 고맙죠.”
“봉사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는 것”
손희주 씨가 생각하는 봉사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는 것’이다. 10년 넘게 지역에서 봉사를 했지만, 봉사 마일리지 제도가 있는 것도 모르는 그다. 일부러 모른 체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는 대가성을 바라고 해서는 안 된다는 굳은 신념 때문이다.
“제가 계산이나 셈을 잘 못해요(웃음). 봉사 초기에는 점수에 신경 쓰지 않고 봉사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봉사의 원래 의미가 좀 퇴색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지금 저와 함께 봉사하는 분들은 점수에 관계없이 순수하게 봉사가 좋아서 일하고 있거든요.”
아이들을 모두 키우고, 지역에서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는 그의 활동을 부러워하는 여성들도 많다. 특별한 배경도, 인맥도 없던 그가 지역의 일꾼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순수하게 봉사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오랫동안 지역에서 봉사를 하며 사람에게 상처받은 적도 있지만, 아픈 만큼 성숙해져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주변에서 ‘언니, 봉사하러 갈 때 나 좀 데리고 가요. 혼자 가지 말고’ 그러거든요. 그런데 막상 봉사하러 간다고 하면 시큰둥한 경우가 많아요. 봉사는 막연하게 하고 싶다가 아니라 적극성을 갖고 뛰어들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두드리면 결국 열릴 것이라고 그는 충고한다. 요즘엔 봉사 수요가 많아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도 봉사의 문을 열 수 있다고. 손희주 씨 역시 처음 시작은 그렇듯 작은 도전이었다고 한다. 그는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먼저 고민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자신의 전공을 살려 봉사를 하는 것도 지역을 위한 큰 역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취재 오혜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