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신버스 김순식 씨 “낮에는 버스기사, 저녁에는 봉사하는 행복한 노년이죠.”
우신버스 김순식 씨 “낮에는 버스기사, 저녁에는 봉사하는 행복한 노년이죠.”
by 안양교차로 2013.07.11
김순식 씨는 고천에서 신사를 오가는 441번 남색버스의 기사다. 7년 넘게 버스운전을 하고 있다. 정년이 훌쩍 넘은 나이인데도, 하루에 꼬박 8시간씩 세 번씩 버스를 몬다. 일은 지치고 피곤하지만, 하루 중 근무하지 않는 자투리 시간을 그는 봉사에 투자한다. 노선이 긴 버스를 운행하는 것도 일을 겸한 봉사요, 새마을협의회 봉사도 일처럼 한다는 김순식 씨는 사는 게 즐겁다고 했다.
운전도 봉사처럼…욕을 먹어도 웃는 이유
52년생, 올해 환갑을 맞은 김순식 씨는 운전 경력 30년도 넘는 베테랑이다. 군을 제대한 후 화물트럭에서 시작해 개인택시 등 운전해서 먹고 사는 일이라곤 안 해본 게 없다. 우신버스에는 7년 전에 입사했다. 정년이 넘었지만 비정규직으로 일을 계속하고 있다고. 그처럼 환갑을 넘긴 동료들이 회사에 30명 이상 된단다.
“오전 오후 교대로 매일 8시간씩 운전합니다. 버스기사 욕 많이 먹죠. 직업이니 어쩌겠어요? 참고 해야지…. 지금은 버스도 준공영제잖아요. 서울시에서 다 관여를 해요. 사내에서도 서비스 교육이 철저하죠. 불친절하면 일 못해요, 허허.”
일이 끝나고 저녁을 해결하지 못한 그는 김밥으로 끼니를 때웠다. 장성한 자식들이 있고, 집에서도 아내가 쉬라고 성화인데 김순식 씨는 일을 그만둘 생각이 없다. 할 수 있으면 한 푼이라도 버는 게 맞기도 하지만, 일을 하지 않으면 좀이 쑤시고 어디 가서 사람 노릇할 것이냐는 얘기.
오전 5시 3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몰고 2시 30분에 교대를 하면 나머지 시간에는 봉사를 한다. 90년대부터 그는 새마을협의회 회원으로 있었다. 틈틈이 동네에서 파지나 공병 등을 수집해 화장지 같은 생필품으로 바꿔 어려운 동네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비산3동에서는 매달 동네 청소 및 주변 환경 정리 정돈도 새마을협의회의 몫이다.
“아시겠지만 주민자치위원회라는 곳에는 총 8개의 단체가 있어요. 바르게살기운동부터 새마을협의회까지. 그중에서 새마을협의회 회원이 제일 적어요. 일이 많기 때문이죠. 옛날에 새마을 운동한다고 하면 존경하는 눈빛이었지만 요샌 어디 그래요? 돈 받고 하는 일도 아닌데, 오히려 욕을 먹을 때가 많죠.”
운전도 봉사처럼…욕을 먹어도 웃는 이유
52년생, 올해 환갑을 맞은 김순식 씨는 운전 경력 30년도 넘는 베테랑이다. 군을 제대한 후 화물트럭에서 시작해 개인택시 등 운전해서 먹고 사는 일이라곤 안 해본 게 없다. 우신버스에는 7년 전에 입사했다. 정년이 넘었지만 비정규직으로 일을 계속하고 있다고. 그처럼 환갑을 넘긴 동료들이 회사에 30명 이상 된단다.
“오전 오후 교대로 매일 8시간씩 운전합니다. 버스기사 욕 많이 먹죠. 직업이니 어쩌겠어요? 참고 해야지…. 지금은 버스도 준공영제잖아요. 서울시에서 다 관여를 해요. 사내에서도 서비스 교육이 철저하죠. 불친절하면 일 못해요, 허허.”
일이 끝나고 저녁을 해결하지 못한 그는 김밥으로 끼니를 때웠다. 장성한 자식들이 있고, 집에서도 아내가 쉬라고 성화인데 김순식 씨는 일을 그만둘 생각이 없다. 할 수 있으면 한 푼이라도 버는 게 맞기도 하지만, 일을 하지 않으면 좀이 쑤시고 어디 가서 사람 노릇할 것이냐는 얘기.
오전 5시 3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몰고 2시 30분에 교대를 하면 나머지 시간에는 봉사를 한다. 90년대부터 그는 새마을협의회 회원으로 있었다. 틈틈이 동네에서 파지나 공병 등을 수집해 화장지 같은 생필품으로 바꿔 어려운 동네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비산3동에서는 매달 동네 청소 및 주변 환경 정리 정돈도 새마을협의회의 몫이다.
“아시겠지만 주민자치위원회라는 곳에는 총 8개의 단체가 있어요. 바르게살기운동부터 새마을협의회까지. 그중에서 새마을협의회 회원이 제일 적어요. 일이 많기 때문이죠. 옛날에 새마을 운동한다고 하면 존경하는 눈빛이었지만 요샌 어디 그래요? 돈 받고 하는 일도 아닌데, 오히려 욕을 먹을 때가 많죠.”
“보살 된 통장 추천에 새마을협의회 입문했죠”
그는 통장 소개로 새마을협의회에 입문하게 됐다고 한다. 물론 그 전에도 반장을 하며 동네일을 조금씩 거들었다. 지금은 보살이 된 통장은 그의 ‘넉넉함’을 들어 동네 일꾼으로 추천했다. 그렇게 비산 3동에서 20여 년을 봉사했다. 작년까지 새마을운동협의회 회장으로 일했는데, 올해도 적임자가 없어 그가 여전히 실무를 맡고 있다고 했다.
“젊은 사람들은 못해요. 자기 일이 바쁜데 봉사를 언제 하겠어요? 그래서 일흔 일곱 되신 형님을 선임했는데 그 분이 도저히 안 되겠다고 해요. 그래서 일은 실질적으로 제가 다 해요.”
안양에 있는 32개 동 새마을조직회와 연합해 매년 수해 지역에 복구 지원을 가거나 관내 불법 광고물을 수집하는 것도 그의 역할이다. 드러나지 않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 하지만 김순식 씨는 봉사활동이 갈수록 위축되고, 주변의 눈치를 보게 되는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아니 자기 돈 써가면서 봉사하는 사람들 칭찬은 못 해줄망정, 안 좋게 보는 게 말이 돼요? 제가 이 나이에 봉사활동 잘 해서 무슨 덕을 보겠어요. 봉사는요, 비산3동을 사랑하는 마음이 손톱만큼이라도 없으면 할 수 없는 거예요.”
‘부동산 사장님, 구멍가게 아줌마, 봉사하세요’
봉사를 그토록 오래 했으니 동네에서 그는 터줏대감 같은 존재다. 하지만 김순식 씨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 “이름 알고 얼굴 알면 뭐 할 거냐”고 그는 반문했다. 다만 오랫동안 동고동락해온 봉사자들이 하나둘씩 퇴임을 하는 것이 누구보다 아쉬울 따름이다.
“집에서는 자꾸 쉬라고 해요. 그런데 봉사라는 게 한 번 쉬면, 그만두기 쉽지 않은 거거든요. 제가 요즘 하는 일이 뭐냐면 지역구 의원님들한테 좋은 봉사자들 추천해달라고 읍소하는 거예요. 그런데도 쉽지가 않아요.”
김순식 씨는 “봉사는 시간 여유가 있는 사람이 하는 게 정석”이라고 철석 같이 믿는 사람이다. 그처럼 오전 혹은 오후라도 틈이 나야 봉사도 하는 것이지, 아침에 나갔다가 저녁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뭐가 아쉬워 금쪽같은 자기 시간 털려고 할 것인가.
“그러니까 부동산을 한다든지, 하다못해 작은 자기 가게를 하는 사람들이야말로 봉사하기 딱 좋은 사람들이라고요. 그런데 안 한다는 말이지…. 메리트가 없다고 생각하나 봐요. 알고 보면 좋은 게 참 많은데.”
김순식 씨가 생각하는 봉사의 참멋은 사람 사귀면서 일 자체에 보람을 느끼는 것이다. 모름지기 모든 일이란 게 다 그렇듯, 봉사 역시 사람들과의 단합과 배려하는 마음에서 얻는 보상이 크다는 얘기다. 그는 “봉사는 득을 보는 것도 아니고 권위를 갖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순수하게 일 자체에 대한 보람을 갖고 사람을 사귀고 싶은 이들이 뭉친 곳이 바로 새마을협의회다.
“그나마 혜택이 좀 있다면 2년 정도 활동하면 애들 학자금 지원이 된다는 거죠. 뭐, 꼭 그런 게 아니라도 봉사를 했다면 내 자식들한테 최소한 내가 이런 일 정도는 했다는 모범이 되지 않겠어요? 지금은 좀 불편하고 피곤하지만, 봉사를 했다는 자체가 후세에 남을 거라고 전 믿어요.”
취재 오혜교 기자
그는 통장 소개로 새마을협의회에 입문하게 됐다고 한다. 물론 그 전에도 반장을 하며 동네일을 조금씩 거들었다. 지금은 보살이 된 통장은 그의 ‘넉넉함’을 들어 동네 일꾼으로 추천했다. 그렇게 비산 3동에서 20여 년을 봉사했다. 작년까지 새마을운동협의회 회장으로 일했는데, 올해도 적임자가 없어 그가 여전히 실무를 맡고 있다고 했다.
“젊은 사람들은 못해요. 자기 일이 바쁜데 봉사를 언제 하겠어요? 그래서 일흔 일곱 되신 형님을 선임했는데 그 분이 도저히 안 되겠다고 해요. 그래서 일은 실질적으로 제가 다 해요.”
안양에 있는 32개 동 새마을조직회와 연합해 매년 수해 지역에 복구 지원을 가거나 관내 불법 광고물을 수집하는 것도 그의 역할이다. 드러나지 않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 하지만 김순식 씨는 봉사활동이 갈수록 위축되고, 주변의 눈치를 보게 되는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아니 자기 돈 써가면서 봉사하는 사람들 칭찬은 못 해줄망정, 안 좋게 보는 게 말이 돼요? 제가 이 나이에 봉사활동 잘 해서 무슨 덕을 보겠어요. 봉사는요, 비산3동을 사랑하는 마음이 손톱만큼이라도 없으면 할 수 없는 거예요.”
‘부동산 사장님, 구멍가게 아줌마, 봉사하세요’
봉사를 그토록 오래 했으니 동네에서 그는 터줏대감 같은 존재다. 하지만 김순식 씨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 “이름 알고 얼굴 알면 뭐 할 거냐”고 그는 반문했다. 다만 오랫동안 동고동락해온 봉사자들이 하나둘씩 퇴임을 하는 것이 누구보다 아쉬울 따름이다.
“집에서는 자꾸 쉬라고 해요. 그런데 봉사라는 게 한 번 쉬면, 그만두기 쉽지 않은 거거든요. 제가 요즘 하는 일이 뭐냐면 지역구 의원님들한테 좋은 봉사자들 추천해달라고 읍소하는 거예요. 그런데도 쉽지가 않아요.”
김순식 씨는 “봉사는 시간 여유가 있는 사람이 하는 게 정석”이라고 철석 같이 믿는 사람이다. 그처럼 오전 혹은 오후라도 틈이 나야 봉사도 하는 것이지, 아침에 나갔다가 저녁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뭐가 아쉬워 금쪽같은 자기 시간 털려고 할 것인가.
“그러니까 부동산을 한다든지, 하다못해 작은 자기 가게를 하는 사람들이야말로 봉사하기 딱 좋은 사람들이라고요. 그런데 안 한다는 말이지…. 메리트가 없다고 생각하나 봐요. 알고 보면 좋은 게 참 많은데.”
김순식 씨가 생각하는 봉사의 참멋은 사람 사귀면서 일 자체에 보람을 느끼는 것이다. 모름지기 모든 일이란 게 다 그렇듯, 봉사 역시 사람들과의 단합과 배려하는 마음에서 얻는 보상이 크다는 얘기다. 그는 “봉사는 득을 보는 것도 아니고 권위를 갖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순수하게 일 자체에 대한 보람을 갖고 사람을 사귀고 싶은 이들이 뭉친 곳이 바로 새마을협의회다.
“그나마 혜택이 좀 있다면 2년 정도 활동하면 애들 학자금 지원이 된다는 거죠. 뭐, 꼭 그런 게 아니라도 봉사를 했다면 내 자식들한테 최소한 내가 이런 일 정도는 했다는 모범이 되지 않겠어요? 지금은 좀 불편하고 피곤하지만, 봉사를 했다는 자체가 후세에 남을 거라고 전 믿어요.”
취재 오혜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