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슨트 봉사자 김태선 씨 '예술작품 설명해주는 ‘도슨트’ 봉사를 아시나요?'
도슨트 봉사자 김태선 씨 '예술작품 설명해주는 ‘도슨트’ 봉사를 아시나요?'
by 안양교차로 2013.07.09
예술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안양은 2년마다 안양예술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11만 9,667㎡에 달하는 평촌중앙공원은 각종 상징조형물과 공모를 통해 설치된 예술조형물 50여 점이 설치돼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한데 이 조각품 앞에서 시민들에게 작품 설명을 해주는 봉사자가 따로 있다. 김태선 씨는 바로 ‘도슨트(docent: 안내인)’라고 불리는 예술작품 해설 봉사를 하면서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
‘안내자’로서 봉사의 삶을 시작하다
김태선 씨는 기울어진 집을 형상화한 예술조형물 앞에서 기자를 기다렸다. 중앙공원을 자주 찾는 이들도 곳곳에 이런 신기한 예술작품이 있다는 건 쉽게 지나친다. 얼핏 보기엔 단순한 조명물 같지만 공모전을 통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뽑힌 예술작품이다.
“도슨트가 되기 전까진 저도 예술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어요. 배움도 짧고 취미도 없는 사람이 잘 할 수 있을지…. 보시다시피 예술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이지만 중앙공원을 처음 오는 이들이나 학생들에게 작품을 설명하는 건 제몫이죠.”
그가 봉사를 처음 시작하게 된 건 마흔 여섯 살 때, 수지침 공부를 계기로 자원봉사 교육을 받으면서 ‘타인과 삶을 나누는 보람’을 알게 되었다. 광명성애병원 이사장과의 우연한 친분으로 병원 봉사를 하면서 ‘안내자’로서의 봉사이력이 시작됐다.
“지금처럼 컴퓨터가 발달돼 있지 못할 때니까 이름만 갖고 안내하려니 욕을 좀 먹었겠어요. ‘김향숙’을 잘못 들어서 ‘김장수’ 환자가 있는 병실로 안내한 적도 있어요(웃음). 사람이 정말 이름 토씨 하나에도 삶의 질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죠.”
김태선 씨는 기울어진 집을 형상화한 예술조형물 앞에서 기자를 기다렸다. 중앙공원을 자주 찾는 이들도 곳곳에 이런 신기한 예술작품이 있다는 건 쉽게 지나친다. 얼핏 보기엔 단순한 조명물 같지만 공모전을 통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뽑힌 예술작품이다.
“도슨트가 되기 전까진 저도 예술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어요. 배움도 짧고 취미도 없는 사람이 잘 할 수 있을지…. 보시다시피 예술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이지만 중앙공원을 처음 오는 이들이나 학생들에게 작품을 설명하는 건 제몫이죠.”
그가 봉사를 처음 시작하게 된 건 마흔 여섯 살 때, 수지침 공부를 계기로 자원봉사 교육을 받으면서 ‘타인과 삶을 나누는 보람’을 알게 되었다. 광명성애병원 이사장과의 우연한 친분으로 병원 봉사를 하면서 ‘안내자’로서의 봉사이력이 시작됐다.
“지금처럼 컴퓨터가 발달돼 있지 못할 때니까 이름만 갖고 안내하려니 욕을 좀 먹었겠어요. ‘김향숙’을 잘못 들어서 ‘김장수’ 환자가 있는 병실로 안내한 적도 있어요(웃음). 사람이 정말 이름 토씨 하나에도 삶의 질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죠.”
봉사는 의무 이상의 사명감 필요한 일
2003년부터는 안양 샘병원에서 안내봉사를 하고 있다. 제 발로 찾아가 봉사를 하겠다고 했더니, 병원 담당자가 “참고 꾸준히 하셔야 합니다. 아픈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과 달라요.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라고 했다. 일주일에 한 번 가는 봉사인데, 병원이 가장 바쁜 월요일 오전 시간대라 정신없이 바쁘다.
“한 번은 다친 아이를 업고 응급실을 찾아온 애기엄마가 휴대폰이 없어서 공중전화 앞에서 동전을 빌려달라고 한 적이 있어요. 솔직히 저는 100원 큰 돈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나이가 들면 100원 하나도 신중하게 쓰게 되거든요. 옆에서 쿡쿡 찌르면서 ‘빌려주지마’ 그러는데 그건 아니더라고요.”
입원을 해야 하는데 보증인이 되어 달라는 환자의 부탁을 수락한 적도 있다. 대개는 고맙다고 하지만, 어떤 이들은 뒤돌아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봉사자의 호의를 무시하기도 한다. 봉사자라고 언제나 웃는 얼굴일 수만은 없잖은가. 날씨가 흐릴 때도, 맑을 때도 있는 것처럼 봉사의 컨디션도 그날의 상황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김태선 씨는 “때론 피곤하고 힘들어도 의무 이상의 사명감을 갖는 일이 바로 봉사”라고 굳게 믿는다.
“사람은 항상 배우면서 사는 거구나…. 그런 생각을 하죠. 꼭 내가 누군가를 돕는다기보다 봉사를 함으로서 다른 데서 얻지 못하는 배움을 얻어요. 그래서 ‘시간 되면 가야지’ ‘내가 빠지면 안 되지’ 그런 마음이 생기죠.”
2003년부터는 안양 샘병원에서 안내봉사를 하고 있다. 제 발로 찾아가 봉사를 하겠다고 했더니, 병원 담당자가 “참고 꾸준히 하셔야 합니다. 아픈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과 달라요.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라고 했다. 일주일에 한 번 가는 봉사인데, 병원이 가장 바쁜 월요일 오전 시간대라 정신없이 바쁘다.
“한 번은 다친 아이를 업고 응급실을 찾아온 애기엄마가 휴대폰이 없어서 공중전화 앞에서 동전을 빌려달라고 한 적이 있어요. 솔직히 저는 100원 큰 돈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나이가 들면 100원 하나도 신중하게 쓰게 되거든요. 옆에서 쿡쿡 찌르면서 ‘빌려주지마’ 그러는데 그건 아니더라고요.”
입원을 해야 하는데 보증인이 되어 달라는 환자의 부탁을 수락한 적도 있다. 대개는 고맙다고 하지만, 어떤 이들은 뒤돌아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봉사자의 호의를 무시하기도 한다. 봉사자라고 언제나 웃는 얼굴일 수만은 없잖은가. 날씨가 흐릴 때도, 맑을 때도 있는 것처럼 봉사의 컨디션도 그날의 상황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김태선 씨는 “때론 피곤하고 힘들어도 의무 이상의 사명감을 갖는 일이 바로 봉사”라고 굳게 믿는다.
“사람은 항상 배우면서 사는 거구나…. 그런 생각을 하죠. 꼭 내가 누군가를 돕는다기보다 봉사를 함으로서 다른 데서 얻지 못하는 배움을 얻어요. 그래서 ‘시간 되면 가야지’ ‘내가 빠지면 안 되지’ 그런 마음이 생기죠.”
“시민들에게 예술작품 알리면 보람 있는 거죠”
예술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던 그가 도슨트 봉사를 시작한 이후론 뒤늦은 ‘공부 삼매경’에 빠졌다. 도서관에서 예술 작품에 대한 책을 빌려보고, 문화유적지에 가서 동료 봉사자들과 자체 ‘워크숍’을 갖기도 한다. 며칠 전에는 광주비엔날레에 다녀왔단다.
“아무래도 비엔날레 같은 데 가면 도슨트 설명에 집중하게 되죠. ‘참 잘한다’ 그러고, ‘나도 꾸준히 하면 저 정도는 하겠지?’하고 도전도 받고요(웃음). 근데 나이가 드니 자꾸만 기억력이 흐려져서…. 봉사 나가기 전에도 자꾸만 속으로 외고 그래요.”
김태선 씨가 생각하는 봉사는 ‘이해와 배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집에만 있으면 우울해지고 사람들과 교류도 없는 채 가족들과 자신만 괴롭히는 셈. 봉사를 하면 세상 돌아가는 것도 알고 나보다 어려운 사람이 많다는 걸 알고 자신의 삶에 감사하게 된단다.
도슨트 봉사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에서 2~3년에 한 번씩 도슨트 봉사자를 모집하는데 6주 정도의 강의를 받은 뒤 실습을 통해 전문성을 쌓아야 하는, 말하자면 약간의 노력이 필요한 봉사다. 그래도 예술에 관심만 있다면 남에게 존중받으면서 ‘멋지게’ 봉사할 수 있는 분야인 것만은 틀림없다.
“나이가 들면 끈기가 생겨서 봉사할 때는 참 좋은 것 같아요. 사실 제가 전문가에 비해 지식이 깊으면 얼마나 깊겠어요. 다만 예술에 재능 있는 학생들에게는 더 깊게 파고들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평범한 시민들에게는 ‘이게 예술작품이다’라는 인식만 심어주면 보람 있는 거죠(웃음).”
취재 오혜교 기자
예술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던 그가 도슨트 봉사를 시작한 이후론 뒤늦은 ‘공부 삼매경’에 빠졌다. 도서관에서 예술 작품에 대한 책을 빌려보고, 문화유적지에 가서 동료 봉사자들과 자체 ‘워크숍’을 갖기도 한다. 며칠 전에는 광주비엔날레에 다녀왔단다.
“아무래도 비엔날레 같은 데 가면 도슨트 설명에 집중하게 되죠. ‘참 잘한다’ 그러고, ‘나도 꾸준히 하면 저 정도는 하겠지?’하고 도전도 받고요(웃음). 근데 나이가 드니 자꾸만 기억력이 흐려져서…. 봉사 나가기 전에도 자꾸만 속으로 외고 그래요.”
김태선 씨가 생각하는 봉사는 ‘이해와 배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집에만 있으면 우울해지고 사람들과 교류도 없는 채 가족들과 자신만 괴롭히는 셈. 봉사를 하면 세상 돌아가는 것도 알고 나보다 어려운 사람이 많다는 걸 알고 자신의 삶에 감사하게 된단다.
도슨트 봉사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에서 2~3년에 한 번씩 도슨트 봉사자를 모집하는데 6주 정도의 강의를 받은 뒤 실습을 통해 전문성을 쌓아야 하는, 말하자면 약간의 노력이 필요한 봉사다. 그래도 예술에 관심만 있다면 남에게 존중받으면서 ‘멋지게’ 봉사할 수 있는 분야인 것만은 틀림없다.
“나이가 들면 끈기가 생겨서 봉사할 때는 참 좋은 것 같아요. 사실 제가 전문가에 비해 지식이 깊으면 얼마나 깊겠어요. 다만 예술에 재능 있는 학생들에게는 더 깊게 파고들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평범한 시민들에게는 ‘이게 예술작품이다’라는 인식만 심어주면 보람 있는 거죠(웃음).”
취재 오혜교 기자