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 해병대전우회 김기 씨 “만년 씨름선수가 해병대 봉사대원 된 이유는요”
의왕시 해병대전우회 김기 씨 “만년 씨름선수가 해병대 봉사대원 된 이유는요”
by 안양교차로 2013.07.10
김기 씨는 나이 쉰둘에 불과 얼마 전까지 의왕시 씨름 대표선수로 활동했다. 막내아들과 함께 전국대회 출전해 8강까지 올랐다. 지도자가 아닌 선수로서 그처럼 오래 활동한 이는 김기 씨가 처음. 씨름의 고장인 경남 의령에서 나고 자라며 백사장에서 씨름을 배운 그는 30년 동안 씨름만 알고 지냈던 사람이다. 하지만 은퇴한 이후에 봉사에 헌신하는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현재 의왕시해병대전우회에서 의왕시의 각종 행사 지원봉사를 맡고 있는 김기 씨는 “세상에 견딜 수 없는 일이란 것은 없다”며 “봉사도 결국은 삶을 살아가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지역 주민 돕는 ‘만인의 아저씨’
그는 옛날 얘기부터 꺼냈다. 소 꼴 뵈러 갔다가 틈이 날 때면 백사장에서 씨름하고 놀던 친구들은 다 이름 날리는 선수가 되었다. 씨름으로 유명한 강호동, 이만기도 같은 동네 출신이다. 양평에서 팔당댐을 따라 수영으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운동에 출중한 그였기에 국내 최장 현역 씨름선수로 남을 수 있었으리라.
해병대 체육특기병으로 선수생활을 시작한 그는 김포를 거쳐 의왕에 둥지를 틀었다. 선수생활은 2년 전에 접었다. 오십이 넘은 나이에 팔팔한 20대들과 겨뤄 8강까지 진출했다. 이쯤 되면 그의 남다른 성정을 누구라도 쉽게 알 수 있다.
해병대전우회 활동은 언뜻 이름만 내건 취미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말에 따르면, 의왕시해병대전우회는 구색만 갖춘 단체와는 완전히 다르다. ‘만인의 아저씨’라는 별칭에 걸맞게 관내 행사 교통정리, 호수 정화사업, 우범지대 방범활동 등 온갖 궂은일을 봉사정신으로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솔직히 좀 말씀드리면 우리 의왕은 안양이나 군포보다 해병대활동이 꽤 활발합니다. 시의 모든 행사에 주차지원부터 우리가 하지 않는 일이 없어요. 하다못해 해돋이 행사 하나에도 책상, 확성기, 사무집기 등을 차로 운반하고 설치해주죠. 그래서 농담처럼 우린 1월 1일 새벽부터 봉사하는 사람들이라고 해요(웃음).”
화성과 의왕 오가며 봉사에 헌신
그는 은퇴한 뒤에도 화성에 있는 한 전자회사에서 영업 관리직으로 일하고 있다. 원래 안양에 있던 회사가 화성으로 이전한 뒤, 아예 기숙사에 머물면서 주말에만 의왕으로 올라온다. 토요일, 일요일 행사를 전부 봉사로 보내고 나면 가족들 볼 시간은 밤에 잘 때뿐이라고.
“워낙 눈에 잘 띠니까 의왕시장님도 저를 잘 아시죠. 처음엔 가족들이 봉사는 혼자 다 하냐고 그랬는데 이젠 그러려니 해요. 저는 주말에 해병대전우회에서 봉사하는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아요.”
얼마 전 광주에 수해 피해가 났을 때도 인명 구조 봉사에 뛰어들었다. 백운호수 정화 작업을 할 때는 보트를 타고 쓰레기 수거를 일일이 해야 한다. 최근에는 불우이웃돕기를 위한 일일찻집을 여는 등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다.
“청계사에 가 보셨어요? 거기 가는 길이 워낙 좋아서 무슨 행사만 있으면 불법 주차된 차들이 빼곡해요. 누군가 교통정리를 해주지 않으면 행사가 엉망이 되죠. 그 일을 우리 해병대전우회에서 해요. 단오제, 체육대회, 백운예술제 등 모든 행사에서 우리 해병대가 없으면 행사 자체가 진행이 되지 않죠.”
의왕시기동순찰대 이사, 오전동 새마을지도자협회 부회장 등 의왕시 곳곳을 다니면서 13년째 봉사를 하고 있는 그는 “봉사를 즐기면서 하면 고생도 고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옛날 얘기부터 꺼냈다. 소 꼴 뵈러 갔다가 틈이 날 때면 백사장에서 씨름하고 놀던 친구들은 다 이름 날리는 선수가 되었다. 씨름으로 유명한 강호동, 이만기도 같은 동네 출신이다. 양평에서 팔당댐을 따라 수영으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운동에 출중한 그였기에 국내 최장 현역 씨름선수로 남을 수 있었으리라.
해병대 체육특기병으로 선수생활을 시작한 그는 김포를 거쳐 의왕에 둥지를 틀었다. 선수생활은 2년 전에 접었다. 오십이 넘은 나이에 팔팔한 20대들과 겨뤄 8강까지 진출했다. 이쯤 되면 그의 남다른 성정을 누구라도 쉽게 알 수 있다.
해병대전우회 활동은 언뜻 이름만 내건 취미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말에 따르면, 의왕시해병대전우회는 구색만 갖춘 단체와는 완전히 다르다. ‘만인의 아저씨’라는 별칭에 걸맞게 관내 행사 교통정리, 호수 정화사업, 우범지대 방범활동 등 온갖 궂은일을 봉사정신으로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솔직히 좀 말씀드리면 우리 의왕은 안양이나 군포보다 해병대활동이 꽤 활발합니다. 시의 모든 행사에 주차지원부터 우리가 하지 않는 일이 없어요. 하다못해 해돋이 행사 하나에도 책상, 확성기, 사무집기 등을 차로 운반하고 설치해주죠. 그래서 농담처럼 우린 1월 1일 새벽부터 봉사하는 사람들이라고 해요(웃음).”
화성과 의왕 오가며 봉사에 헌신
그는 은퇴한 뒤에도 화성에 있는 한 전자회사에서 영업 관리직으로 일하고 있다. 원래 안양에 있던 회사가 화성으로 이전한 뒤, 아예 기숙사에 머물면서 주말에만 의왕으로 올라온다. 토요일, 일요일 행사를 전부 봉사로 보내고 나면 가족들 볼 시간은 밤에 잘 때뿐이라고.
“워낙 눈에 잘 띠니까 의왕시장님도 저를 잘 아시죠. 처음엔 가족들이 봉사는 혼자 다 하냐고 그랬는데 이젠 그러려니 해요. 저는 주말에 해병대전우회에서 봉사하는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아요.”
얼마 전 광주에 수해 피해가 났을 때도 인명 구조 봉사에 뛰어들었다. 백운호수 정화 작업을 할 때는 보트를 타고 쓰레기 수거를 일일이 해야 한다. 최근에는 불우이웃돕기를 위한 일일찻집을 여는 등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다.
“청계사에 가 보셨어요? 거기 가는 길이 워낙 좋아서 무슨 행사만 있으면 불법 주차된 차들이 빼곡해요. 누군가 교통정리를 해주지 않으면 행사가 엉망이 되죠. 그 일을 우리 해병대전우회에서 해요. 단오제, 체육대회, 백운예술제 등 모든 행사에서 우리 해병대가 없으면 행사 자체가 진행이 되지 않죠.”
의왕시기동순찰대 이사, 오전동 새마을지도자협회 부회장 등 의왕시 곳곳을 다니면서 13년째 봉사를 하고 있는 그는 “봉사를 즐기면서 하면 고생도 고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웃 간의 정 따듯한 의왕서 봉사하니 행복하죠”
“이건 순전히 제 생각인데요. 안양이나 군포만 가도 ‘돈 많이 벌어서 더 좋은 곳으로 가야지’하는 분위기가 있어요. 하지만 의왕은 시골 분위기로 여기서 형, 동생하고 친구처럼 오래 오래 함께 살자는 의식이 있어요. 그래서인지 봉사자들이 피붙이처럼 서로 챙겨주고, 지역 행사뿐 아니라 개인 경조사도 함께 챙기면서 오순도순 살고 있죠.”
화성에서 의왕까지 차로 왕복 3시간. 평일엔 일, 주말엔 봉사로 인생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는 그는 “봉사에는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그저 좋아서 할 뿐, 대가나 인정을 받고 하는 게 아니라는 것. 어떻게 그렇게 생활할 수 있느냐고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생활은 적응하기 나름이다. 지금은 어디를 가도 ‘김기 선생님은 봉사왕’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졌다고.
“참 뻔한 얘기긴 한데 봉사는 남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 하는 거더라고요. 봉사의 기쁨이 고스란히 나한테 옵니다. 사람이 상대방을 웃게 해줬을 때 그 사람을 웃게 해줬다는 기쁨이 더 큰 거랑 마찬가지죠. 그렇다고 내 금전적 이익을 위한 게 아니라 내 자신의 성숙함을 위해 봉사했다는 거, 그 맛 때문에 봉사를 하는 거죠, 하하.”
취재 오혜교 기자
“이건 순전히 제 생각인데요. 안양이나 군포만 가도 ‘돈 많이 벌어서 더 좋은 곳으로 가야지’하는 분위기가 있어요. 하지만 의왕은 시골 분위기로 여기서 형, 동생하고 친구처럼 오래 오래 함께 살자는 의식이 있어요. 그래서인지 봉사자들이 피붙이처럼 서로 챙겨주고, 지역 행사뿐 아니라 개인 경조사도 함께 챙기면서 오순도순 살고 있죠.”
화성에서 의왕까지 차로 왕복 3시간. 평일엔 일, 주말엔 봉사로 인생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는 그는 “봉사에는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그저 좋아서 할 뿐, 대가나 인정을 받고 하는 게 아니라는 것. 어떻게 그렇게 생활할 수 있느냐고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생활은 적응하기 나름이다. 지금은 어디를 가도 ‘김기 선생님은 봉사왕’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졌다고.
“참 뻔한 얘기긴 한데 봉사는 남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 하는 거더라고요. 봉사의 기쁨이 고스란히 나한테 옵니다. 사람이 상대방을 웃게 해줬을 때 그 사람을 웃게 해줬다는 기쁨이 더 큰 거랑 마찬가지죠. 그렇다고 내 금전적 이익을 위한 게 아니라 내 자신의 성숙함을 위해 봉사했다는 거, 그 맛 때문에 봉사를 하는 거죠, 하하.”
취재 오혜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