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명가컨벤션웨딩홀 정수현 대표 “조건 없이 베푸는 것, 사업성공 비결이죠”

명가컨벤션웨딩홀 정수현 대표 “조건 없이 베푸는 것, 사업성공 비결이죠”

by 안양교차로 2013.07.10

비산동에서 명가컨벤션웨딩홀을 운영하고 있는 정수현 대표. 지난해 8월에 지인에게 경영권을 넘겨받은 뒤로 1년 남짓 사업을 해오고 있는 그는 사업과 봉사이력이 같다. 안양에 연고가 없던 그는 “봉사를 하다보면 더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막연한 바람으로 시작했다. 봉사처가 안양이 아닌 의왕시였다는 점이 의외다. 정수현 대표는 “안양에서 봉사하면 다른 웨딩홀들에게 불청객 취급을 받을 것 같았다”며 “의왕에서 봉사를 하지만 고객 유치를 위한 목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돈 생각하면 봉사 못 하죠”
정수현 대표는 웨딩홀을 오픈한 뒤 지난 1년 동안 의왕시 8개 지역 주민센터에서 독거노인 경로잔치를 열어왔다. 정수현 대표가 음식을 장만하고, 전통 민요를 하는 지역 봉사자들과 협력해 없던 자리를 만든 것. 음식 한 번 장만하는 데 보통 70~80만 원의 비용이 소요되지만 그의 말마따나 “돈 생각하면 절대 봉사 못하는 법”이다.
“모르겠어요. 남들은 1년 동안 웨딩홀 자리 잡는 것도 벅찰 텐데 봉사할 겨를이 어디 있느냐고 하는데 그렇게라도 좋은 기운을 내야 사업이 잘 될 것 같은 거예요. 물론 저도 돈 벌고 싶죠. 그 돈으로 광고를 해도 되는 거고…. 하지만 좋은 일에는 돈 드는 게 안 아까워요. 지금까지 웨딩홀 잘 이어온 것도 봉사 때문인 것 같고(웃음).”
지역에 연고가 없던 그가 음식 봉사를 한다는 소문이 나자 곳곳에서 ‘협찬’ 요청이 물밀듯 들어왔다. 기왕에 봉사를 할 바에야 좀 더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곳에 투자를 하라는 거였다.
“단 칼에 거절했어요. 그건 엄밀히 봉사가 아니고 광고잖아요. 광고면 그냥 광고를 하지 왜 봉사로 광고하는 척을 해요? 저는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도움의 손길이 꼭 필요한 곳이 어디일까 생각하다 독거노인들을 떠올린 거예요. 다른 뜻은 없습니다.”
봉사 때문에 좋은 인연 만난 게 더 큰 선물
정수현 대표는 원래 직업이 드레스 디자이너였다. 젊은 시절부터 ‘나도 나이 들면 언젠가 웨딩홀을 차려야겠다’는 꿈을 품고 20여 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명가컨벤션웨딩홀을 인수하게 된 것이다.
“처음엔 힘들었죠. 자금도 그렇고 제가 안양에 연고도 없는데 성공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되었고요. 지금도 이제 조금 숨 트일 만하지 여전히 어렵긴 하지만 전보다 저를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저는 그게 다 봉사 때문인 것 같아요(웃음).”
처음엔 아무도 모르게 봉사를 하고 싶었단다. 웨딩홀을 찾아온 손님을 통해 우연히 의왕시에 독거노인들을 위한 경로잔치를 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고, 이를 흔쾌히 받아들여 2달마다 경로잔치를 열고 있다. 1년 만에 8개동을 돌면서 주변에 조금씩 소문이 나면서 시에서 봉사상도 받았다.
“강당에 모여 계신 어르신들 보면 옛날 부모님 생각나죠. 이제 나이 들고 철 좀 들어서 어르신들 봉사로 대신 한을 푸는 것 같아요. 몸이 좀 고생스럽긴 하지만 어르신들과 맛있는 음식 먹고 한바탕 놀고 나면 속이 다 후련해요. 봉사를 통해 좋은 인연도 많이 만났으니, 제가 준 것보다 받은 게 더 많아요.”
내가 먼저 남을 알아줘야 봉사도, 사업도 성공
명가컨벤션웨딩홀도 이런 정수현 대표의 똑 부러진 가치관이 곳곳에서 묻어 있다. 성수기 때도 1시간 30분씩 예식시간을 잡아준다는 그는 “돈 생각하면 1시간씩 끊어야 하지만 너무 복잡해서 고객들을 더 배려했다”고 설명한다. 휘황찬란한 장식으로 꾸미기보다 아기자기하고 내실 있게 꾸몄고, 음식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오피스 건물이라 주말엔 주차 공간이 넉넉하다. 범계역 8호선 바로 맞은편에 위치해 교통편이 좋은 것도 장점. 정수현 대표는 “요즘은 신랑신부를 위해 이벤트 전문 프로듀서를 고용해 특별한 행사를 마련해준다”며 “하우스웨딩을 비용 부담 없이 치르고 싶은 이들을 최대한 배려했다”고 말했다.
의왕, 군포를 거쳐 앞으로 안양에서도 봉사할 기회가 된다면 웨딩홀에서 독거노인들을 모시고 경로잔치를 열고 싶다는 정수현 대표. 그가 생각하는 봉사란 내 잇속만 차리기보다 손해를 보더라도 꾸준히 남을 도와주는 선행이다. 정수현 대표는 “이유 없이 남에게 베푸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봉사를 할 수 있다”며 “나를 알아주려고 하기보다 내가 먼저 남을 알아주면 봉사도, 사업도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취재 오혜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